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장을 미루는 이유

읽지 못한 채로

by 초연

알림이 떠도
바로 열지 못하는 날이 있다


무심해서가 아니라
오늘의 나는
조금 거칠어서


그 거칠음으로
무언가를 긁고 싶지 않아
잠깐
주머니에 넣어 둔다


시간이 지나
마음이 조금 가라앉으면
그제야
조심스럽게 펼친다


짧은 문장 하나가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는 걸
아는 사람은


답장을
서두르지 않는다


읽지 못한 채로
남겨 둔 것이 아니라
잘 읽기 위해
잠시 미뤄 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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