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어제까지만 우리 좋았잖아. 오늘은 대체 왜?"
오늘도 방 안에서 플레이리스트 작업을 하는 중이다. 어제만 해도 마스터 프롬프트 하나를 만들어 몇 시간 만에 15곡을 모두 생성해 내는 성취감에 취해있었다. 심지어 밤 중에 업로드까지 완료했더니 뭔가를 해냈다는 기분이 오늘 하루를 충만하게 했다. 그런데, 어떻게 그 감정의 유통기한이 하루도 채 가질 않는 걸까.
초기 채널인 만큼 지금은 업로드 주기를 빠르게 하는 게 좋다고 해서 계속 쉬지 않고 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튜브 채널 운영을 위해 사용 중인 프로그램에서 '내 채널 분석' 기능을 돌려보았는데 현재 추이라면 수익 창출이 이뤄지기까지 7년이 걸린다는 암담한 피드백을 받았다.
물론 아직 초기라서 콘텐츠 숫자가 얼마 없기 때문에 알고리즘의 간택을 받기 어렵때문이라는 추가 설명이 있긴 했다. 아무리 그래도, 7년이라는 숫자를 보고 났더니 순간 의욕이 사라졌다.
어제 누군가 링크 하나를 공유해 줬다. 3주 만에 수익화의 모든 조건을 이미 넘어선 채널이라는 말에 궁금해서 얼른 링크를 타고 들어가 봤더니 납득이 되었다. 굳이 유튜브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직관적으로 느낌이 올 수밖에 없는 채널이었다. 콘텐츠는 8개뿐이었는데, 배너, 로고, 썸네일에 음악까지. 모든 게 마치 '여기가 핫플인가?' 싶은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대체 이 사람은 어떤 감각을 가지고 있길래 이런 채널을 만들 수 있단 말인가?' '대체 이 사람은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기에 이런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단 말인가?!' 자괴감이 느끼는 순간이었다. 단순히 보이는 것으로 그와 나를 비교할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허탈감이 밀려오는걸 어찌할 수는 없었다. 이럴 땐 빨리 다음 작업을 시작하는 게 답이다.
잠시 도취감에 젖어들게 만들었던 성취감도 내려놓고 늘 하던 대로 다음 작업을 시작했다. 8번째 영상은 어떤 메시지를 담아볼까.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원래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기획을 하는 건 늘 어려운 일이다. 채널의 방향에 대한 큰 그림은 있지만, 각각의 콘텐츠에 대한 디테일을 만드는 데에는 아직 상상력이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틈틈이 레퍼런스 채널들을 돌아다니며 영감이 오기를 고대해 보지만 그 또한 녹록지 않은 건 매한가지다. 그대로 글을 쓸 때도 늘 그렇듯 많이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단어나 문장, 또는 대화가 딱 걸려드는 순간이 있듯, 플레이리스트 콘텐츠도 많이 듣고, 많이 보다 보면 힌트를 발견하게 된다고 믿는다. 단지 아직은 그물이 듬성듬성 이어서 흘려보내는 게 더 많을 뿐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계속 작업을 이어가다 보니 덕분에 좀 속도는 높아졌다. 점점 작업에 나만의 리듬이 생기는 듯하다. 어차피 이 일을 선택한 이상 7년이고 10년이고 할 수 있는 만큼 쭉 할 계획이다. 하루짜리 성취감이라도 매일 쌓아가다 보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니 다시 의욕이 생겨난다.
자, 그럼 오늘도 밤을 달려볼 준비를 해보자. 일단 맘에 드는 음악부터 만들어 보자. 지금부터, 아니, 아이 재우고부터 요이 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