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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은 '왜'가 분명할 때 오는 것이다

Start With WHY

by 알레
우리는 내가 '무엇을' 하는지 자주 말하고 가끔은 '어떻게' 하는지도 말하지만 이 일을 '왜' 하는지는 거의 말하지 않는다. WHY는 일의 목적이나 대의, 신념이다.

<Start With Why_Simon Sinek>








책 <Start With Why>에 나오는 문장의 인용으로 글의 서문을 열어본다. 이 한 문장은 한 해가 저물어가는 지금 앞으로 새로운 1년을 계획하는 나에게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문득 나의 변화에 대해 돌아보았다. 자기 계발을 시작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순간으로 보면 이렇다 할 성과가 아직은 없어 보였는데 긴 시간의 흐름을 돌아보면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중에서 어떤 점이 가장 많이 변했을까.


가능성. 나에게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에 대한 보다 확고한 믿음이 생겨났다는 점이다.


나는 지난날을 돌아보며 나 자신이 '왜'를 간과하고 살아왔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왜 일을 하는가, 왜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은가에 대해 진지하게 답을 찾아보고자 했던 적이 없었다. 왜가 분명하지 않았으니 삶이 막연하다는 기분 또한 지울 수가 없었던 것이다.


문득 지난 회사의 팀장님이 떠올랐다. 다른 것보다 직원들에게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키 맨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던 분이다. 심지어 팀원들 중 한 명이 오히려 그 역할을 대신할 정도였으니. 리더는 누구보다 조직의 'WHY'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모호해지고 제각각 자기 멋대로의 해석이 덧붙여져 결국 배는 산으로 가기 마련이다.


사람은 누구나 삶에서 어떤 의미를 찾고 싶어 한다. 회사를 떠났던 대부분의 사람들을 떠올려 보면 더 이상 이곳에서 어떤 비전을 찾지 못하겠다는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나 역시 그랬다. 물론 애플이나, 구글이라고 퇴사나 이직이 없겠냐만은 그럼에도 만약 'WHY'가 분명한 회사였다면 떠난 이들 중 일부는 더 남아 있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기업의 'WHY'를 '이윤 추구'라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자주 들었다. 이 말은 돈 버는 것이 회사의 신념이라고 말하는 셈이다. 안타깝지만 그래서 더 마음이 뜨는 거다. 회사가 돈을 버는 것과 내 호주머니 사정이 좋아지는 것은 별개의 일이니까. 돈을 버는 것을 '왜'가 아니라 나중에 따라오는 결과에 가깝다. 그것을 조직의 대의로 말하기엔 직원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남 좋은 일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책에는 애플의 사례를 들며 이렇게 말한다.


애플이 만들어낸 제품(WHAT)은 그들의 신념(WHY)을 보여주는 확실한 근거다.
즉 WHY는 특정 제품이나 회사, 아이디어에 끌리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해 준다.


'애플이니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 문장을 읽어보면서 가슴이 설레었다. 나의 글쓰기가 내가 가진 신념을 보여주는 확실한 근거가 될 수 있다면. 그리고 내가 만들어내는 콘텐츠가 내가 속한 팀의 WHY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근거가 될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이전에 근무했던 회사를 떠올려보면, 우리가 수입하고 유통했던 그 아이템이 어떤 신념을 보여주는 명확한 근거였다면, 일이 더 의미 있게 다가왔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적어도 내 일에 대한, 내 역할에 대한 자부심 정도는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데 자꾸 뭔가 모호하다는 마음이 남는다면, 자신만의 WHY를 점검해보아야 할 때이다. 반복적으로 살아가는 삶은 우리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목적을 흐릿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것이 루틴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은 나만의 '왜'가 분명할 때야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이제 2022년도 두 달 정도 남았다. 지금부터라도 점검하고 수정하며 더 명확한 WHY를 세팅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언제까지 후회를 답습하고 싶지 않다면 오늘부터 자신과 마주해보자.


나 이거 왜 하고 있는지.

그리고 나 그거 왜 하고 싶은지.


질문을 던져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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