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현 플래티어 CTO
급속도로 성장하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 이제 기업들은 거대 플랫폼에 더 이상 기대지 않습니다. 중견기업은 자신들의 고객과 직접 만나고 소통하며, 고객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D2C(Direct to Comsumer) 비즈니스로 새로운 커머스의 가능성을 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비즈니스 성장을 이룬다는 것일까요? D2C가 왜 필요한지, 또 어떻게 실행할 수 있는지 플래티어의 남덕현 CTO에게 물었습니다.
우선 데이터에 대한 오너십 측면이 있습니다. 최근에 D2C가 대두된 배경 중에 하나로, 기업들은 고객 데이터를 통해서 상품을 기획하거나 마케팅 활용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커머스 플랫폼에서는 제한적인 부분이 존재하죠. 또 상품 역시 플랫폼에서는 기본적인 데이터가 주어지긴 하지만, 상품 외의 데이터들이 분명히 존재하거든요.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고객이 매장에서 원하는 상품을 못 찾을 경우 직원에게 물어보기도 합니다. 그러면 그 피드백들이 모여서 새로운 상품으로 만들어지기도 하죠. 그런데 플랫폼에서는 이런 정보들이 기업에 잘 전달되지 않거든요. 고객에 대한 숨겨진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면 온사이트 마케팅까지도 가능하고, 성장 동력으로까지 쓸 수 있는 거죠. 그런데 플랫폼에 입점한 상태에서는 기업이 획득할 수 있는 데이터도 제한적인 데다가 고객 피드백을 받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D2C를 하게 되면 무엇보다 고객 DB를 기업이 확보할 수 있다는 점, 또 판매 과정과 판매 이후까지 확보할 수 있는 VOC(Voice of Customer)를 참조해서 고객 특성에 맞는 타깃 마케팅까지도 가능하게 됩니다.
지금은 PC, 모바일 등 여러 디바이스와 SNS, 라이브 커머스 등 수많은 채널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플랫폼에서는 이런 것들이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기능 하나를 추가하면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기업이 D2C 비즈니스를 하게 되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물론 플랫폼에서는 빠르게 상품을 판매하고 매출을 높일 수 있는 정형화된 방식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매출이 올랐다고 가정했을 때, 그 이상으로 가려면 이벤트를 열거나 타깃 마케팅을 하고 더불어 고객 세그먼트 분석까지도 해야 합니다. 이러한 것이 플랫폼에서는 어려운 거죠.
플랫폼에서는 특정 기업의 상품이 아니라, 가장 많이 팔릴 가능성이 높은 상품 위주로 배치를 할 수 밖에 없어요. 그들 입장에서는 입점한 기업의 상품이 가장 많이 팔릴 수록 수익이 남기 때문에, 규모가 큰 입점 기업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자사몰에 대한 니즈가 생기는 것이죠.
저희가 D2C 솔루션 개발을 시작할 때 자료 분석을 해보니 패션, 가구, 신발 등 산업군을 중심으로 보면 자사몰에 대한 니즈와 연계된 시장 규모가 엄청 컸습니다. 의류 쪽만 해도 봐도 조 단위 이상의 매출을 가진 기업이 약 140개입니다. 그래서 직접 여러 기업에 접촉해보니, 자사몰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곳이 많았습니다. 오히려 우리 회사의 여력이 모자라서 계약을 미룰 정도였습니다.
일단 우리는 자사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제조업을 대상을 타깃으로 했습니다. 그러니까 네이버 같은 플랫폼에서 불특정한 검색이 아니라, 고객이 이미 알고 있어 찾아가는 방식입니다. 나이키가 D2C로 성공했듯이, 특히 패션 분야는 브랜드를 보고 고객이 찾는 성향이 강합니다. 매니아 층도 존재하고요.
D2C로 고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면 기업의 성장 동력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D2C 전략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진 것이죠. 엑스투비를 개발할 때 2가지 목적을 두고 만들었습니다. 첫번째는 API 기반 솔루션 생태계입니다. 엑스투비 솔루션에 접속하게 되면 API가 나열되는데, 프론트에서 고객들이 자사몰을 구성할 때 상품 디스플레이 하거나, 혹은 가장 많이 팔린 상품 조회 등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개발했습니다. 그냥 API를 조합하면 되면 거죠.
