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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자와 모과 Mar 29. 2024

2024년 3월 소비단식


3월은 소비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봄이 와서 그동안 만나지 못한 지인들을 만나느라 분주한 한 달이었다.

몇 년 만에 만나는 친구들도 있었다.

갑자기 여기저기서 연락이 와 이번 달에 나만 모르는 뭔가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내가 이렇게 아는 사람이 많았던가.


단짝 친구에게 상황을 얘기하니 놀라서 되묻는다.

“너 나 말고 친구가 또 있었니?”

만남으로 정신없는 한 달이었다.     


감기로 일주일 동안 고생하기도 했다.

아프니 음식 만드는 게 버거워 외식을 많이 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낫지 않을까 싶어 마음 편히 돈을 썼다.

낫긴 나았는데 나을 때가 되어 나은 건지, 푹 자서 나은 건지, 좋은 음식을 먹어 나은 건지는 모르겠다.

나 같은 경우엔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약해져 돈을 더 쓰게 된다.  

   

희한하게 토요일마다 날이 좋아서 사방팔방 돌아다녔다.

부모님과 강릉 여행도 다녀왔다.

봄이 오니 마음이 하늘하늘 날아간다.

절약은 봄 여름보다는 가을 겨울과 짝이 맞는 것 같다.

추우면 밖에 나가기 싫어지고 집에 있으면 돈 쓸 일이 줄어든다.    

  

대출 상환, 적금, 주식 매입, 공과금, 카드 값을 내고 나면 잔고는 깔끔하게 비워진다.

마음은 여유로운데 여윳돈은 없다.

돈 버는 건 이토록 어렵고 돈 쓰는 건 이토록 쉽다. 


3개월간 지출 내역을 살펴보니 아껴 쓰겠다는 생각 없이 먹고 싶은 거 먹고, 가고 싶은 데 가고, 사고 싶은 거 사면 한 달에 60만원이 더 든다. 

절약하겠다고 마음먹을 때 아낄 수 있는 돈이 매달 60만원이라는 의미다.

그냥 알바로 60만원을 벌어서 마음 편히 살면 되지 않을까?     


대부분의 파트 타임 일은 한달 내내 일하는 요일이 고정되어 있다.

내가 원하는 시간은 선택할 수 있지만 그 일을 몰아서 일주일 만에 끝낼 수는 없다.

한 달에 일주일만 일하는 파트 타임을 찾을 수 없으니 60만원을 아껴야 한다.

내 일상을 고정시키지 않기 위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다. 

미래는 멀고 이 돈 아껴서 뭐가 달라질까 하는 마음이 불쑥 들기도 한다. 

달라질 거라는 강한 확신이 없으면 저축은 어렵다.

4월엔 60만원을 줄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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