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먹을래? 짬뽕 먹을래?
나는 언제나 짜장면을 선택한다.
짜장면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좋아하는 음식이다.
전국에 유명하다는 짜장면은 다 먹어봤다.
경기도에 살 때는 수원, 의왕, 평촌 중국집을 싹 방문한 후 세 곳을 선정해 돌아가며 먹었다.
다시 서울로 이사 온 지금은 짜장면을 먹으러 안산을 넘어 연희동까지 걸어간다.
짜장면에 엄청난 양의 설탕과 MSG가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 먹을 수는 없다.
방문 횟수를 줄이는 걸 택한다.
젊을 땐 매주 짜장면을 먹어도 거뜬했다.
이제는 먹고 나면 뾰루지가 생기고 속도 더부룩해져 두 달에 한 번 가는 식이다.
짜장 소스의 기름진 맛을 좋아한다.
집에서도 중국집 맛을 내려면 춘장이 필요하다.
최소한의 재료이지만 최대한의 맛을 끌어내는 존재다.
짜장 가루를 넣는 게 2차원이라면 춘장을 쓰는 건 3차원의 세계다.
둘 사이 간극을 메꿀 방법을 찾느니 귀찮더라도 춘장을 선택하는 게 낫다.
춘장은 삶은 콩에 밀과 소금을 섞어 발효시킨 장이다.
여기에 캐러멜색소와 각종 조미료를 섞으면 우리가 아는 까만색 춘장이 된다.
마트에서 쉽게 접하는 춘장은 가장 작은 게 250g이다.
나는 항상 반만 덜어 쓰고 나머지 반은 밀봉해 냉장고에 넣어둔다.
이제 중국집 짜장소스를 만들어보자.
아참, 돼지고기도 중요하다.
짜장이나 카레에 넣는 고기는 잘게 다져 씹히는 맛이 느껴지지 않는 걸 좋아한다.
깍둑썰기한 카레용 돼지고기만큼 맛없는 것도 없다.
따라서 내 취향대로 유니짜장을 만들려 한다.
다짐육은 저렴하다.
동네 정육점에 가서 돼지고기 다짐육 200g을 달라고 했다.
집에 와 확인하니 280g이 찍혀있다.
1등급 플러스 가격이 4천원이라 다시 가서 따지기도 민망하다.
그렇다. 돼지고기도 소고기처럼 등급이 있다.
돼지고기 등급제는 고기 품질에 따라 1 플러스부터 3등급까지 4단계로 나뉜다. 1+, 1, 2, 등외 순이다.
내가 잔잔바리 손님이라 대충 무게를 쟀겠지.
잔잔바리 손님이 되기 싫어 삼겹살 500g을 더 샀는데도 말이다.
다짐육 많은 게 왜 문제가 되냐면, 고기양이 많으면 맛의 조화를 위해 채소 양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야채가 많아지면 전체 양이 늘어나 둘이 한 끼 먹고 끝낼 수 없다.
다짐육은 갈아놓은 고기라 공기에 접촉하는 면이 많다.
빨리 조리하지 않으면 상하기 쉽고 풍미도 떨어진다.
어쩔 수 없이 다 볶아야 한다.
고기 양을 보니 감자 2개, 양배추 한 주먹, 양파 반 개, 대파 듬뿍, 마늘 다섯 알이면 적당할 것 같다.
감자, 양배추, 양파는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아주 작게 깍둑썰기하자.
우선 춘장을 볶자.
작은 냄비에 기름을 넉넉하게 넣고 춘장도 120g 정도 넣는다.
중약불에 3분 볶은 후 한쪽에 치워둔다.
다음으로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다진 마늘, 대파, 양파를 넣어 약불에 볶자.
처음부터 춘장을 팬에서 볶고 그릇에 덜어두면 안 될까?
설거짓거리도 줄일 겸 말이다. 그래도 된다.
다만 후라이팬 밑면이 넓다면 기름도 더 많이 필요하다.
기름이 후라이팬에 넓게 퍼져 층이 얇아지면 춘장이 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마음 편히 작은 냄비 쓰는 걸 택한다.
야채를 볶다 양파가 노릇노릇해지면 다짐육을 넣어 함께 볶는다. 소금과 후추도 조금 뿌린다.
고기가 다 익으면 감자와 양배추를 넣고 뚜껑을 덮어 익힌다.
양배추에서 수분이 나오니 물은 넣지 않아도 된다.
스트레칭도 하고 핸드폰도 보다 뚜껑을 열어 감자를 찔러보자.
푹 들어가면 다 익은거다.
약불로 켜둔 채 냄비에 들어있던 춘장을 후라이팬에 넣는다.
뒤적여 보았을 때 너무 뻑뻑하면 물을 조금 넣자.
전분을 풀어도 되지만 나는 진한 맛을 좋아해 넣지 않는다.
춘장은 짠맛이 강조되었으니 맛의 균형을 위해 설탕 2스푼을 추가하자.
다 되었다.
중국집 짜장면과 똑같은 아우라가 풍긴다.
맛은 어떨까?
평생 짜장면만 선택했던 사람의 레시피이니 믿어도 된다.
둘이 배부르게 먹어도 소스는 남는다.
남은 건 다음 날 라면 사리 하나를 끓여 짜장소스와 볶아보자.
볶을 때 물을 조금 추가하자.
짜장면 맛은 어떨까?
당연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