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흔들리는 마음과 떠나는 행운

다리를 떨면 복이 나간다

by 한자루




가족들이 모두 모여 저녁을 먹는 식사 자리에서 누군가 자신도 모르게 다리를 떠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어른들은 대뜸 이렇게 말을 할지도 모릅니다.

“다리 좀 떨지 마. 복 나가. 다리 떨면서 잘되는 사람 한명도 못봤어.”

이 말은 나도 어릴 때부터 종종 들었던 말입니다.
할머니는 어른들 앞에서 다리 떠는 나를 보고 숟가락으로 무릎을 콕 찔러 멈추게 하셨습니다.

당시는 몰랐습니다.
‘떨리는 다리’에 왜 ‘나의 복’이 실려 있어야 하는지.
왜 가만히 있는 것보다 ‘움직이는’ 것이 더 불길한지.

하지만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그 말은 단지 미신이 아니라, 불안을 조용히 다스리려는 오래된 지혜였다는 것을요.


다리를 떤다는 건 어쩌면 몸보다 마음이 어딘가에 걸려 있다는 신호인지도 모릅니다.

걱정, 초조, 불만, 혹은 채워지지 않는 욕망.

그것들이 다리를 타고 흘러나와 탁탁탁, 작은 진동으로 세상에 드러나는 거죠.

그러니 어른들은 말했는지도 모릅니다.
“마음을 가라앉혀야, 복이 머무른다”고.

복은 조용하고 안정된 곳에 깃든다고 믿었고, 그 흔들림이 복을 쫓는 불안의 움직임으로 읽혔던 겁니다.


이 미신은 단순히 예절이나 미관의 문제를 넘어서 욕망과 절제, 안정과 불안에 대한 사회적 기준을 반영합니다.

다리를 떠는 행위는 종종 조급함, 불안정함, 혹은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보였고, 그런 행동이 “복을 쫓는다”는 말은 곧 “스스로 복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했습니다.

'절제하는 사람에게 복이 깃든다.' 이 오래된 믿음은, 사회의 평온과 예의를 유지하는 보이지 않는 질서였습니다.


그렇다면 묻고 싶습니다.
복은 정말로, 다리를 떤다고 해서 나가는 걸까요?

어쩌면 복은 나가는 것이 아니라, 불안을 억누르지 못할 때, 스스로 멀어지는 감정일지도 모릅니다.

내가 내 중심을 지키지 못할 때, 내 안의 복은 자리를 옮깁니다.
그게 꼭 미신이 아니라도, 우리 모두 한 번쯤 경험해보았던 마음의 진동이 아닐까요?


다리를 떨지 않는다고 복이 반드시 찾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복이 머물 수 있는 마음의 자리는, 아마도 조금 더 고요하고, 깊고, 중심을 잡은 곳일 것입니다.

다리를 떨고 있다면 그건 당신이 지금 긴장하고 있다는 신호이자, 무언가에 몰두하고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그 다리를 억지로 멈추는 대신, 그 떨림 속에 숨은 당신의 마음부터 조심스럽게 들여다보는 건 어떨까요?


복은 어쩌면 ‘떨리지 않는 다리’가 아니라,

‘흔들려도 스스로를 다독일 줄 아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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