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코알라 Mar 04. 2022

[월말정산] 말로 보는 정치 이슈
(2월)

베이징 올림픽, 김혜경 '불법 의전', 대선 토론회

[월말정산]은 매월 세간의 이목을 끈 주요 '말말말'을 모아 정치 이슈를 소개합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까지 일주일이 채 남지 않았다. 지난 2월 15일 공식 선거기간이 개시됨에 따라 각 진영의 후보들이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섰다. 온 나라가 대통령 선거로 떠들썩한 가운데 벌어진 신나는 말잔치. 2월의 '말말말'은 △베이징 올림픽 △김혜경 '불법 의전' 논란 △TV토론회 등을 중심으로 알아보자.


'反中정서' 자극한 베이징 올림픽... '문화 공정' 논란


지난 20일 폐막한 베이징 올림픽은 '함께하는 미래로(Together for shared future)'라는 대회 슬로건이 무색하게 '중국 체전'이라는 비아냥과 함께 끝이 났다. 개막식에서 등장한 소수민족 '조선족의 전통의상' 한복이 대한민국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한 현대식 디자인이었다는 점을 들어 '문화 공정'이라는 논란이 크게 일었고, 과거 베이징올림픽 선전 영상에 '상모 돌리기'가 등장했던 것 또한 재조명되며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악화된 '반중 정서'에 불이 붙었다.


◎2월 4일

황희 "(중국에게) 싸우자고 덤벼드는 순간 실익이 뭐가 있겠나"

황희 "(조선족을) 소수민족으로 과감하게 표현한 것"


대한민국 대표단으로 개막식에 참석한 황희 문화체육부장관은 중국 현지에서 국내 매체와 인터뷰하며 '문화 공정'에 대하여 "중국과 싸우자고 덤비는 순간 실익이 뭐가 있느냐"라며 민심과는 거리가 인식을 보였다. 이에 불타는 민심을 의식하였는지 여야는 앞다투어 대중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2월 4일

황규환 "명백한 문화침탈이다. 역사왜곡과 문화의 정체성 훼손 시도 단호히 맞설 것"

이소영 "막무가내식 문화 공정에 깊은 유감. 실리외교를 위해서라도 할 말은 해야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비롯하여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등 유력 대선주자 또한 민심 달래기에 나섰으나, 베이징 올림픽 내내 불거진 '편파판정'까지 가세하여 반중 정서는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2월 5일

이재명 "(한복 공정) 대국으로서 이래야 하는지 납득하기 어려운 정책"


◎2월 9일

윤석열 "대한민국 역사를 중국에게 예속시키려는 동북공정의 일환"


한편으로 이번에 발생한 '문화 공정' 논란을 두고 '문화'를 어느 한 국가의 '소유물'로 보는 것이 과연 온당한가에 대한 지적 또한 일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한복과 김치, 상모 돌리기, 농악 등은 과거 한반도에 거주한 다수의 객체들이 공동으로 향유하고 발전시켜온  것인데, 이를 꼭 '대한민국만의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물음이다.


그러나 이처럼 대한민국 국민이 하나 되어 분노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 아닐까 생각한다. 중국은 그동안 주변 국가의 독자적인 문화를 교묘히 표절하여왔다. 일례로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자 중국 역사극에 뜬금없이 '갓'을 쓰고 '두루마기'를 걸친 인물이 나타나기도 했다.

