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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코알라 Feb 03. 2022

[월말정산] 말로 보는 정치 이슈
(1월)

국힘 내홍, 여가부 폐지, 멸콩!, 김건희 논란

[월말정산]은 매월 세간의 이목을 끈 주요 '말말말'을 모아 정치 이슈를 소개합니다


선거를 두어 달 앞두고 각 당의 대통령 후보들과 유력 정치인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정말이지 신나는 말잔치를 벌였다. 말로 보는 이달의 정치 이슈. 이번 달의 주요 이슈는 바로 △국민의힘 내홍, △여가부 폐지, △멸콩 챌린지, △김건희 통화 녹음 논란이다.


■국민의힘 내홍의 끝... 엎드린 尹, 돌아온 李, 뿔난 金(?)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온 '국민의힘'의 내부 분열이 어느 정도 봉합되는 듯하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선거대책위원회의 전권을 쥐고자 했던 김종인 위원장은 고심 끝에 선대위를 전격 해체했다. 김 위원장이 즐겨 사용하는 정치적 전술 중 하나인 '창조적 파괴'인데, 침체됐던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국민의힘에 대한 세간의 집중을 불러일으키는 데 똘똘한 자극제 역할을 했다.


◎1월 3일

김종인 "尹 연기 잘해주면 승리… 내가 비서실장 노릇"

국민의힘 "김종인 등 일괄 사의 표명"… 김종인 "누가 그래"


다만 그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는데, 김종인 위원장의 '윤석열은 연기나 해라' 발언에 이어, 본인도 알지 못하는 일괄 사의 표명 보도가 뒤따랐고 이른바 '윤핵관'과 김 위원장의 갈등은 극한으로 내달렸다. 결국 김 위원장과 윤 후보는 5일 결별했다. 윤 후보는 자신을 중심으로 한 '슬림한 선대본부'를 구성하며 홀로서기에 나섰다. 이제 남은 관문은 이준석 당대표와의 화합이었다.


◎1월 4일

김형오 "이준석, 사람들 짜증 나게 하는 젊은 꼰대"

김용남 "이준석, 계륵보다 못한 존재"

이준석 "저는 말을 할 줄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다. 조심들 하셨으면 좋겠다"


◎1월 6일

김태흠 "(이준석) 오만방자하다"

박수영 "우리 당 안에 사이코패스 양아치가 있다"


당무를 내팽개치고 '울산런'과 '선대위 하차'를 선택했던 이준석 대표를 향한 당내 반발은 거셌다. 젊은 꼰대니 계륵이니 사이코패스니 하며 날것 그대로의 비난이 잇따랐다. 6일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이 대표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합의문이 작성되기도 하였다.


◎1월 5일

김종인 "윤석열, 그 정도 정치적 판단 능력이면 같이 할 수 없다"

윤석열 "모두 내 책임. 전혀 다른 모습 보여드리겠다"


윤석열 후보는 이윽고 논란의 중심에 서있던 '윤핵관' 6 본부장을 모두 배제하고, 이준석 대표와의 화합을 선택했다. 모든 논란의 책임은 본인이 짊어졌고, 기성정치에 물들어버린 모습을 버리고 전혀 다른 모습, 초심으로 돌아겠다 다짐했다. 물론 이 대표가 제시한 '연습문제' 또한 성실하게 이행하기로 했다. 한 순간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어버린 김종인 위원장은 윤석열-이준석 두 사람과 함께하지 않겠다 다짐하며 무대의 뒤편으로 사라졌다.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후보가 손을 잡으니 분위기는 급변했다. 지난해 말부터 하락세였던 지지율은 금세 치고 올라왔고, 반쯤 등을 돌렸던 2030 세대의 귀환이 눈에 띄었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홍보나 페이스북에 단 몇 글자로 임팩트 있게 공약을 띄우는 이 대표 특유의 선거 전술이 대대적으로 호평을 얻었다.


■여가부 폐지 진정한 남녀평등인가, 또 다른 혐오인가?


◎1월 7일

윤석열 "여성가족부 폐지"


윤 후보가 페이스북에 올린 단 한 줄이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켰다. 이번 선거의 핵심 세력으로 떠오른 2030 세대 남성의 최대 관심사인 '反페미니즘'을 자극하는 일곱 글자였다.