여기서 파트너사와 함께 비즈니스도 가능해집니다. 플래티어는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고, 파트너사가 이 API를 활용해서 서비스 구축하는 거죠. 기업으로 하여금 자신들에게 맞는 솔루션을 파트너사와 꾸릴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두번째는 MSA(마이크로 서비스 아키텍처, Micro Service Architecture)입니다.
예전에는 하나의 프로그램 안에서 데이터를 모으고 DB로 조인하는 형태였는데요. 하지만 지금은 고객 니즈도 빠르게 바뀌고 그에 따라 서비스도 신속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전의 구조로는 시간을 맞추지 못해서 JIT(적시 생산 방식, Just-In-Time)이 되지 않거든요.
그래서 엑스투비는 이 구조를 상호 간섭을 최소화 하는 구조로 만들어서 이벤트를 하더라도 주문은 주문대로 돌아가는 형태로 쪼갰습니다. 이렇게 하는 하나의 사이트 안에서도 서비스의 단위가 나눠져서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변경에 대해서 쉽게 대응할 수 있고 운영이 훨씬 쉬워진 것이죠.
엑스투비의 두 가지 목적인 API와 MSA를 통해 '헤드리스 커머스'가 완성이 됩니다. 각 기업이 디바이스나 채널 전략을 위해 개발을 할 때, API 기반으로 MSA를 통해 데이터 관점에서까지 빠르게 변화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엑스투비는 마케팅 솔루션인 '그루비'와 결합해서 제공되기 때문에, 기업은 고객 행동 분석, AI 세그먼트, A/B 테스트 등으로 고객에게 최적화된 상품 추천까지 활용 가능합니다. 이렇게 마케팅과 커머스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D2C이고 엑스투비가 이를 지원하는 것입니다.
만약 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한다고 하면, 40억원 정도 들고 대략 1년이 소요됩니다. 그런데 엑스투비의 타깃인 대기업을 제외한 중견기업은 사실 그만한 투자를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비즈니스 모델을 세울 때, '10억 원 전후 비용으로 6개월 안에 구축한다'로 정했어요. 그리고 여기서 고객층도 잡은 거죠.
이를 위해 AWS 기반에 오픈소스를 활용한 DB(PostgreSQL), WAS(Apache Tomcat)으로 정했죠. 더불어 성능도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API와 MSA의 인프라 환경으로 구축하고요. 이렇게 비용도 자연스럽게 낮아졌고, 또 기업도 장비를 따로 구입할 필요도 없고요.
10억 원으로 6개월 안에 중견기업이 E-커머스 구축할 수 있는 모델
또 이게 솔루션이다 보니 일회성을 끝나지 않고 계속 업데이트가 됩니다. 그래서 최신 기술도 접목이 될 텐데요. 향후에는 VR, AR 그리고 메타버스로도 연계 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커머스는 그냥 물건을 판매하는 곳이었지만, 점점 커뮤니티 공간이 되고 즐기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스타필드처럼 찾아와 즐길 수 있는 공간처럼 온라인 커머스도 달라지는 것이죠.
예를 들어서 고객이 상품평을 적으면 이벤트가 발생하고 또 이게 매출로 이어지도록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방식이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구축 진행 중인 기업에도 유사한 기능이 들어가고 있고요. 이런 이커머스의 변화 흐름을 엑스투비 안에서 녹여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개발해 갈 예정입니다.
저희 플래티어의 사업 영역에서 IDT부문을 제외하면 프로젝트 운영과 수행이 대부분이었어요. 대부분 대형 유통사 프로젝트였구요. 그런 경험 때문에 솔루션은 어렵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변화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커졌어요. 달라지는 시장 상황에 적응하면서, 지금의 인력과 경험을 어떻게 자산화하고 비즈니스로 만들 것인가 고민이 생긴 것이죠.
그러면 결국 솔루션이 답입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4-5년 후에는 솔루션 비즈니스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수 있도록 매출 로드맵을 세웠습니다. 더불어 2023년에는 클라우드형으로도 계획 중이고, 솔루션을 서포트할 수 있는 유틸리티나 앞서 말씀드린 메타버스 영역을 결합할 수 있는 기술 개발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추가로 실버 세대를 위한 커머스 기술도 고민 중입니다. M&A도 가능할 것 같고요. 2022년에는 일련의 테크니컬 발전 방향에 대해 공식적인 계획이 나올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