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고 있다는 증거

- [Vol.11] 목요일 라이프 매거진

by 알레

지난 한 주간, 그리고 최근 한 달여의 시간 동안 지배적으로 머물렀던 생각은 '성장'에 대한 것이었다. 전반적인 감정선은 긍정보다는 부정에 더 치우쳐 힘겨운 감정의 줄다리기를 하듯 그런 시간을 매일같이 보내고 있었다. 뚜렷하지 않아 내가 지금 잘 가고 있는 것인지 늘 의구심이 강하게 생겨 괴로워하다가 어느 날 문득 생각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아, 지금 나는 성장하고 있는 것이었구나'



생각이 바뀌었다. 나의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고 나니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비록 상황은 바뀐 것이 없지만 나의 생각은 '나는 성장하고 있는 것일까?'에서 '아, 나는 성장하고 있었구나'로 변하였다.



어떤 계기로 관점이 변화하게 된 것일까?
그리고 무엇이 나에게 성장의 증거로 다가온 것일까?



목요진 열한 번째 이야기는 '성장의 증거'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자기 의심에 빠져있거나 자신감을 잃어버린 상태에서는 잘 깨닫지 못하는 성장의 증거들이 존재한다. 지난 시간을 통해 깨닫게 된 그것들을 이야기해보면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누군가에게 조금은 위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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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 견뎌야만 했던 시간이 존재한다

Editor Ale's Note


성장에 대한 갈증이 크다 보니 주변에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한다. 그러다 보니 서로 성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중에는 이미 앞서가고 있는 사람들도 눈에 보인다. 적어도 상대적인 관점에서 나보다는 말이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대체로 그냥 넘어가기보다 꼭 질문을 하는 성격이라 그들에게 시작단계와 흘러온 시간에 대해 물어봤다. 정확히 숫자는 세어보지 않았지만 그동안 소소하게 질문하고 받은 답변을 다시 꺼내어 보니 공통된 답변이 한 가지 나타났다.



저도 알레 님이 지금 고민하는 것처럼 매일 고민하고
부러움과 질투심에 몸서리치며 보낸 시간이 있었어요.



그 시간을 보낼 때는 끝없는 자기 의심과 싸워야만 했고, 엎치락뒤치락하듯 매일 극과 극을 오가는 감정과 싸우며 견뎌야만 했던 무수한 나날을 통해 비로소 자신이 나아갈 방향이 선명해졌다는 것이다. 너무 뻔한 답인지 모르겠지만 결론은 성장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견뎌야만 하는 시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들의 성장 과정에 대해 들으며 지금의 나는 그들이 이미 지나간 그 길 위에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성장하고 있음에 대한 하나의 중요한 징표가 되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나의 관점이 변화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기록으로 보면 별것 아닌 듯 보일 수도 있겠지만 감정과 생각이 여기에 이르기까지 적어도 두어 달은 족히 걸린 듯하다. 사람마다 속도차가 있으니 소요시간은 다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고, 더 좋은 것은 주변에 점검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만약 지금 내가 나의 삶의 성장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면, 그리고 그것들을 생각만이 아닌 실제로 실천하고 있다면 그렇다면 조금은 더 기다려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비교에서 분석으로

'왜'에서 '무엇'으로


마음의 거리가 생각보다 길게 느껴질 때가 있다. 지난 두 달 간의 심리상태의 변화를 보면 이렇다.


'부러움+질투심' => '부러움+어떻게?'


'부러움'이라는 감정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부러움이 '질투심'과 함께 할 때는 정말 지옥 같았다면 '어떻게?'와 함께하기 시작하니 궁금해서 죽을 것 같았다. 그래서 질문했다.


'안녕하세요, 000님, 저는 브런치 작가 알레라고 합니다.
평소 콘텐츠를 너무 잘 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이 있어 DM 드립니다.
결례가 아니라면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누군가에게 질문을 할 때는 상대방의 나이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해 예의를 갖추는 편이다. 그러면서 꼭 언급하는 것은 그 사람의 콘텐츠에서 진심으로 감동받은 부분에 대해서다. 이 부분은 절대 듣기 좋으라고 하는 표현이 아니다. 진심으로 내가 느낀 부분을 이야기하며 대화를 시도한다. 그러면 대부분 기분 좋은 마음으로 대화를 이어가거나 답변을 준다.


물론 그들의 답변이 항상 새로운 것은 아니다. 대체로는 머리로 알고 있는 것들이 많다. 때로는 자신들조차 진지하게 스스로를 분석해보지 못해 부득이 답을 주지 못해 미안해하는 경우도 있었다. 설령 그렇더라도 한 두 번 이런 대화가 오가고 나면 그들은 나의 콘텐츠에 반응을 해주거나, 이후에 기회가 되면 답을 주기도 한다. 적어도 좋은 관계가 남게 된다.


질투심이 어떻게로 바뀌면서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콘텐츠에 시각적으로 담아내고 있는 요소들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온다. 폰트 형태, 사이즈, 배치, 배경 질감, 색, 각종 이미지 삽입, 문장 길이, 자간, 행간, 그리고 여백의 정도까지 나름의 분석을 해보면서 답을 찾아보려 이것저것 시도해본다.


디자인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살아온 탓에 쉬워 보이는 것조차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만 하나씩 찾아가다 보면 점점 내 것이 발전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 과정에서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이번에는 지인들 중에 디자이너에게 질문하는 식으로 하나 둘 소화해나가다 보니 서서히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물론 시각적인 디자인이 그릇이라면 담기는 콘텐츠의 질도 매우 중요하기에 인풋 쌓기도 절대 게을리할 수 없다. 두 가지 모두 욕심을 갖게 되니 전보다 완성도가 높아진 결과물들이 하나 둘 만들어진다. 물론 아직은 내 기준에서이지만 말이다.


지난 3개월 조금 안된 시간을 보내면서 여기까지 왔다. 힘들 싸움을 하며 보낸 시간을 지나 이 정도라도 와서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이제부터는 달려 나가고 싶다는 의지의 불씨가 조금씩 커져감을 느낀다. 돌이켜보면 지난 하루하루는 무능력함과 자괴감으로 인해 늘 쓰라렸다. 그러나 그 시간이 없었다면 오늘의 시간도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제 시작이니 언제 또 올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시간이 또 오더라도 어떻게 다뤄야 할지는 알게 되었으니 그리 두렵지는 않다. 이런 생각에 도달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나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성장했다는 것을 말이다.









마치며...


성장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정체기가 길어질수록, 갈피를 잡지 못하는 혼란의 시기가 길어질수록 지쳐가게 된다. 이 기간 동안 가장 나를 힘들게 만들었던 것은 나 스스로 무능력하고 무가치한 존재라고 느껴질 때였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고, 그럴 필요 없다고 이야기해주지만 언제나 내 안에는 삐딱한 시선으로 조소를 날리는 마음뿐이었다.


그러나 견디면서 조금씩 그들의 말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그들과 나누었던 대화들을 돌이켜보니 그들이 겪었던 시행착오에 비하면 난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앞으로 더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라 예상하지만 이제는 그런 상황들에 맞닥뜨리게 되면 감사한 마음으로 받을 준비가 되었다. 그것이야 말로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징표가 되어줄 것이니 말이다.


우리는 결코 무능력하지도 무가치하지도 않다. 그저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다. 재밌는 건 내 눈에는 이미 성공한 사람처럼 보이는 그들도 여전히 계속 탐험 중이라고 하기는 매한가지이다. 어찌 보면 평생의 과제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긴 호흡을 가지고 매일을 즐겁게 갈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