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하고 마법같았던, 최고의 영화 <라라랜드>

매주 영화 보는 남자 BIFF <라라랜드> 특집 리뷰

매주 개봉일에 영화를 몰아 보고,

영알못도 이해 하는 쉬운 리뷰를 씁니다.

'매주 영화 보는 남자'


기대작 <라라랜드>를

철저히 파헤치는 본격 특집 리뷰

(2016 부산국제영화제로 미리 만나 봤습니다)

지금 보니 포스터가 <라라랜드>의 여러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네요. 황홀하고 아름다운 영화의 온도와 분위기, 멜로영화이기에 앞서 흥이 넘치는 뮤지컬 음악영화, 환상적인 케미를 자랑하는 우리의 엠마와 라이언. 에고, 벌써 다 이야기해버렸네.

다들 아시다시피 이 작품 때문에 제가 부산국제영화제에 왔을 정도로 기대가 컸던 작품이었는데, 그만큼 만족감도 큰 작품이었어요. 물론 애초 예상했던 혹은 기대했던 부분과 다른 부분이 있어 분명 실망한 부분도 있었지만, 이건 단순히 방향의 문제지 작품 자체의 문제는 아니었네요.

<라라랜드> 홍보 포스터에서 ‘마법같은 영화’ 라는 카피를 본 적이 있어요. 맞습니다. 이 영화를 한 줄로 표현하라면 저는 ‘황홀하고 아름다운 마법같은 영화’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보는 내내 눈과 귀가 바쁜 영화였어요.

관객의 시각과 청각의 최대치를 쓰게 하는 작품이라 생각해요. 진짜 눈이랑 귀 둘 다 호강하는 영화.

1차와 2차, 두 번에 걸쳐 공개된 <라라랜드> 예고편을 보고 반해버린 저는 그 느낌과 감정을 폭발시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설레는 마음을 가득 안은채 영화의 전당 하늘연극장으로 영화를 만나러 갔죠. 그리곤 난데없는 오프닝 시퀀스에서 살짝, 아니 매우 당황을 했어요. ‘아, 맞다. 이 영화 <위플래쉬> 감독이 만든 뮤지컬 음악영화였지!’. 오프닝부터 흥넘치는 단체 뮤지컬 씬이 나와요. 이 영화로 제대로 놀아보겠다는 감독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했고.

네, 맞습니다. 이 영화는 뮤지컬 음악영화예요.

물론, 엠마와 라이언이 나오는 멜로영화이기도 해요. 맞는데...<라라랜드>를 말하는데 ‘멜로영화’로 말하기 앞서 무조건 ‘뮤지컬 음악영화’라는 특징이 최우선입니다. 예고편으로 포장하고, 예고편으로 팔고 있는 <라라랜드>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는 이야기예요. 사실 저 또한 예고편을 보고 <노트북>같은 가슴 아프고, 아려오는 사랑 이야기를 기대했습니다. 그것만 기대하신다면 분명 저처럼 실망하실 공산이 커요.

제가 기억하는 <라라랜드>는 내내 흥이 넘치고, 음악이 함께 하고, 긍정에너지 가득한 동적인 영화입니다. 차분하고 정적인 멜로드라마와는 거리가 상당히 멉니다. 물론 차분한 씬도 있죠. 그치만 영화의 저반에 깔려있는 분위기는 ‘흥부자’라는 겁니다. 무겁고 우울한 분위기와는 애초에 담 쌓고 만든 영화예요. 다미엔 차젤레의 본격 놀아보자!!!!!

<라라랜드> 각본을 <위플래쉬>를 만들기 한참 전에 써놨지만, 투자와 지원을 못 받아 좌절감 속에 <위플래쉬>를 썼다는 기사를 봤는데, 지금 가만 생각해보니 이해가 되네요. 그래서 <위플래쉬>는 악에 받친 영화였고, <라라랜드>는 감독이 하고 싶었던 것이 총망라되어 있는, 그것들이 관객에게 총공세를 펼치는 영화가 아닌가 생각해요. 한편으로는 소름돋는 이야기죠. <위플래쉬>의 대박이 없었다면 이렇게 황홀하고 아름다운 경험을 제 인생에서 못 했을테니.

아무튼, 단순히 <라라랜드>를 ‘엠마와 라이언이 나오는 멜로’라고 말하기에는 다른 특징들이 정말 많은 작품이예요. 대표적으로 뮤지컬영화라는 것. 그렇다고 춤과 노래가 내내 이어지진 않아요. 그래도 <시카고>나 <물랑루즈>같은 뮤지컬영화를 접해보지 않으신 분이라면 당황하실 수 있을 것 같긴해요. 제가 둘 다 안봤거든요 헤헤..<라라랜드>를 만나보기에 앞서 뮤지컬영화를 몇 편 찾아보시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겠네요.

수 많은 뮤지컬씬에서 단연 기억에 남는 씬은 엠마와 라이언이 나란히 걷다 아름다운 야경을 보고나서 처음 합을 맞춰보는 장면이었어요. 탭댄스가 어우러진 두 배우의 움직임과 몸짓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부분만 계속 돌려보고 싶을 지경이예요. 보면서 지난 2012년 아카데미 최다 부분 수상에 빛나는 무성영화 <아티스트>의 마지막 씬도 생각났구요.

