2년이 지나 다시 바라본 나의 불안함
연말 시즌에 어떤 글을 써야 할까 생각을 해보다가 작가의 서랍을 보았다. 약 2년 전 끄적이다가 발행하지 못하고 서랍에 남겨진 글을 확인했다. 2년 정도 발효된 글은 그때 썼던 나의 고민들을 보여주는 기록물로써 잘 익어가고 있었다. 타임캡슐을 열듯이 이전에 내가 쓴 글을 토대로 올해의 마무리 글을 쓰고자 한다. 과거와 현재를 구분하기 위해 과거의 글씨체와 구분하여 작성해 두겠다. 2년 전의 나와 2년 후의 내가 나누는 글들로 봐주시길.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나?"
이건 올해도 나에게 수없이 자문한 말이다. 잘 살고 있느냐에 대한 대답은 지금은 명확하게 할 수 있다. 아래 조건에 부합한다면 나는 스스로 나의 자기 효능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1. 내가 심리적으로, 신체적으로 건강한 상태임을 인지하고 그러한 상태로 지속되도록 노력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2. 업무적으로 1인분을 하고, 그 이상을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인가?(이 전제는 내가 일을 나를 위해 한다는 생각에 기반한다.)
3. 업무적인 성장 외적으로 나의 성장을 위한 일들을 하고 있는가?
4. 재테크에 관심을 기울이고 나의 자산을 키우기 위한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있는가?
3/4번의 경우 나이가 들면서 생겨났지만, 나는 이렇게 총 4가지의 물음에 '그렇다'라고 답변할 수 있다면 나 스스로는 잘 사는 것이라고 믿곤 했다.
"1) 꾸준히 운동하며 2) 내가 해야 하는 일(직장)에 자신감을 갖고, 3) 내가 하고 싶은 일(돈이 되는 취미)을 적극적으로 찾는 것"
2년 후에 내가 가지고 있던 목표들은 본질적으로 같지만 더 구체화되었다. 2년 간 나의 지향을 구체화했다면 장기적으로는 잘 사는 것이 아니었을까? 본질적으로 나는 내가 세운 나의 조건을 달성하면서 삶의 효능감을 느끼는 사람임에는 변함이 없나 보다.
내가 기준을 정해두었기에 그 기준을 이루지 못했을 때 느끼는 나에 대한 배덕감, 그것이 내가 어떤 행위를 할 수 있을 만한 연료가 되지 않았을까 지금은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메타인지가 더 잘 되었던 걸 수도 있다. 나는 예전에도 이상을 정해둔 후 현실과 동일시하려고 애를 썼구나. 2년 전에는 이상과 다른 나를 보면 참을 수 없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받아들이면서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불안하기에 행동하고, 만족하지 않기에 나아간다."
불안함이 나를 거쳐갔기에 내가 행동한 것은 자명하다. 지금도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내 삶에 만족할 수 있을 만한 년도는 몇 년도일까? 오늘 부모님과 식사를 했는데, 어머니가 "내년이 되면 달라지겠지." 하셨다. 나는 "상황에 사람이 바뀌지 않고, 그 사람이 바뀌어야 상황이 바뀌지 않을까?"라고 반문하였다. 사실 그 말은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어떻게 해야 이상적인 삶일지 알기에. 이제 2년 후에는 질문을 바꿔야겠다. "지금 불안한가?"가 아닌 "이렇게 살아도 될 것 같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