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7) 딱지

by 메아리

여기 가슴에 딱지가 앉은 사람이 있다

딱지가 얼마나 많이 앉았는지

마치 뼈가 튀어나온 것만 같다.

병원에 가 딱지를 걷어냈더니

이 사람은 너무 아파 엉엉 울다가

그만 나와 버렸다.


시간이 몇년 지나, 그는

의료진도 아닌 자의 손으로

딱지를 벗겨내기 시작한다.

살살 벗겨내는 딱지 너머로

고름이 썩은내를 풍기며 흘러나온다.

그렇지만 그는 노란 고름을

느끼지 못한다.


이윽고 살갗의 딱지를 모두 벗긴다

움푹 파여 심장의 두근거림이 보이고

안쪽에는 고름이 가득하다.

그는 기이한 표정을 짓는다.


고름을 좀 닦아낸 그는

거즈로 구멍을 막으며

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의료진도 아닌, 아무것도 아닌 자의

말을 듣고 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8.27) <연작, 이름 3-혁희(赫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