엠마와 라이언의 단독 뮤지컬씬도 그에 못지 않습니다. 몰랐는데 예고편에 나왔던 두 노래를 엠마와 라이언이 직접 부른 노래들이었더라구요. 와. 진짜 ‘City of Stars’를 라이언이 휘파람 불면서 딱 부르는 씬을 보는데 온 몸에 전율이...‘City of Stars’는 그 외에 영화 전반에 계속 나오는 음악이예요. 연주곡으로 변주가 되어 연주되기도 하고. 아마 영화를 보고 나오시는 분들은 휘파람으로 ‘City of Stars’를 불면서 집으로 향하게 되지 않을까..사실 제가 그랬지요. 영화 후반부 엠마 스톤의 단독 뮤지컬씬 ‘Audition’은 보면서 울컥했습니다. 극 중 상황이 영화 오디션을 보는 씬인지라 엠마 스톤 본인도 엄청나게 몰입해서 힘있고 간절하게 노래를 하는데...와 저는 진짜 노래를 잘하면서 감정도 저렇게 잘 나타낼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적어도 이런 느낌을 뮤지컬이 아닌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적은 없었거든요. 아마 많은 분들이 저 장면에서 감정적으로 울컥하셨을 꺼라 생각해요. <라라랜드>의 수 많은 백미 중 하나입니다.

<라라랜드>는 뮤지컬영화이자 재즈영화입니다.

누가 <위플래쉬> 감독이 만든 영화 아니랄까봐 아주 본인만의 인장, 아이덴티티를 여기서 확실히 박아버리더라구요. 영화에서 재즈를 다루는 정도가 단순하지가 않더라구요. 극 중 라이언 고슬링이 재즈 피아니스트로 나오는 덕에, 라이언이 직접 연주하는 황홀한 재즈 피아노의 선율에도 빠질 수 있었어요. 여기에 제작에도 참여하고 극에서도 조연으로 나오는 존 레전드. 영화에 라이브 무대도 나오는데, 존 레전드의 꿀보이스가 정말 음악영화 <라라랜드>에 화룡점정을 하더라구요. <위플래쉬> OST를 한동안 들으면서 다녔는데, 아마 <라라랜드>가 개봉하는 12월에는 많은 분들이 <라라랜드> OST와 함께 2017년을 맞이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현재 네이버 뮤직에 라이언 고슬링이 부른 ‘City of Stars’만 서비스 중입니다. 얼른 음원을 내놓으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또 <라라랜드>는 음악으로 관객의 귀만 매료시키는 게 아니라 눈마저도 매료를 시킵니다. 눈이 멀어요 진짜. 사실 음악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적일 정도로 호강이 되는데, 진짜 충격은 비쥬얼이었어요. 살면서 봤던 영화 가운데 가장 눈이 황홀했던 영화였습니다. 최근 우디 앨런 감독의 <카페 소사이어티>를 보면서 ‘아 역시 이쁜 영화는 우디 앨런옹이 체고시지’했었는데..이 말 취소할래요. 다미엔 차젤레 TKO승. 겨울에 시작해서 겨울에 끝나는, 사실상 5막으로 나눠져 있는 영화의 특성상 계절감도 중요했는데, 바뀌는 계절마다 화면에 이걸 어떻게 표현을 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아무튼 색채나 표현같은 부분은 영화 공부하시는 분들이 보면 아마 눈 돌아갈거예요. 멘탈 잘 잡고 보셔야 할 듯. 그만큼 너무나도 이쁘고 아름다운 장면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너무 이뻤어요. 이것만으로도 데이트용 영화로는 합격점.

<라라랜드>를 이야기하면서 또 남녀주인공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죠. 제가 장담하건대, <라라랜드>를 본 남성 관객들은 엠마 스톤에, 그리고 여성 관객들은 라이언 고슬링에 반하게 될 거예요. 아, 남성 관객들이 라이언 고슬링에 반하고 여성 관객들이 엠마 스톤에 반할 수도 있겠네요. 저는 책임 못 집니다.

이번 베니스영화제에서 이미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내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이 점쳐진다는 소식에 도대체 어떤 연기를 펼쳤길래 그럴까 호기심이 강했는데요. 어떤 분이 <라라랜드> 리뷰에 이렇게 쓰셨더라구요. ‘엠마 스톤은 <라라랜드>에 출연하기 위해 태어났다’. 맞습니다. 백 번 천 번 공감합니다!!! 진짜 감정선을 표현하는 연기가 정말 뛰어났어요. 때로는 푼수같은 모습으로, 때로는 사랑에 빠진 여인으로, 때로는 아름답고 고혹적인 매력을 뽐냈으며, 연기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배우의 모습까지. 맡은 캐틱터가 생각보다 입체적이더군요.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건 단연 배우로서의 모습이었습니다. 아마 엠마 스톤 본인도 배우이기에 몰입하여 매우 휼륭한 연기를 보여줬다 생각해요. 여기에 영화 내내 인형같은 모습으로 보는 이의 혼을 빼놓습니다. 원래 팬이었고 엠마 스톤 때문에 이 영화를 기다려온 저로서는 그래서 더욱 황홀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라이언 고슬링 이야기도 안할 수가 없어요.

