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력이 딸린다 딸려

직장인에게 독서는 이리도 어려운 것인가요

by 래리

나는 작년에 글을 잘 읽는 편이었다. 한 달에 최소 3권 이상의 독서를 하고 인터뷰 아티클이나 칼럼도 곧잘 읽었었다. 왜 과거형이냐고 묻는다면 지금은 잘 보지 않기 때문이다. 아티클 소비가 줄어든 것은 다른 사람이 써둔 글을 읽는 것에 회의감을 느껴서는 아니다. 단순히 게을러진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글을 읽고 소비하는 글력이 떨어졌다고나 할까. 운동도 많이 하지 않으면 몸이 퇴화하듯이 활자도 많이 보고 쓰지 않으면 소화하는데 점점 버거워지기 마련이다.


결과적으로는 다시 글을 읽어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워 이전에 읽고 저장해 두었던 글을 꺼내보았다. 보통 인상 깊었던 구절이나 글들은 잘라서 두고두고 읽고, 써두는 편이라 어떤 생각들을 했었고, 어떤 글들을 읽고 떠올렸었는지 찾기 쉬웠었다. 태도에 관련한 글들을 많이 읽었었고, 그중 몇 가지를 골라 글력을 올리는 태도에 대해 다시 담습 해보고자 한다.


아래 문장들은 내가 아카이빙 해둔 문장들과 그에 따른 나의 생각들이다.


첫 번째, 메멘토 모리 : 죽음을 기억할 때 삶은 농밀해진다.

'당신 암이야'라고 선공을 받는 순간 갑자기 공기 맛이 달라져요. 방금 전까지 숨 쉬던 그 공기가 아닌 게지. 어제 보던 세상의 빛이 달라지는 것이지요. 아무리 하찮은 것들이라 해도 저것들을 이제 더는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아주 다르게 보인다는 겁니다.

사람들은 모두 잃고 나서 가지고 있던 것들을 후회한다. 시간이 대개 그렇다. 내가 자유롭게 쓸 수 있었던 자원들을 놓치고 나면 그것들이 소중해 보인다는 것이다. 만약 내가 시간을 쓰는 태도를 애초에 여유를 부리고자 썼다고 한다면 후회는 없을 것이다. 다만, 그저 많은 자원이기에 내가 흥청망청 써버리듯이 쓴다면, 그것들은 내가 죽음을 직면할 때 아쉬워할 자원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지금 죽는다면 무엇이 아쉬울 것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조금 더 건강했다면, 조금 더 시간을 알차게 사용했더라면이라고 잠깐이라도 생각이 든다면 지금 당장 그 아쉬움을 채워야 한다.


두 번째, 조엘 킴벡 : 뉴욕의 패션 전문가, "스몰 브랜드의 시대 아니다"

지금은 소비가 자신의 역사가 되는 시대예요. 자신의 소비를 아카이빙 하는 시대라고 생각해요. 내가 언제, 무슨 물건을 어떻게 샀는지가 아주 중요한 스토리가 돼요. 그 스토리가 자신을 설명하는 거예요.

내가 무엇을 사고, 어떤 브랜드를 좋아하고, 어떤 것에 열광하는지가 모여 나를 설명한다. 나는 내가 사고하고, 소비하는 것에 집약체이다. 나를 구성하는 것들은 나를 어떻게 보여주고 설명하고 있는가? 지금 둘러싼 나의 소비들을 되돌아보자. 나를 표현하고 있다면 그것들은 나를 드러내는 소비이고, 나를 표현하고 있지 않다면 그저 지엽적인 소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들은 기록이 되어야 나의 스토리로 잉태된다.


세 번째, 생각의 기쁨 : 창의력은 쥐어짜 내는 것이 아니라, 흘러넘치는 것이다.

감탄과 단련의 반복. 이것은 요령으로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꾸준함의 영역이자 태도의 영역입니다. 당연히 시간이 걸리고 힘이 듭니다. 하지만 작은 위안이 하나 있습니다. 시간을 들여 완성한 것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축적의 시간이 모여 트리거를 당기고, 그 트리거를 통해 우상향 하는 삶의 그래프를 그리고 싶다면, 그만큼 힘든 축적의 시간들을 감내해야 한다. 지금 내가 하는 것들 중 무언가 힘을 들여 나를 축적하는 무엇인가 있는가? 없다면 찾아서 축적해야 할 것이고, 있다면 꾸준히 나의 내공을 쌓아나가야 할 것이다.



위의 모든 아티클은 인터뷰 아티클 플랫폼 롱블랙의 콘텐츠임을 밝힌다.

한 분야의 거장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글을 읽는 것도 글력에 도움이 되지만, 그 글들을 읽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만의 생각을 저술하는 것은 분명 글력에 도움이 된다. 릴스, 쇼츠, 틱톡 등 짧은 숏폼콘텐츠에 과부하 된 뇌의 휴식을 위해서 명상 후 글을 읽고, 또 써보는 습관을 가져보자.


오늘 답습한 글들을 인해 아래의 교훈을 얻었다.


내가 지금 당장 죽는다면 아쉬워할 것들은 무엇인가? 아쉬워할 것들을 느끼고 부족함을 채우자.

지금 내가 소비하는 것들은 나를 표현하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그것들을 나의 스토리로 잉태하고 있는가? 나는 내가 드러내는 만큼 드러난다.

지금 나는 약간은 고될지도 모르는 축적의 시간들을 거치고 있는가? 지금 내가 힘을 들여 축적하고 있는 것이 없다면 어떤 것을 축적할지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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