중국의, 중국에 의한, 중국을 위한 '베이징 체전'이 문화 공정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는 여럿 있을 수 있으나 대체적인 의견은 하나로 압축된다. '의도가 뻔하다'라는 것이다. 중국은 손에 꼽기에도 버거울 정도의 빈도로, 대한민국이 주도적으로 연구하고 현대식으로 발전시켜온 '한국만의 문화'를 마치 중국의 여러 소수민족 중 하나의 것인 것처럼 중국 정부의 선전매체에 싣고 있다.  대한민국의 문화를 자신들의 '소수민족의 문화'로 예속시키려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문화 공정' 논란은 그동안 중국이 동북공정이다 파오차이다 창바이산이다 뭐다 하며 '좋은 것은 다 내 거!'라고 생떼를 부리는 꼴에 층층이 쌓여왔던 반감이 일순간에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김혜경 여사 '불법 의전' 논란... '배우자 리스크' 현실화


지난 1월에는 윤석열 후보의 아내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의 '통화 녹음'이 한차례 논란을 일으켰다. 이를 두고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의 '배우자 리스크'가 악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자 이번에는 이재명 후보의 아내 김혜경 씨의 '불법 의전' 논란이 터져 나왔다. 과거 트위터에서 온갖 악플과 막말을 일삼았던 '혜경궁 김 씨'가 김혜경 씨가 아니냐는 형사 사건에 한차례 곤혹을 치른 이 후보는 이번에 새로이 부상한 '불법 의전' 논란에 재빠르게 고개를 숙였다.


사건은 과거 김혜경 씨를 수행하던 공무원 A 씨가 녹취록을 공개하며 불거졌다. 녹취록에서는 A 씨의 상사이자 이재명 후보 부부의 최측근 배소현 사무관이 육두문자를 곁들이며 윽박을 지르고 김 씨에 대한 수행 업무를 지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당사자인 배 사무관은 이 후보 캠프를 통해 모든 책임은 '과잉 충성'에 눈이 멀었던 자신에게 있다는 '자책' 입장문을 발표했다.


◎2월 2일

배소현 "누구도 시키지 않았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김혜경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


◎2월 3일

이재명 "직원 일로 심려 끼쳐 죄송하다. 직원의 부당행위 꼼꼼히 살피지 못했다"


김혜경 씨와 이재명 후보 모두 사죄의 뜻을 표명하였으나 "직원의 부당행위"라 일축하며 모든 불법적 책임의 소재는 '과잉 충성'을 일삼았던 배 사무관에게 있고, 자신들은 '관리감독의 책임'을 통감한다는 식에 머물렀다. 이를 두고 야당은 정식적인 수사와 감사를 받아야 한다며 공세를 지속했고, 여당은 사건을 덮고 옹호하기에 급급했다.


◎2월 5일

현근택 "힘들면 (공무원) 그만 두면 됐다. 결국 돈 때문에 폭로한 것"

임승호 "피해자의 진정성 지적하는 방식, 박원순 때부터 보여운 민주당의 일관된 태도"


이재명 후보 캠프의 현근택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내부고발자 A 씨가 폭로한 타이밍이 수상하다며 '업무가 힘들면 일을 그만뒀으면 되는 게 아니냐, 결국 돈이 필요해서 폭로한 것'이라 비판했다. 이를 두고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에 빗대어 "민주당의 일관된 태도"라며 꼬집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모든 언론사에서 추가적인 녹취록이 터져 나왔고 사태는 걷잡을 없이 커졌으나 민주당은 태평했다. 이재명 후보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병욱 의원은 '불법 의전'이 사실이든 아니든 사건 당사자로 지목된 김혜경 씨가 이미 큰 상처를 입었다며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가 뒤늦게 삭제했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은 국민들이 이 사건을 그다지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지 않다고 민심을 해석했다.


◎2월 6일

김병욱 "사실 여부를 떠나 이미 김혜경 씨는 큰 상처를 입었다"

우상호 "국민들은 심각하게 보고 있지 않다"


그러나 민심은 달랐다. 윤석열 후보의 장모와 아내가 연루되었다 의혹이 일었던 '요양병원 불법 개설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은 평범한 삶과 너무나도 동떨어진 '다른 세상 이야기'였던 반면, 김혜경 씨가 공금 카드를 유용하여 "한우를 사 먹었다"라는 논란은 피부로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이에 김혜경 씨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랜 인연에 따라 발생한 사건이었다 해명하며 사죄했다.


