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 10시. 12번째 플리를 업로드하기로 나 자신과 약속한 시간이다. 그런데, 오늘은 예정에 없던 일정이 생겼다. 새벽에 마스터링 작업을 좀 하고 잘까 하다가 새로운 프로그램에 적응하는 정도로 마무리했는데 그때 그냥 작업을 좀 해둘걸 그랬다. 자고 일어나서 마무리하면 될 거라 생각하고 그냥 잤는데, 변수로 인해 덕분에 저녁에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없는 집중력도 다 끌어와야만 했다.
그래도 새벽 늦게까지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져 보는데 너무 신이 났었다. AI로 음악을 만들고 나면 음질에 대한 고민이 항상 뒤따른다. 무료 마스터링 사이트를 이용하면서 나름 음압을 높이는 작업을 하긴 하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컸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애플에서 제공하는 Logic Pro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해 봤다.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알고 있었던 터라 그동안 차마 사용해 볼 생각을 안 했는데 정말 고민 끝에 1개월 무료 사용이 가능하다는 걸 알고 용기를 내어보았다.
그런데 말입니다. 써보고 바로 들었던 생각은 이거였다. '와, 나 왜 진작 사용하지 않았지?' 진짜 결과물이 이제껏 작업했던 것과 전혀 달랐다. 아니 지금까지의 결과물을 싹 갈아엎어버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간의 목마름이 채워지는 기분이었다.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새벽 내내 이것저것 만져보다 보니 5시 30분 즘 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그냥 기분 좋은 정도가 아니라 오랜만에 막 설레는 느낌을 받다 보니 침대에 누워서도 계속 생각이 날 정도였다. 그래봐야 빙산의 일각도 아닌 Logic Pro라는 프로그램의 기능 중 겨우 티끌 정도 사용하는 수준일 텐데, 만약 잘 사용할 정도가 되면 그땐 또 어떤 기분이려나 괜히 혼자 김칫국 마시며 겨우 잠이 들었다.
시간이 흘러 오늘 저녁. 새벽의 설렘과 다르게 부랴부랴 마무리를 해야만 한다는 압박감이 밀려오고 있었다. 사실 밤 10시까지 업로드하지 못했다고 큰일이 일어나진 않는다. 누구도 뭐라 하지 않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그냥 나 혼자 호들갑인 상황이지만 그래도 지키고 싶었다. 최근 몇 번의 영상을 밤 10시에 업로드했기에 이 시간을 지켜보고 싶었다.
작업을 마치고, 남은 건 최종 영상을 랜더링 하는 작업만 남았다. 캡컷이라는 영상 편집 툴을 사용 중인데, 초반 20초 정도는 AI로 작업한 영상을 삽입하는 방법을 적용하다 보니 마스터링 하면서 또 부랴부랴 영상도 만들었다. 다행히 이번엔 한 번에 뚝딱 만족스럽게 나와서 어렵지 않게 넘어갔다.
캡컷에 먼저 영상을 순서대로 넣고, 영상이 끝나는 지점에 썸네일과 같은 이미지를 삽입했다. 그다음 마스터링을 마친 15곡의 트랙을 순서대로 붙여 넣은 후 약간의 컷 편집을 마친 뒤 랜더링을 시작했다. 파일 용량이 거의 30G에 달하다 보니 일전에 이 과정에서 시간이 꽤 걸렸던 기억이 났다. 아무래도 10시까지 업로드하는 건 어려울 것 같아 보였는데, 저녁을 먹는 동안 꽤 많이 진행이 되었다. 잘하면 마감을 지켜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제 최종 단계만 남았다. 유튜브에 업로드하는 단계인데, 여기가 또 시간을 꽤 잡아먹는 지점이긴 하다. 역시 파일 용량이 큰 게 문제다. 그렇다고 음질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아직까진 용량이 큰 WAV 파일로 업로드를 하고 있는데, 다른 분들의 경우 압축된 파일(MP3)을 사용해도 크게 문제는 없다고 하긴 했다.
이제 예약만 걸어두면 끝이다. 남은 건 시간 안에 끝나기를 바라는 것뿐.
다행히 12번째 콘텐츠는 마감시간을 지켜냈다. 과연 음질은 어떻게 되었을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업로드된 내 음악을 플레이해 봤는데 너무 만족스러웠다.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만 일단 스스로는 대만족이었으니 이번 건 이걸로 충분한 것 같다.
언제나 그렇듯, 업로드를 마쳤으니 바로 다음 콘텐츠를 기획해야 한다. 아직은 요령이 없어 매번 서두르지 않으면 일정을 제때 소화하지 못하는 초보 유튜버라 늘 바쁘기만 하다. 그래도 덕분에 어느 때보다 성취감을 느끼며 성장하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
이 작업을 하면서 깨닫는 건 사람은 일단 진하게 좋아하는 것 한 가지는 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기분이 전부라는 말이 있듯, 뭐라도 나의 성취감을 높여주는 게 하나 이상 있다면 그것으로 인해 나머지들의 결과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게 되는 것 같다. 하다못해 마음이라도 즐겁지 아니한가.
플레니스트 유튜브 덕분에 뭔가 마음 한구석 응어리를 풀어내는 기분이다. 덕분에 오랜만에 긍정의 에너지도 차오르는 걸 느낀다. 이 느낌 이대로 쭉 상승 곡선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앞으로도 킵고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