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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씽'으로 한 가지에 집중하기

되는 사람들의 인생 법칙

by 알레

신기한 경험이다. '원씽'이라는 책을 읽었을 땐 사실 읽고 난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요즘은 월간 원씽을 정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주간 원씽을 세팅한다. 아직 성격상 일간 원씽까지 정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주간 원씽이 세팅되어 있기에 이를 향해 매일의 삶이 자연스럽게 맞춰진다.


육아를 하면서 언젠가부터 매일같이 되뇌던 말이 있었다. '나는 시간이 부족하다.' 우선 육아라는 환경이 시작되면 이전과 비교했을 때 나에게 온전히 쏟을 수 있는 시간의 양은 절대적으로 줄어드는 게 팩트다. 즉 시간의 부족을 이야기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근데 이게 뭐 어쨌다는 거지?'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는데, 시간 부족을 끊임없이 이야기했더니 나는 자연스럽게 나를 시간이 부족한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물리적으로 부족한 것을 떠나 이제는 내가 나를 정의하는 대로 살아가게 되었고 그래서 항상 조급함이 기저에 깔려있었다는 소리다.


해결 방법을 고민했다. 아니 정확히는 방법은 알고 있었다. 내려놓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여러 가지의 것들을 하나씩 가지를 쳐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사실 말이다. 그러나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사람 심리가 참 유별나다. 군대에 입대하면 별 의미 없이 걸어 다녔던 그 길을 거닐던 시간이 그리워진다. 다음날 내시경 검사를 한다고 전 날 밤 12시부터 물도 마시면 안 된다고 하면 이상하게 내내 목이 타들어간다. 평소엔 그렇게 물을 잘 마시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직장 생활을 할 때는 퇴사하면 하루를 알차게 사용하겠노라, 평소 잘 가보지 못한 서울의 명소들을 다녀보리라 다짐하지만 막상 퇴사하면 하루가 잔뜩 늘어지기 쉽고, 집 밖을 잘 나서지 않는다.


이런 변덕스러움이 늘 내 안에 있으니 방법을 알면서도 그것을 실제로 해내기란 여간 쉬운 일은 아니라는 점을 굳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원씽이라는 책을 읽었을 때도 그랬다. 읽으면서 '아~'하지만 정작 실생활에 적용이 되지는 않았다. 근데, 최근 한 커뮤니티에 들어가면서부터 그것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정확이 어떤 것이 계기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하나씩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았다.


우선,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내게 주어진 딱 4-5시간. 아이를 어린이 집에 보내고 난 후부터 하원하기 전까지, 밥 먹는 시간, 집을 정리하는 시간 등 군더더기 시간을 제외하면 대략 저 정도의 시간이 주어진다. 사실 4-5시간은 길면 긴 시간이겠지만 제대로 책 한 권 읽기에는 그리 긴 시간은 아니다. 혼자만 사는 것도 아니기에 저 시간이 온전히 모두 나의 시간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움이 존재한다. 즉, 나에게 주어진 코어 타임은 사실상 3-4시간, 또는 그 보다 적다고 인정하는 것이 출발이었다.


그다음엔 그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다. 앞서 말했듯 하고 싶은 게 참 많았다. 아니 '불안을 감추기 위해 이것도 해야 할 것 같고 저것도 해야 할 것 같았다'가 솔직한 답이겠다. 마치 하루를 초단위까진 아니더라도 분 단위로 쪼개 사는 사람인 것처럼 늘 시계를 봤고, 시간을 계산했다.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나의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행동을 한 것이었음을 깨달았다.


이후 하나씩 가지치기를 시작했다. 무엇에 집중할까, 무엇이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일까, 어떤 것이 성장의 코어가 되어야 할까. 그렇게 세팅한 것이 읽고, 쓰고, 움직이는 삶이다. 이후 이 세 가지를 중심으로 하루를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어떤 날은 모두를 다 실천할 수 있었지만 이 또한 모두 다 실천하기엔 어딘가 한 가지가 성에 차지 않는 기분이 들 때가 많았다. 그래서 그다음엔 요일을 나누어 시간을 할당했다. 이 세 가지 중에서도 거의 매일의 스케줄에 할당되어 있는 것은 읽기와 쓰기다. 움직이는 것, 즉 운동이나 산책은 매일 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의식적으로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삶이 어느 정도 세팅이 되고 난 다음, 나는 또 다른 목표를 세워 보았다. 오랫동안 하지 못하고 있던 작업을 시작해보기로 했다. 그것을 이번 달의 원씽으로 세팅했고 위에 언급했듯 그것을 이루기 위한 주간 원씽을 계획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렇다. 예상하는 대로 이번 주 목표를 이미 달성했다. 놀랍지 않은가?


물론 단순히 계획만 세웠다고,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으로 삶을 단순화시킨 것만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만든 원인은 아니다. 원씽을 실천한 것 외에도 몇 가지 요인이 더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궁극적으로 에너지를 모을 수 있게 만든 것은 원씽이 가장 크게 작용했음을 이야기하고 싶다.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자기 계발은 내가 원사는 삶의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모두가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자신의 삶이 지금보다 더 나아지길 원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 나 역시 누구보다 간절한 사람이다. 실제로 돈을 버는 방법이야 또 다르겠지만 적어도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재구성하는 데 있어 원씽은 충분히 실천해볼 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참 많은 활동을 하며 바쁜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들이 처음부터 그렇게 많은 일들을 소화하는 사람이었을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세상이 무너져도 이것만은 하겠다는 그 한 가지부터 시작했을 것이다. 그렇게 쌓인 성공 경험이 점점 더 많은 것들을 해낼 수 있는 사람으로 확장시켰을 것이다.


앞으로 나는 나의 삶에 더 분명하고 강력하게 이 원칙을 적용해보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깨버려야 하는 나의 제한적 신념들에 대해 더 깊이 분석하고 근원을 찾아가야 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일전에 비슷한 경험을 해보았기에 그것이 결코 유쾌한 시간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고 삶의 변화는 거기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앞으로의 1년 동안 그 여정을 시작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앞으로의 과정을 틈틈이 기록으로 남겨볼 것이다.


오늘 나의 선언이 1년 뒤 나에게 어떤 메시지가 될까. 너무나 궁금하다. 기대감에 부풀어 오르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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