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당신을 싫어한다면 그냥 내버려 둬라

- 불필요한 관계에 과감하게 엿을 날려준다!

by 알레

"네가 어디로 가든 지금부터 난 너를 저주할 거고 이후에 오는 모든 사람에게 네 욕을 할 거다. 어디 잘되는가 한 번 보자!"


살면서 이런 얘기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 이야기는 첫 번째 회사를 퇴사하던 때, 마지막 본부장님 면담 때 실제 내가 들었던 소리다. 당시 김본부장은 나에게 저런 식으로 이야기했다. 정말 감사했다. 덕분에 아무 미련도 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었다.






10년 인간관계도 별거 아니더라


문득 떠오른 이별이 있다. 좋은 기억은 아니다. 여전히 생각하기 싫지만 굳이 생각이 떠오를 때면 혼자 괜스레 씁쓸해진다. 고등학생 시절에 알게 된 당시 대학생 형이 있었다. 금방 친해졌고 나에겐 거의 멘토처럼, 그 시절 그 형 덕분에 힘든 시기들을 잘 보내기도 했다. 늘 농담도 잘 건네고 시답잖은 소리하며 까불기도 잘 까불었다. 대학생이 되면서 서로 연락이 뜸해졌다. 그냥 자연스럽게 뜸해졌던 것뿐이다. 형은 형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의 삶을 살아내기 바빴기에 가끔 안부를 묻는 정도가 전부였다.


그 형은 뮤지컬 분야에서 음악 감독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오랜만에 연락을 했는데 마침 대학로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다고 초대를 받았다. 사실 그동안 한 번도 공연을 보러 가지 못해 못내 미안한 마음이 컸는데 잘됐다 싶어 아내랑 함께 가겠다고 했다. 아내와도 오랜만에 대학로 데이트여서 형에게 맛집 한 군데 정도나 추천받아볼까 연락을 했다. 근데 그게 사건의 발단이 될 줄 꿈에도 몰랐다.


형은 그냥 알아서 찾아보라고 했다. 장난스럽게 형에게 다시 말을 건넸다. 'VIP에게 너무 소홀한 거 아니야?' 툭 하고 던진 그 한 마디에 살다 살다 '김기춘이냐?'라는 소리를 들었다. 정말 황당했다. 아, 참고로 사건이 벌어진 당시가 문화 예술인 사찰이다 뭐다, 블랙리스트다 뭐다 나날이 시끄러웠던 시기였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뜬금없이 왠 김기춘. 이후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이미 관계는 거기서 틀어졌다.


나도 화가 났다. 그래서 더 이상 무슨 말도 하기 싫어졌다. 이게 뭔가 싶었다. 그 오랜 시간 지내왔던 관계가 너무나 무색했다. 인간관계가 참 쉽게 정리되는구나 싶었다. 그러면서 문득 든 생각은, '굳이 내가 왜 이 관계에 얽매여야 할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더 이상 사과도, 어떤 말로 이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도 하고 싶지 않아 졌다. 그렇게 햇수로만 10년이 넘는 이 관계는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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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그때 더 노력해서 다시 관계를 회복했었어야 했나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내 생각이 멈춰지는 것을 보면 아닌 건 정말 아닌가 보다 싶다. 이별이라는 것이 좋기가 쉽겠냐만은 이왕이면 잘 끝내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그렇지만 어디 나 혼자 노력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관계에 대한 강박을 내려놓게 되었다.


글 쓰는 사람들이 모든 독자를 만족시킬 수 없듯 사람과 사람 사이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겠는가. 어차피 나도 모두를 좋아하지 않듯 모두가 날 좋아하길 바라는 건 미련이고 잘못된 욕심일 뿐이다. 때론 인간사를 대하는 우리의 마음에 '그러려니'라는 마인드는 너무나 필요한 것 같다.


혹 주변에 자기가 아쉬울 때만 사람이 이러네 저러네 어쩌네 저쩌네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마음에서 던져버리자. 그런 사람은 어차피 당신을 존중하지도 진심으로 대하지도 않을 테니까. 그리고 평생 당신을 저주할 거라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측은한 마음으로 그를 내버려 둬라. 그 저주는 당신에게 닿지도 않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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