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삶을 만든다

by 알레
나는 5년간 나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새벽 기상 4일 차. 오늘은 처음으로 온전한 새벽 기상을 이뤘다. 알람도 맞추지 않았는데 새벽 4시 즈음 자연스럽게 눈이 떠졌다. 1일 차, 3일 차처럼 이른 새벽부터 뒤척이다 억지로 일어난 게 아니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아침이었다.


침대에 누운 채로 소리 없는 환호를 했다. 오늘 하루를 잘 보내고 싶다는 강한 바람이 마음을 가득 채웠다. 하지만 성취감이 가라앉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몽롱함이 고개를 들었다. 가만히 있다가는 그대로 시간을 흘려보낼 게 뻔했다. 일단 세수를 하고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셨다. 그리고 책상에 앉아 다이어리를 펼쳤다.


종종 만나 삶의 고민을 나누는 작가님이 한 분 있는데, 그분이 아침마다 모닝페이지를 써보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의식의 흐름대로 속에 있는 이야기를 전부 끄집어내는 작업인데, 꾸준히 하다 보니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명확히 알게 됐다고 했다. 오랜만에 펜을 쥐자 손이 금방 저릿해졌다. 처음엔 정성스럽게 시작한 글씨체가 점점 그림체로 변해갔다. 뭐, 상관없다. 어차피 의식 정화의 시간이니까.


그렇게 한 바닥을 채워가던 중, 순간 마음에 탁 걸리는 표현이 있었다.


'퇴사 후 나는 지금껏 크게 달라진 게 없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꽤 자주, 아니 습관처럼 반복해온 표현이었다. 왜 이 말이 입에 붙어버린 걸까. 곰곰이 들여다보니 결국 또 '돈' 때문이었다. 충분한 벌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지난 날들의 의미를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희석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정말 달라진 게 없을까. 그렇지 않다. 브런치 작가가 되어 100개가 넘는 글을 썼고, 좋은 인연들을 만났고, 팟캐스트를 했고, 유튜브도 시작했다. 커뮤니티 활동까지 더하면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말은 자기 비관에 가깝다. 근데 그걸 훌륭히 해내고 있었다. 와우.


어쩌면 그래서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기회의 물꼬가 트이려는 순간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같은 언어를 스스로에게 들려주며 결계를 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말에는 분명 힘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아니, 그렇게 여기며 살았다. 그런데 정작 그 힘을 나 자신에게는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었다. 새벽 기상을 하고, 모닝페이지를 쓰면서야 비로소 그걸 알아차렸다.


사실 이건 나만의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겉으로는 자신감 넘쳐 보이고 자존감도 높아 보이지만, 자기 자신만은 스스로를 그렇게 대하지 않는 사람. 지난 5년간 발견한 나의 모습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전엔 그런 줄도 모르고 살았다. 아마 그들도 나처럼 내면의 스토리텔러가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말인즉슨, 스토리를 바꾸면 삶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 한 주, 4번의 새벽 기상을 실천했고 그중 하루는 실패했다. 그런데 새벽 4시까지 깨어있다가 같은 시간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삶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바꿔놓고 있다. 단순히 아침을 일찍 여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변화를 원한다면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하라고들 한다. 생각해 보면 나는 오랫동안 그것을 원했고, 마침내 시작됐다. 그리고 그 시작을 가능하게 한 건 결국 하나였다.


나는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끊임없이 나 자신에게 말해줬기 때문이다.


오늘 당신은 자신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가. 무조건 긍정 확언을 하라는 게 아니다. 다만 내가 나를 깎아내리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면, 부디 그 언어부터 바꿔보길 바란다. 삶의 방향키는 결국 내가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쥐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