기존에도 여성가족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당장 해체해야 옳다는 주장은 간간이 볼 수 있었다. 양성평등과 가족, 청소년 정책에 집중해야 하는 여성가족부가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오염되어 '남성혐오부'로 전락했으며, 아이러니하게도 진보진영의 유력 인사가 저지른 성폭행 사건에는 눈을 감아버리는 등 존재 이유를 상실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1월 9일

심상정 "윤석열, 지지율 만회하려고 차별과 혐오 부추겨"

김부겸 "20대, 여가부 족적 잘 몰라"


◎1월 10일

장예찬 "남혐부 박살"

류호정 "윤석열 망언부터 박살"


◎1월 11일

유시민 "윤석열 캠프, 극우 청년들 일베 놀이"


정부여당을 비롯하여 정의당과 여성계는 즉각 반발했다. 여성가족부를 해체하자는 주장은 극단적인 남성주의와 여성혐오 사상에 찌들어있는 '일베'와 같은 주장이라며 연일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수정 교수와 신지예 씨를 선거대책위원회에 전격 영입하며 페미니즘 진영에 고개를 기웃거렸던 윤석열 후보가 예고도 없이 갑작스레 핸들을 꺾어버린 것에는 이준석 대표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으리라 보인다. 이른바 '이대남'으로 불리는 2030 세대 남성들이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이 상당하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할 경우 무조건적 환호를 보내줄 것이라는 점을 이 대표가 정확히 캐치한 결과인 것이다.


이와 반대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페미니즘 행보에 나섰다. 과거 페미니즘 색채를 보이는 'CBS 씨리얼'의 출연은 고사했지만, 그로 인한 일부 여성층의 반발을 의식하였는지, 보다 페미니즘, 다양성, 진보주의 노선을 걷는 유튜브 '닷페이스' 채널에 출연을 결심한 것이다.


◎1월 7일

김남국 "이재명 닷페이스 나가면 2030 여성표 나오냐"


◎1월 9일

이준석 "(이재명의 페미니즘은) 복어알 한 숟가락 입에 넣는 과정"

이준석 "이재명의 삶이 페미니즘과 호환되는지 모르겠다"


다만, 이재명 후보가 보여온 삶의 궤적이 페미니즘에 걸맞은지, 과연 씨리얼이나 닷페이스에 출연하는 것이 여성 표심을 잡을 명쾌한 해답인지에 대한 의문은 해소하지 못했다. 떠나가는 '이대남'의 표를 잡지는 못할 망정, 오지도 않을 '이대녀' 표를 의식해 이도 저도 아니게 됐다는 당내의 비판 또한 일었다.


■멸치와 콩자반...? 정용진 부회장이 쏘아 올린 '멸콩' 챌린지


시작은 지난해 11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자신의 SNS에 '난 공산당이 싫어요'라며 해시태그를 달면서부터였다. 원래도 활발하게 SNS 활동을 이어오던 정 부회장인 만큼 수많은 돌발 발언 중 하나겠거니 하며 지나가는 듯했다. 그러나 정 부회장의 반공 외침은 멈출 줄 몰랐고 이윽고 그가 게재한 '멸공' 해시태그가 '멸콩 챌린지'로 번지며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1월 5일

정용진 "끝까지 살아남을 테다. 멸공!!!"

정용진 "난 공산주의가 싫다"


◎1월 9일

조국 "달파멸콩 일베 놀이, 뿌리가 어디인지 보여준다"

정용진 "이 분 진짜 리스팩"


◎1월 11일

유시민 "멸콩 논란, 일종의 일베 놀이와 비슷하다"

이준석 "(유시민) 일베 되게 많이 하시나 보다"


◎1월 12일

김재원 "북한 이야기 나오면 부모한테 욕한 사람보다도 더 심하게 달려들고,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보수 진영의 정치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마트로 달려가 '달걀, 파, 멸치, 콩'을 사들고 SNS에 인증샷을 올렸다. 달파멸콩, 이른바 '달빠'로 불리는 문재인 대통령 극성 지지층을 비판함과 동시에 '멸공'을 다짐하는 참으로 기가 막힌 챌린지였다. 윤석열 후보 또한 이마트에서 '달파멸콩'을 구매하였는데,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치밀하게 의도한 기획이었다고 한다.


한편으로, 자칫 중국을 상대로 한 외교적 문제로도 번질 수 있는 '공산당이 싫어요' 유행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올라타는 보수 정치인들의 행태에 '경솔하다'거나 '책임감이 없다'는 등의 비판 또한 거셌다. 이러한 지적을 의식한 듯 이준석 대표가 나서 "멸콩 챌린지는 과하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렇게 한바탕 뜨거웠던 '멸콩' 논란이 지나가니 곁가지로 '주적' 논쟁이 불쑥 튀어나왔다.


◎1월 14일

윤석열 "주적은 북한"


문재인 정부는 지난 5년간 국가 안보 영역에서 '주적'의 개념을 지워내기에 바빴다. 군생활 내내 들어온 '북한은 국군의 주적이다'라는 대적관을 전 국민의 머리에서 지우고자 했다. 국방부 장관은 홍길동도 아니면서 국군의 주적이 누구인지를 감히 말하지 못했으며, 정부여당의 정치인이고 관료고 가릴 것 없이 '북한=주적'이라는 도식을 상상하는 것조차 금지되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윤석열 후보가 내던진 '주적은 북한' 카드는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다.


