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요진 Vol.15] 알레가 간다 시리즈 01.
목요진의 출발은 나의 한 주간의 삶을 돌아보기 위한 회고를 목적으로 시작했다. 어느덧 열다섯 번째 목요진을 기록하게 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것이 지인 인터뷰다. 인터뷰이의 선정 기준은 지극히 주관적이다. 철저하게 에디터 알레의 시선에서 '저 사람의 삶이 궁금한데'라고 느껴진다면 일단 두드리고 보기로 했다.
퇴사 전부터 인생 최장의 고민은 항상 동일했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그러면서 알게 된 삶의 방식이 디지털 노마드의 삶이다. 시공간의 제약이 없이 일과 삶의 밸런스를 자기 주도적으로 조절하는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동경하게 되었고 하나 둘 그들의 모습을 찾아보게 되었다.
책과 유튜브, 각종 SNS를 통해 콘텐츠들을 찾아보면서 나의 마음은 더욱 간절해졌고, 비용을 들여가며 강의도 들어보고 자기 계발을 위한 커뮤니티 활동도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보낸 시간이 어느덧 1년이 넘어버렸다. 1년여의 시간을 보내면서 여전히 나의 삶을 디지털 노마드의 삶으로 꿰어내지 못했음이 답답했다. 그러면서 궁금해졌다.
"도대체 저들은 시작을 어떻게 했을까?"
궁금하면 물어보는 것이 상책이라고 배웠다. 그래서 직접 문을 두드려보기로 했다. 그 첫 번째 두드림은 지구별 노마드의 삶을 살고 있는 킴제이 님이다. 디자이너이면서 마케터이자 강연자이고 이제는 머지않아 저자가 될 킴제이 님은 언제나 밝고 당당한 에너지의 소유자로 보였다.
블로그 관련 커뮤니티에서 만나기 전부터 개인적으로 킴제이 님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하면서 늘 만나보고 싶었다. 나의 눈에 비친 킴제이 님의 삶은 항상 새로운 시작이 있었고, 언제나 망설임과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었다. 지금의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
사정상 줌으로 만나 약 1시간 반 동안 대화를 나눴다. 끊임없이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 그중 한 문장에 뇌리에 꽂혔다.
시작은 하찮아야 돼요
늘 방법을 찾지 못해 고민하던 '시작'. 어쩌면 나는 너무 거창한 또는 잘 준비된 시작만을 고민하고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목요진 열다섯 번째 이야기이자 지인 인터뷰 시리즈 '알레가 간다' 첫 번째는 킴제이 님과의 만남을 기록해 보기로 했다.
나에게는 항상 풀리지 않은 의구심이 있었다. 노마드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적어도 누군가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사람들일 것이다라는 생각이었다. 예를 들어,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 트레이너, 콘텐츠 에디터, 콘텐츠 제작자 등과 같이 자신만의 포트폴리오가 분명하여 상대적으로 자신을 분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영역에 포지셔닝되어 있는 사람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킴제이 님께도 이와 같은 부분에 대해 질문을 해보았다. 그런데 돌아온 답변은 예상외였다.
"저에게 시작은 알레 님이었어요. 블로그 관련 커뮤니티를 함께 할 때 목요진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하셨잖아요. 그 이후로 다른 주제의 미션을 진행하면서도 목요진은 꾸준히 하시는 것을 보면서 어떻게 그렇게 자기 것을 시작을 하고 꾸준히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이 말의 의미는 정말 표현 그대로 내가 킴제이 님의 시작이 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향해 무언가 하겠다고 선언하고 그것을 꾸준히 실천하기란 참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에 목요진을 지속적으로 발행하고 있는 것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표현해 준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인생이 참 재밌는 것은 킴제이 님은 나에게 누구보다 시작을 잘하는 사람으로 여겨졌다면 킴제이 님에게 나는 선언하고 실천하는 사람으로 하나의 자극제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시작'이라는 주제에 대해 계속 킴제이 님의 답변을 이어 나가보겠다.
"그래도 질문을 주셨으니 말씀을 드려보자면, 저는 인스타 마케팅 강의를 많이 했었는데 사실 SNS에 보면 이미 날고기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망설임이 있었어요. 그런데 코칭을 받는 중에 코치님이 이런 질문을 던지시더라고요. '그분들은 그런 것들을 시작하기 위해서 어떻게 했을 것 같나요?' 이 질문을 받고서야 비로소 누군가의 시작을 진지하게 고민해보게 된 것 같아요. 사실 그동안은 그 사람의 이미 이루어진 모습만 보았다면 코칭을 받은 이후로 시작을 위한 과정을 바라보게 된 것이죠."
