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旅行)에 관하여
23년 9월 1주 차의 문장공방
문장공방 시리즈
한 주에 한 주제에 대한 본질을 생각하고, 문장들을 모아 생각을 정리합니다.
여행 :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
우리는 보통 여행을 간다고 하면 일보단 유람을 목적으로 가곤 한다. 유람이란 "돌아다니며 구경함"을 뜻하는데, 돌아다니며 구경한다는 것에 대한 본질은 어디에 있을까? 왜 우리는 구경하고 돌아다니는지 각 책의 구절을 통해 알아보자.
그래서 가끔은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흘러들어가 놀라운 발견을 거듭하던 그 시절의 여행을 떠올리며 그리워한다. 그때는 스마트폰이 없었고, 그리고 무엇보다, 젊었다, 그리고(아니 그래서) 겁이 없었다.
김영하, 오래 준비해 온 대답 -10p
여행의 목적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 보는 문장이었다. 내가 정의한 여행의 목적은 휴식을 통한 충전이다. 루틴한 생활 속에서 루틴을 약간 뒤집어놓아서 나에게 다시 루틴에 들어갈 힘을 주는 것이다.
요즘엔 여행이 ‘실패하지 않도록’ 많이 찾아보고 좋은 곳으로 골라서 떠나는 것 같다. 바쁜 시대에서 소중한 시간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그런 여행에서 우리는 기대하던 것들에 대해 마주한다. 내가 평소해 가보지 못해 기대했던 분위기와 예상하던 맛을 실제로 경험하러 가는 것이다.
이제 30대가 되니 새로운 경험을 마주하는 것은 지방의 골목 속에서가 아닌, 도심의 팝업스토어에서인 것 같아 약간 아쉬워지려고 하는 찰나 그렇게라도 경험할 수 있음에 감사해진다.
겁이 없는 모험일수록 더 많이 경험할 수 있겠지.
그날 언니와 나눈 대화는 오랫 시간 잊고 지냈던 사실을 나에게 일깨워주었다. 그러니까, 어떤 이와 주고받는 말들은 아름다운 음악처럼 사람의 감정을 건드리고, 대화를 나누는 존재들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낯선 세계로 인도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여름의 빌라, <시간의 궤적> 12p"
새로운 여행지에서 다른 사람들을 만나 얘기한다는 것은 타인의 관점으로 본 세상을 간접적으로 경험한다는 것이다. 내가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공유하면서,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은 그 경험을 공유하는 나와 그 경험을 듣고, 나누는 타인으로서 나의 경험이 확장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 또한 나의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동경하는, 내가 바라보는 세상과 일치하진 않지만 이상향이 비슷한 사람끼리 얘기도 많이 하게 되는데, 지속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내가 바라던 이상 세계로 가는 길목의 산책일지도 모르겠다.
순수한 휴식은 슬픔의 고통을 치료해 주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제다. 그러나 슬퍼하는 사람이 참 하기 어려운 것 가운데 하나도 휴식이다" 휴식이 왜 어려운가. 저자들은 "슬픔이 원기를 고갈시키는 것처럼, 좋은 감정 역시 에너지를 무척이나 소진시킨다는 점을 지적했다."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39p-"
사람들은 각자의 에너지를 가지고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삶의 경계를 '내가 하고 싶은 것'(누워있기, 달리기, 책 보기, 맥주 마시기 등)과 '내구가 해야 하는 것'(일)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에너지가 빨간색 미달 게이지가 되지 않게 하려면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의 비율을 잘 맞춰서 우리의 에너지를 관리해야 하는 것이 내가 나의 몸의 주인으로서 의무이다.
잘 휴식하려면 마음도 풍요로워야 하는 것. 마음이 고갈된 상태에서는 휴식마저 "에너지를 들여 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기 마련이다. 지금 내가 가장 필요한 휴식이 어떤 것일까 생각해 보자.
여행은 내가 평소에 듣고 보지 못했던 것들을 해보고자 하는 것이고, 여행에서의 대화는 나의 세계를 확장시키는 데에 일조한다. 그리고 진정한 여행을 함에 있어서 여행을 휴식의 의미로 가고자 한다면, 내가 필요한 진정한 휴식은 무엇인 지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