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율 하락, 원인은 무엇인가 ②

준스톤, 정권교체 머릿돌인가 돌팔매질인가

by 김코알라

여태껏 살면서 공당의 대표가 당의 공인 대선 후보와 갈등하다 당무를 내팽개치고 뛰쳐나간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이를 두고 '코미디'라 표현하는 일부 보도를 보았는데, 차라리 '개그콘서트'나 '코미디 빅리그'의 한 코너였으면 싶을 정도로 참담한 상황이다.


당의 대표는 전국의 당원의 으뜸이며 엄중한 국민 여론을 최일선에서 맞으며 나아가는 '쇄빙선'이다. 뛰어난 리더십으로 난국을 헤쳐 나가고, 여론을 선도하며 당내 갈등을 조정한다. 주어진 권한과 당내 입지가 월등한 만큼 그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 또한 막중하다.


그러나 이러한 위치에 있는 당대표가 제2선으로 물러나야 할 때가 있다. 바로 대통령 선거다. 5년에 한 번 돌아오는 대통령 선거철에는 당의 공인 후보가 최전방에 서고 당대표는 2선, 3선으로 물러나 당의 살림을 챙기고 지역 곳곳의 현안에 귀 기울이는 조력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치열한 선거 레이스 끝에 국민의 냉철한 심판을 받는 것은 당대표가 아니라 당의 후보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당헌∙당규가 규정하고 있는 '당무 우선권'의 존재 이유다.


적어도 대통령 선거에 있어서 만큼은 당대표는 머리가 아니라 '발'이 되어야 한다. 오로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일념 하에, 후보의 의식을 반영한 세밀한 작전 설계와 공약 발굴, 일정, 공보 등등 모든 사무는 후보와 선거대책위원회의 '머리'들에게 맡겨야 한다. 이른바 '선거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짜낸 작전을 당대표를 비롯한 '살림꾼'들은 발 벗고 나서서 실시하고 또 실시하기만 하면 된다. 몸이 하나밖에 없어 슬픈 후보를 대신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우리 후보가 최고다. 우리를 선택하라"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고 세일즈 해야 한다. 그게 대통령 선거를 맞는 당대표의 바람직한 자세다.


사상 초유의 '당대표 vs 대선후보' 알력 다툼… 공생이냐 공멸이냐

"머리와 몸통, 손발이 따로 노는 新개념 대통령 선거"


그러나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의 발걸음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누구보다 '발 빠르게 발 벗고 두발'로 뛰어라 하니 '남해안 내일로 투어'를 떠나버렸다. 선거까지 100일여 남은 시점이었다. 자신에 대한 이른바 '핵심 관계자'들의 중상모략이 있었고, 당무에서 완전히 배제당한 박탈감이 있었고, 나이와 경력에 따른 노골적 무시가 있었다고 한들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행동이었다. 헌정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당대표에 의한 해당행위'였다.

선거 D-100일 즈음에 맞춰 당무를 거부하고 남해안으로 훌쩍 떠나더니, 긴급하게 성사된 '울산 회동'에서 합의를 도출했다고 껄껄껄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그러고는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상임선대위원장직은 "아무 의미 없는 자리"라며 시원하게 내던지고 돌아섰다. 오락가락하는 건지 일관적으로 '돌팔매질'에 몰두하는 건지 알다가도 모를 지경이다.

온갖 갈등과 내홍을 지나오며 이 대표가 보인 것은 그저 방송과 SNS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자기 할 말만 하기 바쁜 모습이었다.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 '단도리'할 생각을 못하니 "셀프 대변인"이니, "자기 정치에 몰두한다"라느니 비판을 자처하는 꼴이다.


지난해 11월 프로배구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IBK기업은행 배구단 항명 사태'를 아는가? 감독의 비전과 지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주전 선수와 코치가 '짬짜미'하여 지도자를 갈아치운 사건이다. 구체적인 사정이야 일일이 설명할 것도 못되지만, 자기 앞길에만 눈이 멀어 갈등하고 판을 뒤집어버린 결과는 어떠했는가? 배구계가 발칵 뒤집혔고, 뜨겁던 팬심은 싸늘하게 돌아섰다. 시즌 성적은 처참했고 사태의 당사자는 여론의 뭇매에 곤죽이 됐다.


아무리 복잡한 잇속 계산과 권모술수가 판치는 여의도라 하더라도 정치가 실종되는 순간 국민은 돌아선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당대표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당의 대선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가 있다. 너와 나를 갈라서 '편 먹고 편 먹기'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갈등과 잡음이 문턱을 넘지 않도록 지붕 아래에서 아름답게 '단도리' 하는 게 바람직한 정치 지도자의 역할이다.


일평생 검사로 살아오며 상명하복의 체계에서 말 한마디로 조직을 "좌로 굴러, 우로 굴러" 다루던 윤석열 후보가 '여의도식 정치 리더십'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박근혜의 황태자로 정치권에 데뷔하여 10년 넘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온 이준석 대표가 갑작스레 '겉절이'가 되려니 자존심이 상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리그가 한창인 와중에 감독을 갈아치우고 코치를 갈아치우고 선수 엔트리를 넣었다 뺐다, 작전이고 훈련이고 모르겠고 이리 돌렸다 저리 돌렸다, 내편 네 편 나눠 싸움박질만 하다 끝낼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는 사이 떠나가는 팬심은 누가 챙길 것이고, 팀의 성적은 누가 보장할 것인가? 가장 중요한 우승컵을 들어 올릴 생각이 있기는 한 것인가 의심스럽다.


대한민국의 향후 5년을 책임질 대통령 선거가 겨우 세 달 앞으로 다가왔다. 내 정치가 중요한 만큼 네 정치도 중요하고, 이 난장판을 가슴 졸이며 지켜보고 있는 민심도 중요하다. 정신 바짝 차리고 팔다리가 몸통과 분리되어 머리가 하는 말을 듣지 않는 기상천외한 촌극을 멈춰야 한다. 이대로 가다간 통한의 정권교체를 이루어내기는커녕 '더불어민주당'의 20년 장기집권 플랜 프롤로그에 <Thanks to> 한 줄 남기는 것에 감사해야 할지도 모를 판이다.


*이 글은 필자 개인의 생각이며 소속사 및 특정 집단과 관계가 없음

*이 글은 '자유주의청년네트워크 청유'의 1월 3일 자 칼럼을 일부 수정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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