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수 있으니까

소녀가 떠나던 날

by 초연

소년과 소녀는 같은 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옆집에 살았고 나이도 같았다


열 살이 되던 해, 소년과 소녀는 약속했다

우리 꼭 결혼하는 거야


소녀가 서울로 떠나던 날

소년은 울면서 말했다, 차 타고 갈 수 있으니까


소녀가 미국으로 떠나던 날

소년은 울면서 말했다, 비행기로 갈 수 있으니까


소녀가 세상을 떠난 날

소년은 울지 않았다, 눈감으면 갈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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