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 한 달을 돌아보다

- [Vol.12] 목요일 라이프 매거진

by 알레

꾸준함이 강점이 될 수 있을까? 자신감이 넘치는 목소리와 자세를 하고 누군가에게 '저는 꾸준한 사람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다면 어떨까? 오래전 취업 준비를 할 때는 이런 맥락의 자기소개가 그저 내세울 것이 없어 이거라도 말하자는 심정이 담긴 표현이라고 생각되었었다. 그래서 심지어 자소서를 가이드하는 사람들조차 '성실한 사람입니다'와 같이 다소 추상적인 표현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정말 달라졌다. 꾸준하게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신뢰가 생긴다. 과거와 달리 생각이 180도 달라질 수 있었던 것은 꾸준하게 이어온 나의 실천 경험이 최근 내가 나 자신을 신뢰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되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크고 작게 날마다 무언가를 결심한다. 그러나 결심이 실천으로 이어지고 실천이 습관이 되기까지 무수한 낙오의 경험을 한다. 습관까지 도달했다고 끝이 아니다. 습관이 장기적 습관, 즉 호흡과 같은 삶으로 정착되기까지는 여전히 또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이 모든 과정의 시작은 단연 꾸준함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성장을 위해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켜내고 매일 의지적으로 정해진 것을 해낸다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승리의 경험을 쌓는 것이다.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그래서 꾸준함의 힘을 가진 사람은 충분히 신뢰할만하다.


목요진 열두 번째 이야기는 한 달의 회고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목요진의 기본 콘셉트는 주간 기록이라는 점에서 어긋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한 달의 마지막 날이라는 점은 또 한편으로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며 독자들에게 양해를 구해본다.



read&write.jpeg



대체 왜 그렇게 꾸준하게 애쓰며 사는 건데?

Editor Ale's Note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대체 왜 그렇게 꾸준하게 무언가를 하는 건데?'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난 그저 꾸준하게 실천하는 나 자신이 좋다. 나에게 맡겨진 책임감을 성실하게 완수하는 것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성격이기도 하면서 조금은 강박적인 면도 있기 때문에 지켜내지 못했을 때의 불편한 감정보다는 해냈을 때의 자기만족을 즐긴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과거의 나는 꾸준함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어쩌면 그것은 나에게 당연한 것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 시간 실천하는 삶을 살다 보니 이것에서 파생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가장 큰 효과는 역시 자기 효능감이다.


또 다른 이유는 나 자신을 증명하고 싶어서이다. 직장에서 벗어나 자유노동자로 산다는 것은 더 이상 나를 뒷받침해주는 회사의 네임 밸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즉 내가 온전히 나를 증명해야 한다.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해봤지만 당장 확연하게 떠오르는 스킬이 없었다.


기술이야 한 편으로는 마음먹고 집중적으로 배워 익히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단기 과정 일지라도 공신력 있는 코스를 수료하고 나면 더 확실하게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꾸준함은 시간의 누적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누적된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가치는 더욱 분명해진다. 그래서 하루라도 더 채우려고 노력했다.


마지막 이유는 아이에게 좋은 본이 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내가 나의 아버지로부터 그러한 삶을 이어받았듯, 꾸준함의 가치가 내 아이에게 건네줄 수 있는 하나의 유산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꾸준하게 실천하는 데에는 누구나 저마다의 이유가 있을 겄다. 어떤 이유가 되었든 자신만의 이유를 지켜내기 위해 오늘 하루를 애쓰며 살아가는 삶을 응원한다. 그리고 앞으로 나의 삶에도 계속 쌓여갈 성취의 기록들을 기대해보며 한 달의 회고를 시작해본다.










좋은 작가는 곧 좋은 독자이다


글쓰기와 관련된 강의나 콘텐츠, 책을 보면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잘 쓰려면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나 역시 인풋에 대한 필요를 많이 느꼈다. 그래서 3월 한 달의 목표는 '다독과 다작'으로 세워 보았다.






얼마나 읽었을까?


우선 다독을 위해 주변에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에게 방법을 물어보았다. 각자의 스타일이 있었는데 그중 나에게 적용해볼 만한 것을 차용해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는 그동안 강박적으로 움켜쥐고 있던 책 읽기 습관을 버리는 것으로 시작했다. 언제나 목차로 시작해서 순차적으로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어야 했던 습관을 내려놓고 이번에는 목차에 따라 끌리는 부분을 발췌해서 읽어보았다. 물론 순차적으로 읽어볼 만한 것들은 늘 그랬듯 1페이지부터 읽기 시작했다.


두 번째 적용해보는 방법은 병독이다. 한 번에 한 권만 읽는 것이 아닌 두세 권을 읽었다. 처음에는 병독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각각을 읽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충분하다면 모를까 주어진 시간이 가령 1시간이라면 30분씩 나눠 읽는 방법으로 두 권의 책을 읽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일까에 대한 생각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독을 위해 추천하는 방법이라고 하니 적용해보았다.


그래서 얼마나 읽었을까?



총 15권의 책을 한 달 동안 읽었다. 이 중에는 전자책이 포함되어 있고, 완독, 발췌독, 그리고 현재 읽고 있는 것을 모두 포함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나에게는 엄청난 성과였다.