가난하지만 재즈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재즈 피아니스트로 분한 라이언 고슬링. <나이스 가이즈>에서 밑도 끝도 없는 모습은 이제 안녕! 본연의 가장 멋있고 가장 잘하는 절제된 모습과 여주인공을 옆에서 서포팅해주는 역할을 맡아 자신의 매력을 뽐냅니다. <드라이브> 때 생각도 나고 좋았네요. 멋진 남성의 모습과 사랑에 빠진 남자, 그리고 재즈에 대한 열정에 불타는 아티스트의 모습. 엠마 스톤같이 극 중 여러 모습을 모두 완벽하게 보여주며 강렬한 눈빛으로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녹입니다.

특히 피아노로 연주할 때는 하...저도 녹았습니다 헤..여자분들 정줄 놓는다에 한 표입니다.

이렇게 휼륭한 두 배우는 제가 봤던 어떠한 영화 속 커플보다 좋은 케미를 자랑해요. 서로 티격태격하는 모습, 사랑에 빠진 모습, 꿈과 목표에 대해 서로 이야기나누는 모습. <위플래쉬> 마일즈 텔러와 <해리포터> 엠마 왓슨이 먼저 캐스팅될 뻔했다고 하는데...절대! 네버!!! 상상할 수, 상상하고 싶지도 않네요. (엠마 왓슨은 미녀와 야수 촬영스케쥴 때문에 고사를 했고, 마일즈 텔러는...판타스틱 포가 망해서 자신의 캐스팅을 빼앗겼다는 말도 있네요. 잘 했어 임마 짜식)

<위플래쉬>의 대머리교수님 J.K.시몬스도 나오는데 카메오 격으로 아주 잠깐 나옵니다. 대사 세네줄정도? 그런데 그 짧은 대사들이 <위플래쉬>를 보신 분이라면 터지는 대사들이더라구요. 하늘연극장 상영관 안도 깔깔깔. ‘<위플래쉬>를 사랑해줘서 고맙다, 덕분에 <라라랜드>를 만들게 돼서 너무 씐나!’라는 감독의 메시지이자 팬서비스가 아닐까 생각해요.

보면서 비슷한 영화로는 <비긴 어게인>이 생각났어요. 초반에 여주인공과 남주인공 이야기가 분리되어 진행되다 만나는 것, 그리고 음악영화라는 부분, 애덤 리바인처럼 현직뮤지션 존 레전드가 나와 연기도 하고 노래도 한 부분. 남녀주인공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부분은 <카페 소사이어티>도 생각났습니다. 물론, 여러 부분에서 이 영화가 몇 수는 위지만요.

결말도 그렇고 영화 자체도 그렇고 여운이 짙네요. 이 여운짙은 결말 때문에 부국제에서 미리 <라라랜드>를 만나보신 분들끼리 조금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은데..글쎄요. 이런 멋지고 휼륭한 영화가 단순 결말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건 이해가 조금 어렵습니다. 아마 개봉하고 일반 관객들 사이에서 결말 때문에 이야기가 나오긴해도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데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 두 주인공 엠마 스톤과 라이언 고슬링이 각각 남녀 관객들 저격해주고, 내용도 데이트용으로 무리없고 자극적이지도 않으며 무엇보다 개봉만 하고나면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싶은 관객분들이 전염병처럼 늘어날 것이 확실시 되기 때문에 (저도 포함이요 헤헤) 첫 주에 눈에 띄지 않아도 꾸준히 롱런해서 흥행도 대박이 날 것 같습니다. 아니 나야해요. 그만큼 재밌는 영화고,

그래서 많은 관객분들이 이 영화를 스크린에서 만나보셨으면 좋겠어요. 아, 진짜 다음회차 상영이 또 있었다면 바로 보고 싶었다니깐요. 아무튼 다미엔 차젤레 감독, <위플래쉬>에 이은 두 번째 장편 영화로 연타석 홈런을 쳤네요.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습니다. 차기작이 벌써부터 궁금하고, 기다려지네요.

간단히 리뷰를 하자면 간단히 할 수 있는데, 많은 분들이 기다리신 리뷰다 보니 이것저것 이야기하다보니까 글이 많이 길어졌네요. 리뷰가 길어서 읽기 귀찮으시다구요? 그럼 그냥 보시면 됩니다. 라라랜드 보세요. 두 번 보세요. 12월에 개봉하면 돈이라도 손에 쥐어줘서 극장에 보내고 싶은 심정입니다.

+ 진짜 <라라랜드> 하나 보겠다고 파주에서 부산까지 온 보람이 있었습니다. 부산에서 잊을 수 없는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양도표 제공해주신 천사분과 이 영화를 만든 다미엔 차젤레 감독에게 열렬한 사랑을 보내며 리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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