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름 하나에 하루를 걸던 시절

by 초연

이름을
소리 내어 부르는 게
왜 그렇게 어려웠는지


복도 끝에서
마주치면
인사는
항상 늦었고


필통을 떨어뜨리면
주워줄 말부터
먼저 연습했다


편지는 쓰지 못해
공책 귀퉁이에
이름만 여러 번 적었다


해 질 무렵
집으로 가는 길이
괜히
길어졌던 이유


아무 일도 없었는데
하루가
유난히 남아 있던 날들


지금 생각하면
사랑이라기보다


처음으로
조심해 본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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