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프 마라톤을 2번이나 완주할 수 있었던 이유
하프마라톤을 완주하며 깨우친 지치지 않는 5가지 방법벌써 23년 10월이다. "벌써"라는 단어는 연초와 연말에 항상 등장하는 단어이고, 항상 이 단어를 쓸 때마다 지나간 날들에 점수를 메기고 평가를 하곤 한다. 나의 매년 목표는 박재범이 말했던 목표처럼 "건강하고 행복하고 싶다."를 어느정도 따라가는 것 같다.
"행복하게"를 어떻게 이룰 것이냐고 한다면 10만자 이상의 분량을 써도 모자르기에 오늘은 "건강하게"에 대한 얘기를 짧막하게 해보려 한다. 올해는 유난히도 병마에 시달리는 한 해였다. 감기가 걸리지 않는 강철체력이라 생각했는데 "나이들면 다 그래"라고 세월이 얘기하듯 잔감기와 병원을 자주 드나들었었다.
이럼에도 포기하지 않으려 한 것은 "달리기", 22년에 바디프로필을 한답시고 1,200km를 달렸던 나는 달리기라는 운동마저 놔버리면 배불뚝이 아저씨가 되어버릴 것 만 같은 초조감이 들었던 것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이 링크에서 봐주시길 바란다.
올해는 현재 기준 약 600km정도 달렸고 800km를 목표로 달리기에 작년 대비 약 2/3 정도의 성과를 보이는 셈이다. 이러다가 점점 떨어지는 것 아닐까 하는 마음에 나는 한 단계 더 진화를 위해 하프 마라톤을 결심하기 시작한다. 비록 작년보다 덜 달렸지만, 더 오래 달릴 수 있는 체력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그때부터 오랜 기간 쌓아온 나의 체력으로 더 좋은 체력적인 성과를 가져가보는 전략을 세우기 시작했다.
나는 올해 6월에도 하프마라톤을 했었는데, 그때 하프마라톤을 완주하며 깨우친 지치지 않는 5가지 방법 에 대해 다루어보았다. 이때 주로 얘기했었던건 아래와 같았다.
1. 20km 셀프로 달려보기
2. 러닝메이트 섭외하기
3. 꾸준히 달리기
4. 완주목표 세분화하기
5, 중간중간 에너지 필수로 보충하기
위 방법을 통해 나는 하프마라톤을 달릴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검증한 후 다시 하프마라톤을 도전하기로 마음먹는다.
그 도전의 시작이자 마라톤을 준비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마라톤 대회를 신청하는 것이다. 2번째 하프마라톤도 대단한 계기가 있어서 시작한 것이라기 보다는 단순히 "신청했으니까 뛰자."라는 마음이 컸었다. 이렇듯 무조건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드는 위기주도 세팅법은 내가 하지 못한 것을 해볼 수 있게 만든다.
이 글을 본 당신이 이제 막 달리기를 시작한 사람이라면 5K 마라톤을, 5K마라톤만 뛰어본 사람이라면 10K마라톤을, 그리고 10K 마라톤을 뛰어본 사람이라면 지금 당장 하프 마라톤을 신청해보길 바란다. 그럼 신기하게도 그 마라톤을 완주하려고 노력하기 위해 노력을 쏟을 것이고, 70% 이상의 사람들은 완주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신청만 한다고 해서 모두가 완주할 수 있는 것은 단연코 아니다. 뛰기 위해 5km씩이라도 꾸준히 달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나도 마라톤을 하기 전 최장거리로 연습한 게 약 8km정도였지만, 주 3회 이상 꾸준히 5km를 달렸기 때문에 그 체력으로 완주를 할 수 있었다.
1) 마라톤 전날 식단관리
마라톤을 달리다가 갑자기 배에서 신호가 와서 사회적인 죽음을 맞이하고 싶지 않다면 전날 식단 관리는 중요하다. 달리는 와중 화장실이 없을 경우도 있고 화장실을 갔다오더라도 기록이 무너질 수 있으므로 전날의 식단 관리는 필수다. 전날에는 고구마나 빵 등 에너지를 낼 수 있는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으로 닭가슴살이나 계란 등의 단백질 섭취를 하면 그 이후 달리기를 할 때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2) 마라톤 당일 신발은?
마라톤 당일에 신발은 "내가 자주 신고 달리는 운동화"가 제일 좋다. 혹 마라톤용 운동화를 사서 마라톤 당일에 신는 사람들도 있는데 만약 나에게 맞지 않는 운동화라면 기록이 현저히 낮게 나올 수 있고, 물집이 잡힐 수 있어 추천하지 않는다. 나는 이번 마라톤에서 아식스의 노바 블라스트3 2E를 신었다. 개인적으로는 전체적인 쿠션의 발란스가 좋고, 가벼워 안정적인 러닝이 가능했다.
3) 중간중간 에너지 섭취하기
10km 구간부터 물과 음료수(대체로 포카리스웨트), 그리고 바나나, 에너지 간식이 있는데 중간중간 너무 과하지 않게 섭취하면 달리는 데에 에너지원으로 잘 활용할 수 있다. 약 2시간 동안 쉬지 않고 달리기 때문에 수분 섭취만으로도 내가 달릴 수 있는 거리를 늘릴 수 있다.
신청하고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하프마라톤 출발 선에 서있었다. 간단히 할 수 있는 신청을 시작으로 나는 하프마라톤을 올해 2번 완주할 수 있었고, 기록도 작년에 비해 약 2분 단축할 수 있었다.
달리기에 있어서 목표는 아주 중요하다. "내가 왜 이 힘든 걸 하고 있지?"라고 생각하는 것만큼 힘빠지게 하는 것은 없기에 나는 지난 번의 나를 뛰어넘고, 더 좋은 성과를 내기를 목표삼았다. 이런 목표설정은 나를 더 빨리 달리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올해 5월과 비교했을 때 약 3분 정도 단축했는데, 다음 하프마라톤 달릴 때에는 1시간 55분 이내 완주를 목표로 달려보려 한다. 지난 마라톤을 할 때 건강이 별로 좋지 않았다는 기록이 있엇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번에 달릴 때에도 컨디션이 완전 좋은 편이 아니어서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
다음 하프 마라톤도 "그냥 신청해보지 뭐"라는 마음으로 가볍게 신청하고, 진중하게 준비하여 뛰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