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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kdaegeon Oct 09. 2022

나는 운이 좋다

스타트업 대표가 되니 일을 멈출 수 없다. 아직 개발자도, 웹디자이너도, 기획자도 없어서 내가 기획하고, 내가 디자인한다. 개발은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쉽게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맞춰서 줘야 한다. 그러니까 총 10단계라면 적어도 8단계까지는 다 해서 줘야 하는 셈이다. 인원 채용은 현금 흐름에 따라가는 것인데, 지금 흐름 자체가 없으니까. 


그래서 일이 끝도 없다. 게다가 이런 서비스 론칭 전 작업은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서비스 개발이 진행됨과 동시에 시장조사 쪽도 이뤄져야 하고 지원사업에 낼 사업계획서도 써야 하고 멘토링에서 지적받았던 부분은 또 수정해야 한다. 설문조사는 또 '그냥 해줘' 할 수 없으니까 이런저런 정성 들인 인사와 함께 부탁드려야만 잘 받을 수 있다.


물론 시장조사가 잘 돼야 서비스도 잘 개발되는 거 아니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순서대로 되는 건 없다. 중요한 것부터 하고 가야 한다. 마치 집안일하듯이 빨래를 돌려둬야만 그 시간에 설거지도 하고 청소도 할 수 있다. 그래야 딱 맞춰서 빨래를 널 수 있는 셈이지. 그래서 집안일이 끝도 없듯 대표의 일도 끝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은 끝이 있다. 회사 다닐 때야 컨펌이 있어야 끝이 났지만 이제 내가 나 스스로 컨펌하면 되는 거니까 말이다. 그래서 좋은 것도 있다. 오히려 퀄리티, 즉 일의 본질을 생각하게 된다. 이 작업이 왜 필요한가 묻게 되고 이걸 해서 좋은 게 무엇인가 고민하게 된다. 그러면서 실행에 필요하지 않은 작업에 대해선 시간을 들이지 않는다. 


이게 되니 눈덩이 효과도 체험하게 된다. 엊그제 우선 해야 했던 작은 일을 했더니 그게 오늘 조금 더 큰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개요로만 존재했던 서비스 디자인을 개편한 것이라든지, 초기 고객 설문조사를 완성시킨 것이라든지. 


무엇보다 스스로 반성하고 또 배우게 되는 점을 일을 완성할 수 있었던 건 나 혼자 해낸 게 아니라는 걸 느낀다는 것. 피그마 디자인을 할 때도 도움을 요청해 받았고 개발도 도와주고 지원해주는 분이 있었다. 설문조사만 해도 가설 설정부터 질문 구성까지 피드백해주고 직접 참여해주신 분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혼자선 할 수 있는 게 없다. 정말.


스타트업을 조금씩 꾸려 가다 보니 진짜 도움의 손길이 많다. 엊그제 밤에는 이거 너무 도와주려는 사람이 많은데 정말 나만 일하면 잘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니 또 힘이 나더라. 운이 좋다. 뭔가 잘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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