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쓰기
종이 위에
빨간 동그라미가
해처럼 떠 있었다
틀릴 거라 생각한 단어가
전부
맞아 있었고
나는
의자를 끌며
괜히 크게 일어섰다
선생님 목소리는
멀어지고
교실은
갑자기 넓어졌다
집에 가는 길에
가방은 가벼웠고
하늘은
이유 없이 컸다
엄마에게 보여주려고
종이를 꺼냈다 넣었다
몇 번이나 확인했다
그날은
사소한 일로도
사람이
이렇게까지
기뻐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세상은 아직
내가
틀릴 거라
의심하지 않았고
나는
백 점 하나로
하루를
전부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