"사실 남들은 저한테 별로 관심이 없어요. 제가 무엇을 시작하든 초반에만 관심을 가질 뿐 그 이후로 제가 무엇을 하든 세상은 저에게 그다지 큰 관심을 갖지 않아요. 그래서 그냥 (마음 편하게) 해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리고 말씀하신 역량이나 커리어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직접적이라기보다는 하나의 활용할 수 있는 소스를 가진 것뿐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이름 석자보다 어떤 타이틀이 하나 더해지는 것이 누군가에겐 조금 더 설득력을 갖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인생은 참 상대적인 것 같다. SNS나 온라인 세계에서 조금이라도 인지도가 있는 사람이라면 또는 자신이 동경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볼 때는 항상 대단하게 보였다. 그러나 막상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그들이 가진 삶의 고민이 나와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실 내가 이런 고민들을 붙잡고 살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결국 경제적인 부가가치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것 때문이라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그러나 킴제이 님과 대화를 나누며 나 자신이 크게 간과한 부분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과연 나는 누군가의 시작을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있었나?'
'과연 나는 어떤 시작을 위해 얼마만큼 자료를 수집해보고 시행착오를 경험해보았을까?'
'과연 나는 작은 시작이라도 해볼 용기가 있었던 것일까?'
킴제이 님의 말처럼 '하찮은 시작'일지라도 실제로 해야 적어도 다음을 가늠해 볼 수 있듯이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들, 아니면 지금까지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것을 하나의 콘텐츠로 발전시켜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물론 킴제이 님의 선한 부추김 덕분에 용기를 내보게 되었다.
인터뷰는 총 1시간 20분 정도의 시간 동안 진행이 되었고 많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다. 모든 것을 세세하게 기록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이번 호에는 '시작'이라는 주제에 부합되는 부분만 발췌해서 기록을 해보았다. 항상 마음속에 풀리지 않던 시작에 대한 갈증이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많이 해갈된 기분이 들었다.
그동안 망설이고 고민만 거듭하던 시간에 대해 킴제이 님은 지금까지 쌓아 놓은 인풋들을 누군가에게 풀어내 볼 것을 제안해주었다. 어떤 형식이 되었든 아웃풋을 만들고 그것에 대한 리뷰를 축적해 가다 보면 점점 더 선명해질 것이라는 조언도 더해주었다.
돌이켜 보면 나의 시작은 1인 비즈니스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것부터 거꾸로 거슬러 왔다. 지식 창업에 대한 방법론적 접근 강의를 듣다 보니 정작 나의 콘텐츠가 뚜렷하지 않아 자기 계발을 하게 되었다. 자기 계발을 하다 보니 글을 쓰게 되었고, 글을 쓰다 보니 책을 출간해보고 싶어졌다. 책 출간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세우니 어떻게 하면 글을 떠 잘 쓸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고 글쓰기와 관련된 책을 구입하여 보게 되었다.
이와 동시에 자신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1인 기업가로, 프리 워커로 살아가는 삶에 대한 동경이 있었기에 퍼스널 브랜딩을 고민하게 되었다. 퍼스널 브랜딩을 고민하다 보니 이 모든 것들의 시작이 궁금해졌고 그것을 탐구하기 위해 인터뷰라는 방법을 선택하게 된 셈이다.
결국 내 안에는 이미 분명하게 바라는 것이 있었고 지난 1년 동안 어떻게 도달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거꾸로 거꾸로 거슬러 지금 내가 한 발을 내딛기 위한 선택을 하게 만들었다. 저마다 걸리는 시간은 다르겠지만 바라는 삶이 있다면, 그리고 지속적으로 그 바람을 이루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면 결국 그 마음이 지금 내가 해야 할 것으로 나를 안내해줄 것이고 나는 그 시작을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새롭게 도전해볼 무언가가 기대된다. 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떠들어대면서 여전히도 하는 것을 망설이고 있는 나 자신을 자꾸 부추겨 일으켜 보려 한다. 그리고 나 자신을 향한 부추김이 어디선가 망설이고 있는 누군가에 대한 선한 부추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대체 지금 아니면 언제 하겠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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