◎2월 9일

김혜경 "배 사무관은 오랜 인연을 맺은 사람이다. 공사 구분이 부족했다"

함인경 "국민을 우롱하는 맹탕 사과"

네티즌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인데?"


김혜경 씨의 사죄 기자회견은 각 언론사의 생중계를 타고 전국으로 퍼졌다. 김 씨는 배소현 사무관과 오랜 인연을 맺어오며 여러 도움을 받아왔다고 설명하며 "공직자의 배우자로서 공과 사의 구분을 분명히 해야 했는데 제가 많이 부족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해당 '불법 의전' 논란에 차후 "수사와 감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떠오른다며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이라는 조롱이 뒤따랐다.


핵심은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로 재직할 당시 아내 김혜경 씨에게 전담 수행 공무원을 배치했으며, 공금 카드를 이용하여 식료품을 구매하게 하고 약 대리 처방을 비롯한 기타 잡무를 강제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황제 의전'이다 '갑질'이다 비판이 일었는데, 현행법상 대통령 영부인을 제외한 공직자의 배우자에게는 수행 공무원을 붙일 없다는 점에서 글에서는 '불법 의전'이라 표현하였다.


■불붙은 '선거 전쟁'... 사활을 건 진검승부


지난 2월 15일 공식적인 선거기간이 개시됐다. 대통령 선거까지 남은 시간은 단 3주.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안철수, 이른바 '빅 4 후보'는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한 진검승부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2월 15일

이재명 "국민들과 함께 미래로 나아가는 희망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

윤석열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세력 심판, 반드시 승리하겠다"

심상정 "기득권 양당 정치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후보"

안철수 "박정희에 이어 제2의 한강의 기적 반드시 만들어내겠다"


이재명 후보는 선거개시일 첫날 0시 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VTS)를 방문했다. 이 후보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전남 진도 VTS에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했던 기록이 남아있었다"라고 상기시키며 "위기에 강하고 유능한 대통령 후보인 이재명에게 기회를 달라"라고 호소했다.

윤석열 후보는 서울의 중심부 청계광장에서 출정식을 갖고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윤 후보는 출정식에서 문재인 정부를 향해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세력"이라 비판하며 "반드시 정권 교체하고 승리하겠다. 국민과 동행하는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통령 후보는 전라북도를 찾아 "호남은 대한민국이 정치적 고비를 맞을 때마다 진보와 개혁의 길을 안내해주셨다"라며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의 공고한 양당 정치를 타파하겠다 다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는 '보수의 심장'이라 일컬어지는 대구광역시에서 첫 발을 뗐다. 안 후보는 줄곧 과학과 미래 경제에 대한 강점을 강조해왔는데, 이와 같은 맥락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한강의 기적'을 언급하며 안철수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했다.


■말싸움이나 하자고 모인 거 아니잖아요?


대통령 선거의 백미는 역시 TV토론이 아닐까. 각 후보들이 개성 넘치는 정책을 가지고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논리와 달변을 뽐내는 각축장. 때때로 거친 비방과 중상모략이 오가기도 하고 웃지 못할 '똥볼'을 차며 자책골을 넣어버리는 등 온갖 해프닝을 낳았던 것이 바로 TV토론이다. 유권자의 보다 나은 선택을 보장하기 위하여 마련된 자리에서 우리네 후보들은 어떤 모습을 보여줬을까.


◎2월 3일

이재명 "RE100,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윤석열 "그게 뭐죠?"


공식 선거기간 개시 전인 2월 3일 지상파 방송 3사 초청으로 열린 첫 TV토론은 때아닌 'RE100' 논란이 일었다. RE100은 '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제품 생산을 위해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화 하자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토론회가 한창이던 가운데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향해 "RE100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냐"라고 물었는데, 윤 후보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그게 뭐죠?"라고 답했다. 가뜩이나 각종 토론회 등에엉뚱한 답을 하며 '아는 없다'라는 뼈아픈 지적을 받아왔던 윤석열 후보인데, 4차 산업혁명과 ESG가 세계적인 추세인 현시점에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사람이 RE100도 모르냐며 자질 논란에 불을 댕겼다.


