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플레이리스트를 작업 중입니다

by 알레

4번째 플레이리스트를 작업 중이다. 계획대로라면 이미 완성되어 업로드까지 완료했어야 했는데 생각보다 늦어지고 있다. 새벽 4시의 감성을 담아보겠다는 마음으로 이번 작업은 전곡을 피아노 연주로만 구성했다. 마음은 그랬다. 그러나 현실은 참 녹록지 않았다. AI로 연주곡을 만들 때 가장 어려운 게 머릿속에 떠오르는 소리를 프롬프트로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인데, 이번에도 다해서 거의 100곡은 생성한 것 같다. 정확히 세어보진 않았지만 중간에 1000 크레디트를 충전했는데 현재 200 크레디트 정도 남았으니 대략 그럴 것으로 추정된다.


평소 Gemini로 프롬프트 작업을 하다가 이번엔 중간쯤 막히는 구간에서 챗GPT에게 작업을 맡겨봤다. 와우! 생각보다 피아노 음향이 만족스러웠다. 순간 막히는 무언가 풀리는듯한 기분을 느끼며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그런데, 한 곡, 두 곡, 세 곡 작업이 진행될수록 점점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챗GPT가 작업해 준 프롬프트로 생성된 곡들은 도입부부터 엔딩까지 대체로 비슷하게 흘러갔다. GPT에게 물어보니 그게 맞다고는 했다. 오히려 이번 플레이리스트의 기획은 음악이 '연주'로 들리기보다 '음악이 놓여있는 상태'로 다가와야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의도는 알겠는데 그렇다고 그게 복붙 하는 느낌으로 이어지는 건 좀 아니지 않을까?" 진짜 눈앞에 사람이 있었으면 들려주면서 따져 묻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AI들은 음악은 인식하지 못한다.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챗GPT든 Gemini든 더 음악도 들을 수 있게 업그레이드되었으면 좋겠다. 진짜 답답한 속내를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도통 몰라 새벽이 다 가도록 머리 싸매고 있는 내 기분을 느껴봤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점점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할 때쯤 다시 Gemini에게 작업을 시켰다. 둘의 차이는 명확했다. 챗GPT는 철저히 통제된 명령형의 프롬프트를 생성해 주는 반면 Gemini는 분위기를 서술하듯 했다. 둘 다 장단점이 있는데, GPT의 장점은 그만큼 일관된다는 점이고 동시에 앞서 언급했듯 딱 내가 원하는 톤의 피아노 소리를 만들어 내긴 했다는 것이다. 반면 단점은 지독할 정도로 일관되어서 점점 이게 맞나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는 것이었다.


분위기를 서술하 듯한 Gemini의 프롬프트로 작업을 할 때의 장점은 생성되는 곡의 무드가 서사에 잘 맞는다는 것이었다. 반면 치명적인 단점은 '앰비언트 음악'을 연출하기 위해 특유의 기계소리 나 긁는 소리를 인위적으로 삽입한다는 점이었다. 정말 이것 때문에 프롬프트를 하나씩 삭제하면서 테스트해보느라 크레디트를 몇 개나 소모했는지 모른다.


물론 이러한 차이점은 다분히 내가 그렇게 의도했기에 발생하는 결과였겠지만 덕분에 나중에는 둘의 장점을 적절히 섞어가며 작업을 할 수 있었다.


이제 작업은 막바지에 이르렀다. 당초 계획은 어제 모두 끝내는 것이었는데, 새벽 5시까지 작업을 하고도 끝내지 못했다. 덕분에 오늘 하루 컨디션이 급격히 떨어진 상태로 하루를 보내야만 했다.


AI로 음악을 만들다 보니 마치 잃어버린 소리를 찾아 길을 떠난 소리꾼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낀다. 적당히 만족하고 타협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 설명할 수는 없지만 마음에 와닿을 때까지 작업을 반복하다 보니 매번 적잖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싶다가도, 조회수가 1이라도 올라가 있으면 괜스레 뿌듯함을 느낀다.


처음 플레이리스트 유튜브를 시작할 때의 마음은 빠르게 수익 창출을 해보겠다는 것이었는데 점점 영혼을 담아 개인 작업물을 만들어 내고 있는 나를 보며 아무래도 빠른 수익화는 점점 요원해진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다. 그래도 최소한 글을 쓸 때나 낮잠을 잘 때 내가 만든 음악을 틀어 놓을 만큼 내 마음에 쏙 드는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에 혼자 자부심을 느낀다.


오늘 처음으로 이 글 하단에 나의 채널 링크를 남겨볼까 한다. 그간 망설였던 이유는 한 편으론 부끄럽기도 했고 또 한 편으론 정말 들어줄 사람이 찾아와 듣는 게 채널 성장에 좋다는 말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공유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최소 고독하게 글을 쓰는 사람들에겐 괜찮은 음악이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글을 마치고 뒤이어 플레이리스트 작업을 완료하고 나면 바로 다음 기획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번엔 또 어떤 느낌으로 작업을 이어가 볼까. 아직 마땅히 떠오르는 아이디어는 없지만 '고독(Solitude)'라는 키워드에 머무르다 보면 또 어떤 길을 만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든다.


부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음악이길 바라본다. 글을 쓸 때처럼 음악을 듣는 순간 자신에게 더 깊어지는 시간이 될 수 있길 바라본다. 좋댓구알(좋아요, 댓글, 구독, 알림 설정)의 센스까지 발휘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 될 것 같다는 말도 끝으로 남겨본다. (미래의 구독자님께 미리 감사합니다.)



https://www.youtube.com/@SolitudeStudioMus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