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제발 좀 행동하세요. 그냥 그대로 살고 싶지 않으면.

결국 결론은 하나. 시작이 답이다.

by 알레

자기 계발서에 흔히 나오는 이야기. '작은 성취감을 반복적으로 맛보아야 한다.' 이어지는 대표적인 행동 강령(?)으로 자주 등장하는 것이 있다면, 일어나서 이부자리 정리하기, 스트레칭하기, 따뜻한 물 한 잔 마시기, 명상하기 등이 있다. 단골 메뉴처럼 등장하는 이런 이야기들이 솔직히 나에게는 전혀 와닿지 않는 이야기다.


사람마다 저마다의 차이가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나에겐 전혀 아무런 자극을 주지 못하는 행동들이니 그럴 수밖에. 물론 이런 행동들이 전혀 쓸데없는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저 철저하게 개인차가 존재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일 뿐.








내 안에는 완벽주의적 성향이 존재한다. 그 덕분에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를 망설이는 편이다. 그러나 동시에 도장깨기처럼 내 안에 존재하는 한계를 넘어서는 시도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과정에서의 몰입감과 성패를 떠나 그것을 시도하는 순간의 희열감이 좋다. 그래서 스포츠 경기를 좋아하고, 경연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물론 나에게는 이 단계까지 가기 위해 참 많은 단계를 넘어서야 하는 게 늘 문제라면 문제지만.


지난 토요일. 팀라이트에서 매달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인사이트 나이트 강연을 무사히 마쳤다. 아니 스스로 만족스러웠다.


인사이트 나이트는 연간계획이 짜여 있는 만큼 순서와 주제 카테고리는 이미 정해져 있었기에 대략 3개월 전부터 미리 준비해보려 했다.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고민을 끌어당기는 격이었다. 내내 갈피를 잡지 못했지만 시간이라도 많이 남았을 땐 그냥 뭐라도 생각나겠거니 하며 여유를 부렸다. 역시 오산이었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고, 그렇게 11월이 시작되었다. 이때만 해도 망한 줄 알았다.


사람은 본디 손실에 대한 자극이 더 강하게 온다고 하지 않던가. 손실 회피 본능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엉망이 되었을 때의 상황을 상상해보았다. 상상만으로도 패닉 수준이었다.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나는 행동하기 시작했다.


우선 몇몇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여러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면서 조금씩 갈피를 잡아갈 수 있었다. 그다음엔 실천 전략을 구상했다. 최종 목표를 주 단위 달성 가능한 범위로 세분화시킨 뒤 커뮤니티에 실천을 선언했다. 모든 초고는 쓰레기라는 말을 되뇌며 객관적 고증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일단 초안을 썼다.

생각나는 대로, 말하듯 대본을 작성하고 나니 이야기의 맥락이 형성됨을 느꼈다. 피드백도 받아보고 또 셀프 피드백을 해보며 보완하기를 거듭했다. 집에서 읽어보고 혼자 녹음해보며 시간도 재보기를 반복하니 내용이 더 선명해졌다. 그러면서 어색한 부분도 보이기 시작했다. 다시 수정 보완을 반복, 마지막 리허설 전에 PPT를 완성했다. 리허설 이후 최종 보완사항까지 작업을 마치니 이제야 부담감이 설렘으로 변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강연을 통해 난 몇 가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첫째, 가장 중요한 것인데, 변하고 싶으면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당연한 진리이지만 그게 참 당연하지 않았기에. 이제야 비로소 그 맛을 실감했다고 생각한다.


둘째, 머리로만 생각하는 건 불완전하다. 강연을 준비하거나 콘텐츠 작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머릿속에 있는 것을 글로 꺼내놓아야 어디에 구멍이 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정작 적어보면 정확성이 떨어지는 것도 있다. 그러니 꼭 생각을 정리해봐야 한다.


셋째, 완벽주의 성향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지만 적절한 수준으로 강도를 낮출 수 있다면 나름 도움이 된다. 나는 어떤 작업을 할 때 디테일의 여부에 따라 완성도가 달라진다고 믿는다. 매사에 디테일을 신경 쓰고 살진 않지만 필요할 땐 완벽주의적 성향이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느꼈다.


넷째, 과정으로 배우고 결과로 넘어선다. 인생은 그 자체가 과정의 연속이다. 그 과정들 속에는 다양한 과정과 결과가 무수히 반복된다. 과정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지만 결정적으로 한계를 넘어서는 것은 한 사이클을 끝낼 때라고 생각한다.


강연을 예로 들어보면, 혼자 또는 소수의 진행자와 리허설을 할 땐 심리적 부담감이 덜하다. 덕분에 모든 게 수월하다. 그러나 본 무대를 서면 여러 가지 상황이 펼쳐진다. 강연을 들으러 온 분들의 시선, 비용에 대한 기대감, 시스템 오작동, 등. 이 모든 것을 딛고 끝맺음을 지어야 비로소 한 사이클이 끝나는 것이다. 그리고 끝을 내봐야 나의 현재를 알 수 있고 다음을 가늠할 수 있는 법이다.


다섯째, 나를 막아서는 생각들은 대부분 쓸데없는 생각들이었다. 지레짐작하여 고민하는 것들이 참 많다. 결론은 다 쓸데없는 고민이었다는 것이다. 1부터 10까지의 고민이 있다고 치면 이 중에 영양가 있는 고민은 한 두 가지 될까 싶다.


마지막은 나에게 자극을 주는 강도의 것들을 시도하라는 것이다. 서두에 언급한 이불 개기, 따뜻한 물 마시기 등, 습관으로서는 좋을지 몰라도 나에게는 변화를 유발하는 데에 거의 무자극에 가까운 행동들이다. 그러나 강연은 강한 자극을 주는 과제였다. 그 덕분에 시도해보다는 것 자체가 강력한 의미가 된다.






우린 누구나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왜 못하는 것일까. 결론은 '안 하니까. 멈춰 서니까'라고 생각한다. 사실 난 누구보다 이런 식의 결론을 싫어하는 사람이다. 모든 게 내 탓이고 내가 무능해 보이게 만드는 무책임한 답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주 간단하게 이유를 설명하자면 이보다 딱인 것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최근 성공과 부에 대한 책들을 몇 권 읽어보았다. 책의 저자들마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풀어내는 이야기가 약간 달랐지만 내가 느낀 결론은 하나였다. 행동해라. 멈추지 말고 행동해라. 누군가 끌어당김의 법칙의 폐단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가만히 상상만 한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5년 뒤 100억 부자가 되고 싶다면, 그 목표를 기록했다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미친 듯이 행동해야 한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런 우를 범하고 있다고 한다. 근데 돌아보면 어디 그게 남의 일인가 싶다. 다이어트하겠다면서 불금의 치맥은 포기 못하는 경우를 떠올려보면, 내 얘 긴기 싶은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닐 거라 생각한다.


나 역시 그랬다. 고민만 한 트럭 가져다 놓고 앉아있으니 답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초안을 쓰고, 조언을 구하고, 읽어보고, 자료를 보충하기는 등 실질적인 행동을 하면서 결국 고민이 더 이상 고민이 아니었음을 깨달은 것이다.


그러니 제발 그만 고민하고 행동하자. 행동이라 하면 몸을 움직이는 것뿐만 아니라 생각을 기록해보는 것 또한 포함한다. 신중함도 지나치면 시간낭비다. 그보단 시행착오를 일찌감치 경험하는 게 득이다. 그러니 다시 말하지만 제발 행동하자. 변화는 행동해야 이루어진다는 그 단순한 진리를 하루라도 빨리 경험하는 것이 답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