■군대도 안 갔다 온 녀석들이 감히 주적을 논한다고?


◎1월 15일

이재명 “군대를 안 갔다 온 인간들이 멸공, 북진통일, 선제공격 같은 것을 주장하곤 한다”


◎1월 16일

추미애 "멸콩하는 분들 다 군대를 안 갔다. 군대 맛을 보게 하는 게 어떻겠나"

허정환 “본인도 군대를 안 갔다 왔으면서 유체이탈식으로 본인은 제외하는 것도 이재명답다”


◎1월 22일

송영길 "이승만 대통령이 북진 통일, 멸공 통일을 외치다가 6.25 남침의 핑곗거리만 제공했다"


여러 갈래의 반응이 있었으나 대부분 세 가지 케이스로 정리됐다. 하나는, 우리의 적군인 북한을 주적이라 하는 게 뭐가 문제냐? 였고, 둘째는 멸공 북진을 외치는 건 북한을 자극하는 전쟁 야욕이다! 였다. 가장 웃기는 건 마지막 케이스인데, 군대도 안 갔다 온 놈들이 감히 북한이 주적이니 뭐니 떠든다! 였다. 어처구니없는 점은 이런 소리를 하는 사람들 또한 군대를 안 다녀왔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5년간 쌓아온 북한과의 친밀관계를 잃고 싶지 않은 더불어민주당과 진보진영은 멸공 논란과 주적 논란을 거치며 보수를 '전쟁광 일베충'으로 프레이밍 하기에 급급했다. 그러나 북한은 민주당의 애끓는 속사정도 모르고 연일 미사일 발사에 몰두하고 있다. 1월에만 7발을 쏘아 올려댔으니 '북한은 주적이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는 노릇이다.

민주당이 이례적으로 북한에 대한 규탄 성명을 채택하고 "내정간섭하지 말라" 경고한 것은 아무래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보수진영의 지지율 상승에 연결되고 있다는 애타는 불안감에서 비롯한 간곡한 부탁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현실화된 김건희 리스크?... 그녀의 입을 주목하라


또 하나의 이슈는 윤석열 후보의 아내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의 통화 녹음 파문이다. 이 사건은 인터넷 언론인 '서울의소리'의 이명수 기자가 김건희 씨와 사적으로 나눈 통화를 몰래 녹음한 뒤 MBC에 제공하며 불거졌다.


김건희 통화 녹음이 풀리기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은 한껏 고양되어 있었다. 희대의 악녀이자 윤석열을 조종하는 '비선 실세'인 김건희의 악랄한 실체가 낱낱이 밝혀질 이라며 축제 분위기였다. 국민의힘과 김건희 씨는 법원에 MBC의 방송을 금지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고, 사태가 커짐에 따라 국민적 관심이 쏠리게 됐다.


그러나 16일 MBC의 보도가 있고 나니 분위기는 반전했다. 공개된 음성은 김건희 씨의 거침없이 털털한 성격과 의외의 정무적 감각(?)을 엿볼 수 있었고, 삽시간에 '김건희 팬클럽'이 생길 정도였으며, 국민의힘에게는 뜻 밖의 호재로 작용했다. 어부지리도 이런 어부지리가 없었다. 기세를 몰아 '이재명 욕설 파일'도 공평하게 공개하자는 여론 또한 불타올랐다. MBC에 굿판을 벌이게끔 칼자루를 쥐어주고 자신들은 뒷전에 앉아 떡이나 얻어먹자는 마음이었던 민주당과 진보진영은 예상외의 여론에 무어라 말도 못 하고 그저 부들거릴 뿐이었다.


아직도 첨예하게 대립하는 논란인 만큼 관련 발언을 몇 가지 소개하며 1월 '월말정산'을 마무리하겠다.


◎1월 15일

안민석 "국민은 김건희 씨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

정철 "지상파 시청률 50% 해보자, 본방사수"

추미애 "사전 검열을 요구하며 언론을 탄압한 국민의힘과 김건희 씨의 완패"


◎1월 16일

정철승 "판도라의 상자가 아니었다"

민주당 "의견 없다"


◎1월 17일

우상호 "이런 정도 내용을 가지고 그렇게 난리를 쳤나?"

김태흠 "이재명 후보와 부인의 욕설 녹음파일도 방송해야"


◎1월 26일

이준석 "이재명 욕설, 당내서 선거 이용하자 했지만 반대했다"

이재명 "앞으로 일체의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 오로지 국민들의 삶에 대해서만 말하겠다"

이준석 "이재명, 칼 같은 모습 보여왔는데, 불리하다고 생각하는지 갑자기 억울함을 호소한다"

이양수 "무슨 말을 해도 믿을 수가 없다. ‘네거티브 중단 쇼’ 하지 말고 원래 하던 대로, 살던 대로 하시길"


*이 글은 필자 개인의 생각이며 소속사 및 특정 집단과 관계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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