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석대건 Oct 17. 2021

네이버클라우드는 어떻게 성공했나?

지난 2017년, 네이버클라우드가 처음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 진출 선언을 했을 때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다.


이미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의 AWS,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 구글의 GCP(Google cloud platform)으로 나눠진 상태였으며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기업이 비용 경쟁력을 기반으로 치고 올라오는 중이었다. 게다가 국내 시장은 한발 앞서 진출한 KT 클라우드를 비롯해 SI기업들이 인프라를 바탕으로 이미 고객군을 선점한 상태였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아무리 네이버라고 해도 기존 시장 지배자를 따라가면서 점유율을 높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네이버클라우드는 예상을 깨고 약진했다.


늦었다고 생각된다면, 정말 늦었으니 빨리 시작하라


우선 네이버의 빠른 상품화 전략이 초기에 주요했다. 네이버클라우드 사업은 네이버라는 거대 포털의 IT인프라를 관리하던 당시 자회사 NBP(Naver Business Plarform)가 내부에서 사용하던 클라우드 기술을 상품화 시킨 것으로, 2017년 사업을 시작할 당시부터 시장이 필요로 하는 클라우드 상품은 이미 보유한 상태였다.


당시 박원기 NBP 대표는 "우리는 네이버 관계사 서비스를 모두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사가 실제 비즈니스 할 때 필요한 기능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술 기반의 경쟁사와는 달리 고객 즉, 시장 중심의 서비스라는 의미였다. 네이버, 라인, 밴드, 스노우 등 검색, 커머스, 콘텐츠 등 서비스에 사용된 클라우드 기술을 고객사에 적용만 하면 됐다. 네이버 자체가 네이버 클라우드의 좋은 레퍼런스였던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네이버클라우드는 상품화에 나섰고, 현재 네이버 클라우드는 지난 2017년 사업을 시작할 당시 20여 개 IaaS 상품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170개가 넘는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클라우드 시장은 견고했다. 이미 AWS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주요 기업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고, MS 애저가 뒤를 잇고 있다. 게다가 클라우드 도입을 고려하는 기업들 대부분이 글로벌 시장 진출 등 컴퓨팅 확장을 계획하고 있었기 때문에 AWS, 애저, GCP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네이버클라우드는 공공 부문으로 타켓을 설정했다. 정부는 공공 클라우드 활성화 전략에 따라 국가 보안 영역을 제외한 공공 정보 시스템 100%를 2025년까지 클라우드로 이전할 방침이다. 해당 분야는 규제가 많아 해외 기업이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인해 급격하게 늘어난 비대면 시스템 구축 수요는 네이버클라우드의 성장에 기폭제가 됐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e학습터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던 네이버클라우드는 동시 접속자를 4만명까지만 수용할 수 있었던 시스템을 2주 만에 300만명까지 접속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의도했던 국내 기업 메리트와 클라우드 기술력을 동시에 보여준 것.


'다른 곳에서 도입하면, 우리도 도입'...레퍼런스 확보로 고객사 꾸준히 늘려


이를 기반으로 공공·의료·금융 분야에서 대형 고객사들을 덩달아 유치해 성공했다. 지난달 22일 네이버 실적 발표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가 포함된 네이버의 클라우드 사업 부문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1% 증가한 949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NCP) 매출만 보면 전년동기 대비 77% 이상 성장이다.


NH농협은행의 표준 클라우드 사업자 선정, 삼성생명, 삼성엔지니어링과 B2B 플랫폼 업무협약 체결 등 초기 전략대로 다양한 비즈니스 파트너를 공략하고 있다. 이미 한국은행, 한화생명 등 금융기관이 네이버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앞서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약 476억 규모 ‘원격교육 플랫폼 인프라 임차 사업’과,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467억원 규모 ‘AI용 고성능 컴퓨팅 자원 임차 사업(정보통신산업진흥원)’을 따내기도 했다.


현재 공공 부문을 비롯해 금융, 커머스, 교육 등 산업 분야에서 네이버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고객사 수는 2만5000여곳에 달한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 조감도

초기 우려와는 달리 클라우드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네이버클라우드. 그렇다면 향후 전략은 어떻게 될까?


우선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네이버는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 최초로 싱가포르 보안 인증은 MTCS (Multi-Tier Cloud Security)를 획득했다고 전했다. 이는 네이버클라우드의 글로벌 공공 시장 진출 시그널로 분석된다.


세계 최초의 클라우드 보안 표준인 MTCS 인증은 싱가포르 공공 입찰 시 갖춰야할 필수조건으로, 수많은 글로벌 기업과 기관의 아시아태평양의 지사가 싱카포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 다수 기업 · 기관 퍼블릭 클라우드 도입 시 MTCS 인증을 선정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 국내외에서 여전히 클라우드 수요가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공공과 민간의 니즈를 공략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중심의 네이버클라우드는 2022년 12월 완공 예정된 새 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설립 기점으로 고객층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각 세종' 센터는 춘천 센터의 6배 규모다.


이를 기반으로 네이버클라우드는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 클로바', '클라우드 로봇시스템' 등 차세대 B2B 솔루션 비즈니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네이버클라우드의 사업 방향에 대해 한명숙 네이버 대표는 "공공, 금융, 의료, 기업뿐 아니라 네이버 생태계 내의 판매자, 지역 사업자, 광고주를 대상으로 한 기존의 툴과 솔루션도 클라우드 상에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작가의 이전글 "투자 제외될라" 민감해진 ESG, IT업계 떨고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