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기획 팀장 일기 시즌 2 - 16편
오전 8시 40분.
막 자리에서 커피를 마시려던 순간,
재경팀에서 급한 메시지가 왔다.
“팀장님, 환율 40원 급등. 오전에 긴급회의 잡힐 것 같습니다.”
기획자의 심장은 환율 그래프와 함께 흔들린다.
오늘은 그 흔들림이 특히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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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 20분, 긴급회의.
사장님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오늘 기준으로 사업계획 다시 짜야겠네.
특히 외화비용 많은 베트남·방글라데시 타격 클 거고.”
영업본부: “그럼 가격조건 전부 재협상해야 합니다.”
생산본부: “원가구조 다시 돌려봐야겠네요…”
CFO: “현금흐름 최악 시나리오까지 뽑읍시다.”
그리고 모든 시선이 나에게로 향했다.
“팀장, 오늘 중으로 시나리오 가능하지?”
그건 질문이 아니라 지시였다.
“네. 가능합니다.
단, 본부별 변동요인은 즉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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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
환율 변동표를 다시 열었다.
예상했던 흐름은 완전히 깨져 있었다.
추정 구조는 무너졌고,
방어선을 위해 만들어둔 완충구간도 사라졌다.
다시 계산했다.
또다시 계산했다.
변동성 그래프가 흔들릴 때마다
나는 숨을 한 번씩 깊게 삼켰다.
“오늘은 변수가 계획을 씹어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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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10분.
영업본부: “고객사 조건 조정 요청 올 겁니다.”
생산본부: “베트남 라인 원가 다시 나왔는데… 안 좋아요.”
재경팀: “외화대출 위험구간 다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모두 같은 말이었다.
“팀장님, 다시 만들어주세요.”
기획팀의 하루는
‘다시’로 시작해서 ‘다시’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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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 30분.
오늘만 시나리오를 여섯 번 갈아엎었다.
파일을 닫기 전, 일기에 적었다.
“계획은 무너져도 기획자는 무너지면 안 된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
“전략기획팀장은
계획이 틀어지는 순간부터 비로소 자신의 일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