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소비단식

by 유자와 모과
컵케이크 만들기.jpg


연말이라 뭔가 바쁜 기분은 들었지만 일상은 한가로운 한 달이었다.

모과가 남은 휴가를 매주 금요일마다 썼다.

둘이 느긋하게 크리스마스 트리도 보러 다니고 새로운 골목길도 걸었다.

미술관도 가고 영화도 보았다.


온갖 빵을 만들고 요리했다.

아침을 먹고 나면 점심이었고 잠시 쉬면 또 저녁이었다.

대부분 집에서 만든 음식이 더 맛있었기에 부지런히 장을 보고 만들었다.

외식을 하게 될 땐 튀김처럼 집에서 하기 어려운 메뉴를 골랐다.


밥값이 정말 많이 올랐다.

평범한 쌀국수 한 그릇도 만 원이 넘는다.

몇 년 전만 해도 둘이 5만원이면 맛있게 식사할 장소가 꽤 있었다.

이젠 그만큼 만족스러운 기분을 느끼려면 얼마를 더 줘야 할지.

좋은 걸 맛볼수록 맛의 기준은 점점 올라간다.

이젠 눈높이가 높아져 왠만한 식당에선 만족을 느낄 수 없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화덕 피자를 좋아하기에 그동안 서울에서 맛있다는 피자집은 가볼만큼 가봤다.

여행을 가서도 마찬가지.

맛있는 피자 데이터가 차곡차곡 쌓이니 이젠 새로운 식당에서 피자를 먹을 때면 저절로 이런 생각이 든다.

'맛있긴 한데 거기보단 못한걸. 뭔가 좀 아쉽네.'

더 좋은 음식을 맛볼수록 입맛은 사치스러워진다.

맛의 절제가 필요한 시기가 온 것 같다.


단순히 끼니를 때우기 위해 만 원 넘는 돈을 주고 밖에서 먹는 게 내키지 않는다.

장바구니 물가도 여전히 오르고 있다.

5천원부터 사먹었던 오아시스 도제식빵이 점점 가격이 올라 6천원이 되었을 때 얼마나 놀랐던가.

며칠 전에 6200원으로 인상된 걸 보니 이젠 좀 무서워진다.


원화 가치가 뚝뚝 떨어져 일상의 작은 부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제가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정부에서 계속 돈을 푸는 이유는 뭘까?

공짜로 뿌려지는 돈은 공짜가 아니다.

물가가 오르고 세금에 반영된다.

이럴수록 자산을 가진 자와 없는 자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질 뿐이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월급이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선물, 생신 선물, 결혼식 축의금, 장례식 부의금, 헬스장 결제 등으로 자잘하게 돈이 나갔다.

뭉치니 커졌다.

2년 뒤 모과 휴직을 위해 올해 1500만원을 저축했다. 내년 목표는 1700만원이다.

적금 붓느라 주식 투자는 조금밖에 못했다.

내년엔 좀 더 아껴 주식 투자금도 키우고 싶은데.

1년간 외식 금지 프로젝트라도 해야 하나? 생각 좀 해봐야겠다.


하고 싶은 일 다 해 보고, 먹고 싶은 거 다 먹어 본 한 해였다.

내년엔 요리 분야에 관심을 좀 더 가져보려 한다.

음식을 자유자재로 만들수록 삶의 질도 향상되고 돈도 아낄 수 있다.

청소와 정리 분야는 마스터 했으니 요리만 정복하면 나는 하산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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