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단절이 고민될 때 생각해 볼 것들

by 호랑냥이
대화에 놀이의 개념을 적용하면 대화는 어느덧 편안하게 이어갈 수 있게 된다. 게임과 놀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누가 승자가 되든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화의 기본은 공유입니다. 생각을 공유하거나, 정서, 감정, 느낌, 정보를 서로 간에 공유하는 것이 바로 대화입니다. 남녀 간의 대화가 단절되는 흔한 주제가 있습니다. 군대 얘기, 축구 얘기,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입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죠. 쇼핑 얘기, 친구 얘기, 친구랑 쇼핑한 얘기입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이 주제로 남녀 간의 대화가 쉽게 이뤄질 수 있을까요? 이러한 주제라면 상호 간의 대화는 많은 경우 단절이 됩니다. 이유가 뭘까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상호 간에 알지 못하는 것을 대화의 주제로 삼는다는 것은 서로 간의 흥미를 유발할 수 없다는 것을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공유의 관점에서 대화가 어떤 식으로 이어지는 생각 해볼까요. 가장 쉽게 연상할 수 있는 가까운 친구와의 대화를 떠올려보죠. 한 자리에 앉아 오래도록 생각하는 정적인 게임인 바둑을 좋아하는 저에게 동적인 스포츠인 사이클을 좋아하는 친구가 끊임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인 사이클에 대해 얘기한다는 상상을 해보죠. 사이클이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와 자신이 밟아 왔던 km의 거리, 좋은 코스에 대한 이야기와 기능이 좋은 사이클 부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할 것입니다. 처음에는 그 대화와 이야기에 대한 흥미를 비춰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오래가지는 않을 겁니다. 그것에 대한 정서와 감정, 정보의 양에 대한 차이가 너무나 큰 낙차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그 친구가 사이클이라는 주제를 통해 즐겁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관계는 어떤 관계일까요. 너무도 당연하지만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고 사이클에 대한 정서의 흥미를 마음에 담고 있으며 그것에 대한 긍정적 느낌을 가지고 있고 새로운 정보에 대한 공유 욕망을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상호 간의 대화는 즐겁고 끊임없이 이어져갈 것입니다. 왜, 재밌으니깐.


쉽게 떠올릴 수 있는 한 가정을 그려보죠. 자식이 공부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욕망을 가진 부모와 그것에 별 흥미를 느끼지 않는 자녀가 공부라는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나눈다고 생각해보죠. 많이들 경험을 해보셨겠지만 이 주제를 가지고 가족 간의 대화가 오래도록 이어질 수 있을까요? 질문을 조금 바꿔보죠. 과연 이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나누고자 하는 부모님들은 공부라는 주제에 대해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서 대화를 이어가려고 하는 것일까요! 과연 이 가정에서 공부라는 대화의 주제는 편안하고 흥미로우며 재미있게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일까요! 간혹 우리는 어떠한 주제에 대한 흥미를 가지지 않은 체 무엇인가를 이루고자 하는 욕망만을 품고서 대화를 이끌고자 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앞의 상황이 그러하듯 직장 내의 관계, 영업을 위한 관계, 사회적 상황에 의한 관계라면 우리는 관심을 앞서두는 것이 아닌 욕망을 앞세워 두고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이루고 싶은 무언가, 받아야만 하는 무언가, 요구하고 싶은 무언가의 욕망이 대화에 투영되기 때문이죠. 과연 이 대화는 재미와 흥미, 느낌과 정서를 공유할 수 있는 좋은 대화가 될까요?


대화의 기본은 관계의 형성에 있습니다. 관계는 직접적 관계와 간접적 관계로 나뉘게 되죠. 어떠한 관계이건 대화의 단절은 큰 폭발력을 가지게 되지만 그것이 직접적 관계일 경우에는 마치 폭탄의 내부 폭발처럼 더욱 커다란 화염 속에 휩싸여 버리기도 합니다. 그것은 간접적 관계와는 달리 특별한 출구를 가지고 있는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죠. 가족의 관계가 그러하고 연인의 관계, 부부의 관계, 형제와 친지들의 관계가 그러하죠. 때론 그런 관계가 화염 속에서 분열되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경우에는 참을 수 없는 커다란 스트레스를 상호 간에 주고받으며 오랜 기간 동안 명목상의 관계를 유지하기도 합니다. 물론 오랜 기간의 시간이 관계 속 대화의 문제를 해결해줄 때도 있지만 때론 파행으로 그 끝을 맞이하기도 합니다. 직접적 관계 속에서의 대화의 단절은 단절이 이루어졌음에도 어쩔 수 없이 같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여야만 하는 슬픈 현실이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단언컨대 놀이의 방식을 활용해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 생각합니다. 놀이에는 흥미가 있고 정서와 감정의 공유가 있으며 승자와 패자의 구분이 존재하지 않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어릴 적 행위를 떠올려 본다면 아무리 그것이 하찮은 놀이라고 한들 작은 놀이에도 나름의 규칙이 존재합니다. 규칙의 첫 번째는 동등한 입장에서 시작되어야 하고, 그 두 번째는 상대가 놀이의 규칙을 알지 못한다면 친절하게 그 규칙을 알려줘야 하고 세번쩨는 그것이 의무적으로 행해야만 하는 행위가 아니라는 점과 네 번쩨, 때론 그것이 지겨워졌을 때면 다른 놀이를 행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가장 근본적인 놀이 이행의 방식은 그것이 상호 간에 즐거운 감정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점과 꼭 둘이서만 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부분과 때론 질투가 날 수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친구가 다른 친구들과의 놀이를 즐길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놀이 규칙이나 방식 중 모르는 것이 있다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물어볼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 누구도 모르는 것에 대한 놀이 상의 질문을 질타할 사람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죠.


혹자들은 관계의 상황이 멀어져 있거나 오래도록 대화의 단절이 이해되어져 있으면 상호 간의 상처를 더욱 벌어지게 하는 것을 원치 않아서 진지한 주제를 가지고 대화하기를 원하거나 철저한 균형 속에서만 안정된 대화가 이어지기를 기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대화는 관계의 연결을 손쉽게 이어주는 것이 아니라 때론 관계의 거리를 더욱 멀어지게 만들기도 합니다.


진지함 속에서는 정서와 느낌, 감정의 공유는 더욱 어렵게만 생각되고 느껴지게 만들기 때문이죠. 쉬운 관계, 편안한 관계를 만들고자 하는 수단으로써 안정된 대화를 이끌고자 한다면 상대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커다란 주제를 위한 대화가 아닌 아주 작고 큰 부담감과 기대감을 만들어가지 않는 수준의 작은 대화들을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나와 상대에게 유도해 본다면 대화의 방식은 놀이처럼 즐겁고 재미있는 기억과 공유로써 마음에 안착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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