RE100을 '리백'이라 읽느냐 '알이백'이라 읽느냐, RE100이 상식이냐 뭐냐 하는 소모적 갑론을박이 한차례 지나가니 '이재명 vs 윤석열' 구도의 본격적인 토론 전쟁이 펼쳐졌다.


◎2월 21일

윤석열 "화천대유 녹취록에 '이재명 게이트' 표현 있다"

이재명 "허위사실이면 후보 사퇴하라"


◎2월 22일

강훈식 "이재명 게이트는 입구에서 지킨다는 의미"

국민의힘 "귀를 의심할 만한 발언. 조용히 자숙하며 공부나 하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첫 TV토론회는 '화천대유 녹취록'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줄곧 서로가 서로를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이라 칭하며 열띤 공방을 벌여온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 먼저 칼을 꺼낸 것은 이재명 후보였다. 이 후보는 토론 중간에 미리 준비해온 패널을 내보이며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 씨가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는다", "윤석열은 죄가 많은 사람이다"라고 발언했다며 녹취록의 일부를 공개했다. 그러자 윤석열 후보는 즉각 반발하며 대장동 게이트에 연루된 김만배 씨나 정영학 씨는 "이재명 후보와 훨씬 가까운 측근이다"라며 해당 녹취록의 말미에 '이재명 게이트'라는 표현이 나온다고 반격했다. 이에 후보는 언성을 높이며 '이재명 게이트'라는 표현이 "허위 사실이면 (대통령 후보를) 사퇴하시겠느냐"라며 노발대발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해당 녹취록에서 김만배 씨가 '이재명 게이트'라는 표현을 썼다는 사실이 보도를 통해 밝혀지며 이 후보의 분노는 갈 곳을 잃게 되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있는 강훈식 의원이 "이재명 게이트는 (이재명이) 입구를 지킨다는 의미"라고 에둘러 두둔하고 나섰는데, 그러자 국민의힘 대변인단은 논평에서 "초등학생 영어 수준도 안 된다"라며 황당한 궤변은 그만하고 공부나 하라 조롱으로 응수했다.


횟수를 거듭하며 온갖 말싸움이 난무하고 비아냥과 말 바꾸기가 판을 친 TV토론회. 여느 대통령 선거 때와 다를 바 없이 '갈등'만 있었지 '정책적 비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의 열띤 경쟁은 애꿎은 심상정 안철수 두 후보만 소외시켰다. 오죽하면 정치 '짬밥' 20년인 '대선배' 심상정 후보가 토론회 이후 인터뷰에서 "질문을 한 번도 못 받았다. 후보들이 의리가 없다"라고 토로하겠는가.

혀 끝으로 벌이는 난투극을 소개하며 이달의 말말말 '월말정산'을 마무리한다.


◎2월 22일

이재명 "(윤석열과의 토론은) 벽에 대고 얘기하는 느낌이었다"


◎2월 23일

이재명 "(윤석열) 어디 '겁대가리' 없이 국민에게 달려드나?"

이준석 "(이재명) 이성을 잃어가고 있다"


◎2월 25일

이재명 "(윤석열은) 빙하 타고 온 둘리 같다"

윤석열 "팩트에 근거한 정상적인 질문을 하라"


윤석열 "(대장동 사태 몸통은) 이재명 후보라는 게 명백"

이재명 "(尹 아버지) 그들에게 집 팔고 이익 봤지 않나"


이재명 "(우크라이나 사태) 초보 정치인 대통령이 러시아 자극해서 충돌"

윤석열 "(이재명은) 안보관이 부족하고 내용을 모르는 듯"


*이 글은 필자 개인의 생각이며 소속사 및 특정 집단과 관계가 없음

매거진의 이전글 [월말정산] 말로 보는 정치 이슈 (1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