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살아갈 걱정에 잠을 못 이룹니다.
누군가 그러더라. 마치 내가 돈 많은 백수로 보인다고. 보이는 모습이 후줄근해 보이거나 조급해 보이지 않음일 테니 다행이라 여겼다. 그러나 현실은 그저 매일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하는 걱정에 잠을 못 이루는 가장일 뿐이다. 지금 이 밤에도.
주변에 부자라고 할 만한 사람이 거의 없어 그들의 실제 삶을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TV를 통해 보이는 모습으로는 부자라고 걱정이 없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공평하다 느껴지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서글퍼진다. 어쨌든 종류가 다른 걱정인 것은 맞으니까.
조금씩 살아갈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 길 위에 잘 서있다고 느꼈다. 무엇보다 함께 글을 쓰는 사람들을 만나고 또 같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때로는 좌충우돌할지라도 궁극의 방향은 옳게 가고 있다 생각했다. 그러나 그 방향을 향해 가는 순간의 진폭은 편하게 감당하기에는 거세기만 하다.
지난주 가족 여행을 다녀오면서 또 한 번 느꼈다. 돈은 모든 것의 해결책도 아니고, 행복의 근본도 아니지만 적어도 삶의 질을 높여주는 데에는 크게 기여한다는 사실을. 아버지 어머니가 계시지 않았음 감히 생각도 못했을 여행이었다. 두 분이 평생을 성실하게 살아온 덕분에 누리는 호사임을 잘 알기에 그저 자녀라는 이유로 혜택을 받는다는 것이 때론 민망하기도 하다. 그럴 때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하면 경제적 자립을 이루어 낼 수 있을까.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나는 원래 안 되는 성향의 사람인가?'하고. 그럴 때면 맥이 풀리고 허망함이 밀려오기도 하지만 다시 아랫배에 힘을 주고 허리를 곧게 세워본다. 그 흔한 부자들의 성공 스토리를 보면 대부분 자신이 될 사람이라서 되었기보다는 될 거라 믿고 될 때까지 행동했음을 알 수 있듯이, 무너져 내린 나의 어제도 다시 일어서 걸음을 지속해 나가는 오늘의 밑거름이 됨을 생각해 본다.
결핍은 삶을 나아가게 만드는 강한 동력이 된다고들 한다. 이 말이 위안이 되었고 동기부여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다시 이 말을 상기시켜 본다.
돌이켜보면 불안과 걱정이 증가할 때는 무언가 삶의 궤도를 벗어났을 때 그러했음을 깨닫게 된다. 이제라도 다시 호흡을 가다듬기로 다짐한다. 적어도 다음 여행이 있다면, 그때는 부모님과 나의 식솔을 편안하게 모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느슨해진 마음에 채찍질을 해본다.
언젠가 온라인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한 코치님이 이런 말을 했다.
'(온라인) 사업을 시작함에 있어 자신의 콘텐츠의 고결함 따위는 잊어버리세요. 당신이 벌어들이는 돈이 당신을 고결하게 만들어줄 거예요.'
머뭇거리지 말고 뭐라도 시작하라는 말이었다.
당장 내일 무엇을 시작해 볼까.
이제 리셋버튼을 누르고 다시 시작해 볼 때가 되었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어제의 나에게 작별인사를 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