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하지 않으면 평온한 삶

by 알레

'비교하지 않는다면, 애초에 '비교'라는 개념 자체가 없이 살았더라면 지금의 나는,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비교가 없으면 우월감, 열등감도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감정이었을까? '나다움'이라는 표현도 없는 표현이었을까?'


작년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아직도 읽고 있는 책을 오랜만에 펼쳤다. 정말 이번 달엔 오늘이 두 번째로 책을 펼친 날이었다. 글을 쓰는 사람이 도통 읽지 않는다는 게 참 부끄러운 일이긴 하지만 온통 신경이 다른데 쏠려 있다 보니 영 책에 손이 가지 않는다.


오늘도 겨우 3페이지 정도 읽었을 뿐이다. 이렇게라도 펼치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읽지 않을 것 같아서 의도적으로 한 페이지라도 읽어야겠다고 결심했기에 그나마 가능했다.


변함없이 책의 저자는 '고유한 나'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책은 다 읽지 않아도 내용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세상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가장 고유한 존재로서 나를 내가 인정해주지 않으면 우리는 고유한 빛을 잃어버리고 말 것이라는 내용이다.


늘 생각하고 있고 추구하는 삶의 철학인 만큼 저자의 생각이 다른 어떤 책 보다 가슴에 콕콕 심긴다. 그러나 정작 드러나는 삶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매 순간 경험하는 괴리감이다. 현실에서 나는 여전히 비교하며 나 자신에 대해 가치평가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어찌 보면 비교는 나의 현재를 판단하기 위해 꽤 유용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유용하지만 쉬운 선택이기도 하다. 나의 가치에 대해 나 자신에게 묻고 찾아내는 것에 비하면 너무 쉽고 간편한 선택이다.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설명하기도 쉽다. 공감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며 그 보다 우위에 있음을 설명하면 긴 말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교 대상이 없이 진짜 자기 자신에 대한 가치를 매겨보지 않은 사람은 어딘가 불안하다. 특히 자신의 강점을 아낌없이 어필해야 하는 자리에서 말문이 막힌다. "저는 앞서 말한 저 사람보다 뛰어납니다!"라고 말하는 것만큼 부끄러운 소개가 어디 있겠나.


사실 타인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한다는 건 달리 말하면 자존하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자기 자신을 충분히 존중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굳이 타인과 비교하며 나의 가치를 매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주변에서 나를 향해 뭐라고 말을 하든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어차피 그들의 말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바람과 같을 뿐 나의 진짜 가치는 오직 나 자신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니까.


비교하고 싶지 않아도 자꾸 비교해 버릇하며 살다 보니 어느 순간 비교 대상이 없으면 나조차 잘 느껴지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 습성이 남아있어 비교 없이 나의 재능을 이야기하려 하면 확신이 잘 서지 않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나 오늘 책에서 한 가지 지혜를 발견했다. '누구에게나 오늘은 처음'이라는 것. 매일 마주하는 '오늘'이라는 시간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두에게 처음일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소셜미디어에 숫자로 표시되는 나의 현재도 비교하면 한없이 내세울 것 없고 보잘것없는 숫자로 보이지만, 비교를 멈추면 내가 처음 맞이하는 '오늘'과 같다는 걸 깨달았다.


이렇듯 관점을 바꾸니 나의 모든 여정이 의미 있는 시간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나는 이미 충분히 애쓰고 있음에도 결과가 저 멀찍이 있는 누군가처럼 나타나지 않아 오늘의 애씀을 무의미하게 여겼던 지난날의 나 자신이 애처롭게 여겨지기도 한다. 그 모든 날들 동안 얼마나 마음이 편지 않았을까. 생각할수록 안쓰럽다.


물론 내일의 나는 또 누군가와 비교하며 신세 한탄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미 구조 자체가 '비교'로 이루어진 세상을 살면서 나만 다른 결로 살아간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나. 아마 예수님 정도 되면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그럼에도 가끔 이렇게 마음을 리셋해 주면서 내일의 내가 가뿐한 걸음을 내딛도록 도와주는 것도 필요하다.


혹 비교하며 마음이 자꾸 쪼그라드는 사람이 있다면 이 글이 당신에게 리셋 버튼이 되길 바라본다. 고백하건대 누구 못지않게 잘 쪼그라드는 사람이 바로 나다. 매번 쪼그라들고 펴지길 반복하면서도 이렇게 뻔뻔하게 비교하지 않는 삶에 대해 끄적이고 있지 않나. 그러니 부디 당신도 힘을 낼 수 있길 바란다. 당신과 나, 우리는 세상에 고유한 존재라는 것을 오늘 이 순간만이라도 되새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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