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레볼루션> 리뷰
하버드의 괴짜 프로그래머 손에서 태어난 작은 기업 '페이스북' 은 이제 30년 후의 미래를 준비한다. 남는 방을 빌려준다는 시대착오적 생각에서 시작된 서비스 '에어비앤비' 는 굴지의 호텔 체인들 뒤를 넘어서고 있다. 놀라운 점은 이들이 이러한 업적을 이루기 위해 컨텐츠 하나, 호텔 방 한 개 갖지 않았음에도 이러한 결과를 몇 년 만에 내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플랫폼 기업이다.
최근 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하지만 시중에 나온 많은 책들은 각 기업에만 한정된 단편적 정보를 단순 전달하는데만 그쳤다. 이러한 사람들의 궁금증을 풀고자 발매된 <플랫폼 레볼루션> (마셜 밴 앨스타인 외 2인) 은 이러한 플랫폼의 정확한 정의부터 앞으로의 미래까지 제시한다,
# 플랫폼이 불러오는 파괴적 혁신
플랫폼의 정확한 정의는 "기술을 이용해 사람과 조직, 자원을 인터랙티브한 생태계에 연결하여 엄청난 가치를 창출하고 교환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 이다. 단순히 기업 내부에서 고정된 생산자가 제공하는 컨텐츠를 소비자가 소비해 이익을 창출하는 기존 '파이프라인' 기업과 달리, 플랫폼 기업은 플랫폼 내 참여자의 역할 전환이 자유로워지면서 외부에서 형성되는 '네트워크 효과' 에서의 가치를 통해 이익을 창출한다.
이러한 플랫폼에 높은 기술 수준과 올바른 아키텍쳐 (플랫폼 구조), 그리고 향상된 알고리즘이 가미되면서 기존의 기업이 따라오기 힘든 '파괴적 혁신' 이 산업 곳곳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소위 말하는 '정보가 한 곳에 집약되어 있어 정보 비대칭이 지배하는" 산업에서는 이러한 플랫폼이 기존 기업들을 밀어내고 있다. 책에서 꼽는 혁신에 취약한 산업들은 크게 교육 (MOOC), 의료 (Apple의 Healthkit), 에너지 (스마트 그리드와 공급자 분화), 금융 (핀테크, 블록 체인 기술), 물류 수송, 노동 / 전문 서비스, 정부, 사물 인터넷 등이다.
# 그들도 회사다 : 수익과 규제
그러나 이러한 플랫폼의 영향력이 곧 경제력 영향력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플랫폼 기업들에게는 여러가지 딜레마들이 있지만, 책에서는 특히 가장 고려되어야 할 딜레마로 다음 사항들을 꼽는다.
론칭 방법
수익 창출
접근성
거버넌스
경영 (지표, 전략)
규제
특히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 3가지는 (1) 수익 창출 (2) 경영 전략 (3) 규제이다.
수익 창출
기업은 처음 플랫폼을 공개할 때는 최대한 많은 플랫폼 참여자를 끌어들여야 한다. "제대로된 서비스와 높은 사용자 참여 및 활동율과 인센티브를 바탕으로 신규 가입자들 스스로 플랫폼에 들어오게 유도" 하는 것이 성공적인 시작 방법이다. 그렇기에 참여자의 대부분은 플랫폼을 무료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만약 여기서 핵심적인 서비스에 유료 모델을 적용하면, 이는 참여자의 감소라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유명 커피 머신 기업이 타사 커피 모듈의 사용을 금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는 더 많은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핵심 가치'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회사는 수익 모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반드시 수익 모델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 가능성을 보여주어야 하며, 절대 접근성과 핵심 가치를 건드려서는 안된다.
경영 전략
다양한 회사가 취해온 많은 경영 전략이 존재한다. 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경영 전략은 '인수합병의 기피' 이다. 책에 따르면 전통적인 인수합병이 "보완 제품의 추가나 공급 사슬 비용 감소" 를 위한 것임에 비해 플랫폼 기업은 합병을 통해 지속적인 "가치"를 낼 가능성을 고려한다. 더욱이 다양한 도구들은 회사로 하여금 실험과 예측을 통해 합병에 따른 영향을 미리 측정할 수 있게 하였다, 페이스북이 만약 단순한 일반 기업이었으면 컨텐츠 제작 및 유통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기 게임 기업 징가를 인수했을 것이다. 그들은 이를 다양한 시나리오를 통해 유혹을 누르고 대신 파트너쉽을 통해 일정 수익을 공유하기로 합의한다. 페이스북은 가변적인 게임 시장이 초래하는 리스크를 피하고 적지만 꾸준한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규제
대부분의 규제는 기존 산업에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플랫폼 기업의 활동은 이러한 규제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은 소위 말하는 '규제 포획' 효과로 인한 혁신의 저하를 문제 삼으며 혁신 철폐를 주장한다. 그러나 규제는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플랫폼이 초래하는 (기업 스스로도 예측하지 못한) 외부 효과 같은 잠재적 요소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러한 규제를 점진적으로, 그리고 기술 친화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그래서 우리는?
책 내내 강조한 플랫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참여자", 즉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우리이다. 참여자 간의 상호작용 속에서 산업을 바꿀 가치, 기업들의 수익, 그리고 잠재적 위험이 혼재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를 이용하는 우리는 플랫폼의 피상적인 면만 주목하며 우리가 창출해내는 가치의 가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 <플랫폼 레볼루션> 은 사실 이러한 참여자들을 위한 안내서다. 형성 역사부터 미래까지 파악함으로써 우리에게 더 현명한 사용법과 대처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트윗 한 줄, 상태 업데이트 한 개가 이 세계를 바꿀 수 있고 바꾸고 있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게 이 책의 최종 목표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