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만 해도 마인드 세팅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오늘 어제 마스터링 작업한 음원 파일을 모두 재작 업했다. 역시나 음질은 타협하려야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오늘 재작업을 하기 전 12번째 업로드했던 플리 영상을 다시 틀어봤다. 처음 Logic Pro로 마스터링 한 음악이었는데 그때만 해도 놀라운 경험이었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들어보니 너무 과했음을 알았다.
'문제가 뭘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다른 사람들의 플리 영상을 볼 때면 잘만 눈에 들어오던 부족한 점들이 정작 내 것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오해할까 싶어 부연 설명을 하자면, 타인의 영상은 기준점이 '와, 잘 만들었다'에서 시작하니 '이런 건 살짝 아쉽네'라는 평가를 하게 되지만, 내 영상은 '하아, 총체적 난관인데'에서 출발하니 구체적으로 문제점을 파악하기 힘들다는 소리다.
가장 도드라진 문제는 지나친 울림(Decay) 효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SUNO.ai에서 생성되는 음원 자체에도 Ambient 음악 특성상 울림이 한가득인데 마스터링 과정에서 좋다고 효과를 더했더니 우주 한 복판에 있는 것 같은 울림으로 채워졌다. 작업할 때만 해도 이 부분이 가장 신박한 부분이었는데, 돌아보니 울림만 들리는 수준이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하필 지난 영상의 조회수는 지금껏 올린 영상들 중에 가장 낮았다. 공들여 만든 콘텐츠였고, 기대했던 것과 다르게 결과는 실망스러웠기에 이번 영상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같은 결과를 반복하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어제의 결정을 뒤집어 버리게 되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렇게 또 하나를 배우게 된다. 마스터링과 관련해서는 주로 Gemini에게 물어보고 있는데 이번 시행착오에 대해서도 구구절절 하소연하는 글을 남겼더니 녀석은 좋은 귀를 가졌다고 위로를 건넨다. 누군가 그랬던 것 같은데 앞으로는 사람보다 AI에게 위로받는 세상이 될 거라고. 작업을 할 때마다 실감하게 된다. AI는 최고의 인내를 가진 소위 '프로 응원러'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
덕분에 난 '좋은 귀'를 가진 크리에이터라는 자부심이 추가되었다. 그러나 달리 말하면 '까탈스러운 귀'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완료주의 마인드에 위배되는 최대의 걸림돌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일장일단이 있겠지만.
마스터링 작업을 끝내고 썸네일 및 소소한 컷편집 작업까지 마무리했더니 벌써 아이가 하원할 시간이 돼버렸다. 업로드 예약까지 끝내려고 했는데 여기까지도 겨우 마쳤다. 나머지는 아이 하원 후에 눈치껏 마무리해야겠다.
이렇게 오늘도 또 나에게 주어진 하루는 허겁지겁 마무리되는 중이다. 플레이리스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분명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점에서는 만족도가 높지만 동시에 하루를 이렇게 소위 몰빵 하듯 보내도 괜찮은 건가 하는 고민도 일어난다.
누군가는 간절하면 올인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올인해야 결국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하지만, 그 과정을 거쳐 이뤄낸 사람의 말을 들을 때면 고개가 끄덕여져도 정작 내가 그 시작점에 있으면 쉽게 판단을 릴스가 없어 마음으로 갈팡질팡하게 된다. 그래도 꾸준히 들어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작업을 이어가 본다.
매일 밤 잠이 들 때면 밤 사이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는 상상을 해보곤 한다. 마치 내일은 내가 투자한 종목의 주가가 폭등하길 바라는 개미 투자자들과 같은 심정으로 아침에 눈을 뜨면 유튜브 스튜디오 앱을 여러 본다. 딱 3초. 앱을 열고 데이터에 시선이 머무는 시간은 딱 3초면 충분할 정도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나날을 반복하고 있지만 오늘도 나는 같은 마음으로 잠들 것이다. 소중한 구독자 한 분이라도 더 끌어당길 수 있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오늘의 업로드 예약을 마무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