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lcide Mio Jul 12. 2024

(짧은 글)스트로마에와 타란텔라

현재와 과거의 댄스 음악이 만나면

스트로마에(Stromae)라는 익숙한 듯하면서도 낯선 이름을 가진 벨기에의 음악인이 있습니다. 이 이름은 음악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거장들에게 붙이는 마에스트로(Maestro)는 단어의 음절을 바꾸어 만들었다고 합니다.  벨기에 출신의 가수인 자끄 브렐 같은 전통적인 유럽 음악인들은 물론이고 쿠바와 아프리카의 음악 등 세계 여러 지역 음악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힙합과 전자 음악, 그리고 세계 여러 지역의 전통 음악을 적절히 조화시켜 만들어내는 음악도 그렇지만 그의 외적인 모습들을 보면 아주 개성이 있는 엔터테이너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는 르완다 출신의 아버지와 벨기에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브뤼셀에서 태어났습니다. 1994년 르완다의 내전으로 세계에 충격을 준 대학살이 일어났을 때 마침 르완다에 있던 가족들을 방문하고 있던 아버지가 사망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홀어머니 아래에서 자랐다고 하는군요. 일찍부터 음악에 관심을 가지고 밴드를 만들어 활동을 했는데 2009년에 발표한 Alors on danse (그래서 우리는 춤을 추지)라는 음악으로 전 유럽과 북미에까지 이름을 알린 뮤지션입니다. 


그랬던 스트로마에가 자신의 히트 곡을 들고 이탈리아의 살렌토(Salento)에서 열린 "La Notte Della Taranta(타란타의 밤)"이라는 음악 페스티벌에 참가했습니다. 흔히 우리가 이탈리아의 지도를 장화에 비유하는데 살렌토는 이 장화의 뒷굽에 해당하는 지역입니다. 이 페스티벌은 2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매 년 8월에 열리는데 이 지역의 전통적인 춤곡으로 알려진 Pizzica(피찌카)를 더 많이 알리고 사람들이 즐기게 하려는 의도로 90년대 말에 기획된 행사라고 합니다. 20여 년 동안 축제가 이어지면서 지금은 10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큰 행가가 되었다고 하는군요. 


21세기 유로 댄스 음악이 전통적인 이탈리아 남부의 춤곡과 만났을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 스트로마에의 공연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남부의 전통적인 악기 구성과 리듬이 스트로마에의 현대적인 음악과 아주 잘 어울리고 있고, 느리고 천천히 시작하여 서서히 흥과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이 공연을 보노라면 나중에 자신도 모르게 어깨를 들썩이고 있는 것을 발견하실 겁니다. 


스트로마에의 원곡에서는 혼란스럽고 모순적인 현대 사회, 그리고 그것 때문에 결국 우리는 춤을 춘다는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일반적으로 알려진 이탈리아 남부의 전통 타란텔라 음악, 그리고 특히 이 살렌토 지역에서 Pizzica(피찌카)로 알려진 전통 춤곡에는 무아 지경에 빠져서 몇 시간이고 지쳐 쓰러질 때까지 춤을 추는 이들의 풍속과 이야기가 들어 있어 이 부분이 연결이 되는 것 같습니다.  


*Pizzica(피찌카)를 포함하는 타란텔라 춤곡의 전통은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라 나중에 다시 한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일단은 즐기시지요. :-)


https://www.youtube.com/watch?v=0BPWFgvARZ4

     


작가의 이전글 카루소와 달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