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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자와 모과 Mar 01. 2024

2024년 2월 소비단식(2)

2028년 1년 휴직 프로젝트


2월은 대략 실패했다.

1월보다 1.5배 돈을 더 썼다.   

   

운동복을 몇 벌 새로 샀다.

요가복이 넘쳐나지만 타이즈처럼 쫀쫀한 옷들뿐이다. 

4년 전 나는 무슨 생각으로 저걸 샀단 말인가?

숨쉬기 힘들 정도로 달라붙는 옷들. 압박붕대도 아니고.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요가복을 샀어야 했다.     


요리가 귀찮다고 외식을 선택한 적은 없지만 가족 모임 때 비용이 많이 나갔다.

부모님과 식사도 몇 번 했고 남편과 여행도 다녀왔다. 

장바구니 물가도 여전히 높아 식비도 많이 썼다. 

남편이 제빵에 필요한 식품(크림치즈, 바닐라빈, 버터, 각종 밀가루)도 잔뜩 구입했다.

잘 먹고 잘 살았다.     


남편 월급은 들어오자마자 각자의 구멍으로 신속하게 빠져나갔다.

통장에는 숫자들만 어지럽게 찍혀있다.

헌금을 드릴 때만 돈의 실체가 느껴진다.    

 

돈은 흘러가는 에너지다.

한번 쓰면 계속 쓰는 게 쉬워진다. 

한번 안 쓰면 계속 안 쓰는 게 쉬워진다.

돈이 잘 흐르고 잘 머무를 수 있게 조절하는 법을 배우며 살아간다.

매달 새로운 일이 생기기에 살림을 꾸려나가는 건 흥미진진한 일이다. 

어디서 돈을 줄일 것이냐. 어디서 돈을 가져올 것이냐.

실시간으로 펼쳐지는, 지루할 틈이 없는 현실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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