살면서 1년에 15권의 책을 읽어본 경험이 교과서를 제외하면 전무하다. 그만큼 독서는 나의 삶에 익숙한 습관은 아니었다. 그런 내가 이번 한 달 동안 이만한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심장한 결과라고 보인다. 무엇이 가능하게 했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오랜 시간의 갈증이 쌓여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어떤 행동에 대한, 성취에 대한 갈증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실제로 행동하기까지는 갈증의 총량이 임계점에 도달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한다. 즉 독서에 대한 필요를 느낀 것은 비단 어제의 일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책을 읽어야 한다는 필요를 채워 왔고 2022년 3월이 되어서야 실제로 행동으로 연결되는 갈증의 임계점에 도달했을 뿐이다. 사실 2월에도, 1월에도, 그리고 그 보다 더 전에도 책을 읽기 위해 구입했고 눈에 보이는 곳에 언제나 올려두긴 했었다.


한 달에 15권의 책을 읽어보니 이제는 더 깊은 통찰에 대한 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실용서적은 한편으로는 읽히기 편한만큼 다독의 시작으로, 그리고 지금 행동을 위한 결심으로는 좋지만 한 편으로 인간의 본질적인 부분을 깊이 있게 사고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물론 철학적 사고를 요하는 책일수록 속도에 있어서는 더뎌지겠지만 그 마저도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을 만큼 독서 수준이 성장하기를 바라본다. 3월 한 달은 그 시작으로 유의미한 첫 발을 떼었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썼을까?


글을 쓸 때면 언제나 글쓰기의 주제에 대해 많은 시간 고민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 고민은 연속성을 가지고 있다. 가령 매일 글쓰기를 목표로 한다고 오늘의 주제만 고민하지는 않는다는 소리다. 오늘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바로 이어 내일의 글감을 찾기 위해 또 고민의 시간이 시작된다.


브런치에 글을 쓰다 보니 자연스레 일정량 이상의 글을 쓰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모자람을 느끼게 된다. 물론 이 또한 하나의 글쓰기 강박 일지 모르겠지만 그 덕분에 조금은 긴 호흡으로 글을 쓰는 것이 이제는 제법 익숙해졌다.


현재 활용하고 있는 글쓰기 플랫폼이 브런치를 포함하여 블로그, 그리고 인스타그램까지 세 개를 운영하다 보니 어느 한쪽에 집중하다 보면 나머지에 다소 소홀해지게 된다. 지난 한 두 달은 블로그에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레 브런치에 발행하는 글의 양이 상대적으로 적어다.


3월 한 달 동안은 브런치 글쓰기에 집중해보기로 마음먹고 꾸준히 글을 써보았다. 매일 새로운 글을 쓴다는 것은 적잖이 에너지가 소모된다. 어떤 날은 순간 떠오른 주제로 빠르게 한 편의 글을 완성할 때도 있지만 대체로 고민의 시간이 길게 지속되기도 했다.


그래서 한 달 동안 얼마나 썼을까?




3월 한 달 동안 총 24편의 글을 발행했다. 오늘의 목요진까지 포함하면 25편이다. 쉽지 않았지만 막상 해보니 못할 것도 아니었다.


글쓰기의 매력은 글이 글을 낳는다는 점이다. 한 단어로 출발하여 문장이 되고 문장이 쌓여 문단을 만든다. 한 문단은 또 다음 문단으로 넘어갈 수 있는 열쇠를 쥐어주니 문을 열다 보면 어느새 한 편의 글이 완성된다. 완성도와 통찰은 지금은 논외의 영역이다. 초보 작가에게는 계속 쓰는 것, 그리고 온몸의 신경세포가 매일 쓰기 위해 에너지를 모으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글쓰기는 운동과 유사하다. 처음에 중량을 쳐내기란 쉽지 않지만 매일 하다 보면 어느새 더 높은 중량을 들어 올리는 것처럼 글쓰기의 중압감을 이겨내는 방법은 그저 매일 쓰는 것뿐이다.


사실 몇 권의 책을 읽었고, 몇 편의 글을 발행했느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는 매일 실천에 대한 부담을 가지고 살았다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 매일 해내기 위한 부감감을 가진다는 것은 오히려 그만큼 의지적으로 읽기와 쓰기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 번 한 달 동안의 성과가 더 큰 의미로 다가오는 것은 목표했던 읽기와 쓰기의 실천적 의지를 결과로 도출해내었다는 것 때문이다. 2022년의 1/4 지점을 지나면서 나름의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 내었다는 것도 상당히 만족스럽다. 이 흐름을 남은 9달 동안 계속 이어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마치며...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 좋은 독자가 되는 것은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도전이다. 어차피 삶의 기대 수명이 길어졌고, 읽고 쓰는 것에 이전보다 더 보편화된 자기 계발의 영역인 만큼 편하게 도전해볼 만하다. 독서나 쓰기나 양적으로 채워지는 것도 가시적인 동기부여에 분명 도움이 되지만 그 보다 더 본질적으로 자기 효능감이 높아진다는 것이 이 도전을 계속하게 만드는 힘이 된다.


나의 삶에 나를 한 계단 올라가게 만들어 주는 성취감을 경험하는 순간을 맞이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그것이 쌓이면 엄청난 힘이 된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과연 4월에는, 5월에는,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한 번 확실하게 맛본 성취의 경험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라도 매일 스스로를 조금은 채근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목요진을 통해 나의 작은 성취감을 기록해보며 누군가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되어주길 바라본다. 그리고 성장에 대한 갈증이 있다면 실천의 임계점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 갈망해보길 조심스럽게 권하고 싶다. 실천을 향한 첫 발을 떼는 날, 잊지 못할 그날이 독자분들에게도 하루빨리 오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