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서울시장선거
吳 4선 굳히기? 宋 대역전?
어제(19일) 부로 제8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의 공식 선거기간의 막이 올랐다. 앞으로 4년간 전국 방방곡곡, 우리 마을 구석구석을 책임질 '일꾼'을 뽑는 지방자치의 대축제가 시작되었다. 오세훈 후보가 4선 고지에 오를 것인가, 송영길 후보가 막판 대역전극을 펼칠 것인가. 얄팍한 시선으로 겉핥기 해보자.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시장은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꽃가마'일 것이다. 서울시장은 때로는 대통령으로 직행하는 코스가 되었고, 때로는 흔들리는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 구태여 출마를 감행하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하여 '4선 서울시장'의 위업을 달성하고자 한다. 정치인생 내내 유력한 '대권 유망주'로 불리던 오 후보는 2011년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캐삭빵'을 내지른 뒤 정치적 슬럼프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지난 20대, 21대 총선에서 내리 고배를 마시며 절치부심한 그는, 지난해 7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부하 여직원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뒤 무책임하게 자살하며 실시하게 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당선하며 재차 '대권주자'의 반열에 올랐다.
이런 오세훈 후보가 사상 최초의 '4선 서울시장'을 달성한 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대통령의 권좌를 향해 직진할 것이라는 사실은 모두가 아는 비밀이다.
반면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현직 3선 시장을 상대로 '험지'에서 나름의 성과를 내야 한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가 낙선함에 따라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을 사퇴한 송 후보는 "졌으니까 서울시장 출마로 책임지겠다"라는 논리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누가 나와도 무조건 지는 게임'으로 치부되는 서울시장선거에 직접 뛰어들어 패배의 쓴맛을 감내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그가 서울시장에 출마한 진짜 이유는 '이재명 살리기'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른다. 세간의 따가운 눈초리를 애써 회피했으나, 송 후보가 서울시장에 출마하기 위하여 현직 국회의원을 사퇴함으로써 공석이 된 지역구 '인천 계양 을'에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입후보 함으로써 이 설은 힘을 얻게 되었다. 정권교체로 인해 구속 수감의 공포에 빠져버린 이재명 전 지사에게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이라는 방탄조끼를 입히기 위한 '충신(忠臣)'의 자세였다고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다.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서울시 바로 세우기, '관변 시민단체 청산', '재개발·재건축 신속통합기획' 확대
약자와의 동행, '안심 소득', '고품질 임대주택', '청년에게 기회와 희망을'
미래를 위한 투자, '문화랜드마크', '녹지생태 도심', '수변 감성도시' 조성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글로벌 서울, '유엔 아시아 본부 유치', '국제학교', '기회의 땅' 조성
5선 당대표 출신... 부동산 문제 국회와 협치, 국무회에서는 "쓴소리 백신 역할"
대선 패배 책임론... "아직 은퇴할 나이 아니고 열정과 에너지 있다"
풍문에 따르면 오세훈 후보의 캠프는 서울시장의 캠프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규모로 꾸려졌다고 한다. 오 후보를 지지하는 현역 국회의원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보좌진을 파견하여 물심양면으로 총력 지원하는 등 사뭇 '대선후보 캠프'에 비견할 정도라고 한다.
이러한 현상에 일각에서는 오 후보가 서울시장 4선을 준비하는 동시에 2027년 제21대 대통령 선거까지 '한 큐'에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오 후보 본인은 "아직은 내가 실력도 성품도 많이 부족하다"라며 손사래 치고 있으나, 내부 상황에 정통한 한 인사는 이와 같은 사실을 애써 부인하지 않았다.
한편으로 송영길 후보 캠프에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과 김진욱 전 청와대 행정관을 비롯한 문재인 청와대 출신 인사가 널리 포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문재인 정부에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을 지낸 김기만 전 춘추관장 등 'DJ-盧' 정부 출신의 이른바 '올드맨'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오세훈 후보 캠프 관계자 Y 씨는 "100%라는 것은 없지만 거의 확실히 우리가 승리한다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서울시장 3선 고지에 오른 오세훈 후보가 행정 능력과 인지도 면에서 송영길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미 유리한 고지를 점한 오세훈 후보 측은, 연일 쏟아지는 '이슈'와 갈대처럼 변하는 '민심'을 큰 틀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그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판세 굳히기에 들어갈 생각이다.
Y 씨는 오세훈 후보의 강점이 "행정 전문성"에 있다며 "참모의 능력을 잘 끌어내기도 하지만, 후보 본인 자체가 경제, 부동산, 교육, 복지 등 전반에 걸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여담으로 과거 서울시장에 재임했을 당시 소위 '엄마부대'로 불리는 중년 여성을 중심으로 '잘생기고 일 잘하는 시장'이라 평가받을 만큼 출중한 실력은 물론 수려한 외모까지 겸비했다고 혀를 내두른다.
반면 송영길 후보의 언론 고문 역할을 맡고 있는 전직 청와대 관계자 K 씨는 송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동아일보의 의뢰에 따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 앤 리서치'가 지난 14일부터 15일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과반을 넘는 52.4%를 얻었다. 27.2%에 그친 송영길 민주당 후보와의 격차를 25.2%p만큼 벌리며 크게 앞서는 형국이다.
그러나 K 씨는 과거 오세훈 후보가 총선에 출마했을 당시, 막바지 여론조사에서 15%p 이상 리드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선에서 역전패당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오세훈 후보는 여론조사 공포증이 있다. 오히려 불안해하고 있을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은 오 후보 본인도 인식하고 있다.
한편으로 그는 송 후보의 강점에 대하여 "풍부한 경험"에 있다며 5선 국회의원과 인천시장을 거치며 경력과 경험을 쌓았고, 이러한 송 후보야말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책임질 유일한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개시로부터 약 3주 만에 치러지는 만큼, 0.73%p 차이로 희비가 엇갈렸던 보수-진보 간의 '대통령 선거 2차전' 성격을 띤다. 보수진영에서는 "대통령이 제대로 일할 수 있게 해 달라,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국정운영에 힘을 싣겠다"라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호소했다.
반면에 진보진영은 막판까지 선거 전략에 고심하는 모양새였다. 그도 그럴 것이 임기를 시작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정권을 상대로 '심판론'이니 '견제론'이니 하는 야당 특유의 전략적 메시지를 사용하자니 영 모양새가 궁색했기 때문이다. 결국 진보진영에서는 하는 수 없이―진부하지만 그럭저럭 잘 먹혀왔던―"유능한 일꾼"을 강조하고 나섰다.
과연 1,000만 서울 시민의 민심은 어디를 향할 것인가. 똑딱똑딱, 정치의 시계가 빠르게 돌아간다.
*이 글은 필자 개인의 생각이며 소속사 및 특정 집단과 관계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