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을 쓸 수 있는 방법

어쨌든 쓰는 게 답입니다.

by 알레

요즘 난 매일 글쓰기를 실천 중이다. 아, 주말 이틀은 제외하고. 뭐 가끔은 주말에 쓸 때도 있고, 하루에 두 편의 글을 발행할 때도 있지만 어쨌든 매일 쓰기가 일상이 되었다. 누군가는 어떻게 브런치에 글을 매일 쓸 수 있냐며 대단하다고 치켜세워준다. 그럴 때마다 속으로 생각한다. '이게 그렇게 대단한 건가?' 스스로 자만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이제 나에게는 일상이 되어버린 탓이다. 누군가 매일 숨을 쉰다고 대단하다 칭하지는 않지 않던가.


글쓰기는 나에게 호흡하기와 같다. 여전히 백수이고, 전업 육아아빠로 살아가는 나는 삶을 부여잡기 위해 글쓰기를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살기 위해 쓰는 것이다. 그러니 쓸 수밖에. 고로 대단하다는 말에 스스로 절레절레하며 겸손해질 수밖에.


어느 날 작가님 한 분이 나에게 질문을 하셨다. '작가님, 어떻게 하면 꾸준한 글쓰기가 가능할까요?' 잠시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정리해서 보내드린 답변을 기록해 본다.






1. 환경설정

뭐니 뭐니 해도 역시 환경이다! 나는 무언가를 꾸준히 한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그걸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세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혼자서도 충분히 해내는 사람들이 있지만 솔직히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기에 언제고 편안함을 찾아가는 귀안본능(本能)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러니 꾸준하려면 그게 걸맞은 환경 설정은 필수이며 선결되어야 하는 조건이다.


참고로 꾸준히 글을 쓰고 싶은 사람에게 팀라이트에서 진행 중인 글루틴 프로젝트를 추천한다. 지극히 사심 가득한 추천이면서 동시에 적어도 그 기간 동안 참여하는 작가님들의 전체 인증률이 90%를 넘는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기에 자신 있게 추천한다.


2. 글감을 수시로 메모해 두기

소재의 부재 또는 소재의 고갈이 지속적인 글쓰기를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글을 지속적으로 쓰는 사람들이나 콘텐츠를 꾸준히 생산해 내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있다. '메모하기.' 나 역시 스마트폰 메모장에는 지난 몇 년간 끄적인 글감들이 축적되어 있다. 물론 대부분 글로 썼다.


메모는 빠르고 간단하게 하는 것이 포인트다. 메모를 하는데 글을 쓰듯 문장과 단어를 고민하면 생각은 이미 휘발되어 사라져 버린다. 순간을 빠르게 기록하는 것이 핵심이니 키워드만 적어도 되고 오탈자와 상관없이 문장을 기록해도 그만이다. 이 또한 버겁거나 부족하다 생각할 때는 음성녹음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어떤 측면에서는 음성녹음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3. 제목 짓기

글감 수집과 더불어 제목 짓기의 효과는 쓸거리를 던져준다는 것이다. 설령 시간이 지나고 '내가 이 제목을 왜 써놨을까?' 하며 머리를 긁적이는 경우도 분명 있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는 백지상태에서 제목부터 본문까지 통으로 고민하는 것보다 미리 지어놓은 제목을 기점으로 글을 써 내려가는 것이 훨씬 수월하기에. 제목 짓기는 그만큼 유용하다.


사실 제목 짓기가 쉬운 건 결코 아니다. 이 또한 카피라이팅이라 볼 수 있기에 한 문장 또는 몇 가지 키워드에 본문의 핵심 아이디어를 담아내기란 여간 쉽지 않다. 그래서 순간의 번뜩임으로 지어놓은 제목이 얼마 지나 나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그만큼 아직 나는 카피라이팅의 하수라는 소리겠지만. 그럼에도 잘 지어놓은 제목은 다시 그 순간의 생각을 리마인드 시키는 마법의 지도가 되어준다. 그리고 제목 하나만 잘 지어도 조회수가 폭발하는 것이 온라인 생태계의 속성이니 이 또한 욕심을 내볼 만하다.


4. 나를 내어놓는 글쓰기

가장 마르지 않는 소재가 무엇인 줄 아는가? 바로 나 자신을 써 내려가는 것이다. '나'는 하나의 우주다. 우주는 무한하다. 그렇기에 무한한 소재가 생산되고 발굴되는 것이 바로 나를 써 내려가는 것이다. '나'라는 심플한 한 단어는 수십 수백 가지의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살아온 인생, 순간의 기억, 사건, 감정, 성격, 관계, 경험, 전문 지식, 꿈, 등. 세상의 모든 것들이 '나'라는 필터를 거쳐 나오면 똑같아 보이는 삶도 똑같지 않다. 평범해 보이는 일상도 특별한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나를 내어놓는 글쓰기의 가장 큰 효용은 나를 깊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바야흐로 콘텐츠 홍수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요즘, 가장 쉬우면서 동시에 어려운 것이 나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다. 나는 글을 쓰면서 '굳이 나의 이야기에 관심이 있겠어?'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던져보았다. 이쯤에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관심이 없으면서 있다는 것이다. 전혀 관심이 없었다면 이만큼의 구독자가 생겼을까. 그렇다고 바쁜 우리네 인생에 또 그리 깊은 관심을 둘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편하게 내어놓을 수 있다. 동시에 나비의 날갯짓이 될 수도 있다는 일말의 책임감을 안고 쓰기도 한다. 나의 글쓰기는 곧 나의 브랜딩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만큼 이 정도 책임감과 부담은 안고 가는 것은 필요한 것 아닐까 생각한다.


5. 한 줄이라도 정말 쓰기

요즘 많이 생각하게 되고 또 많이 듣게 되는 키워드가 하나 있다. '실행.'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백날 고민해 봐야 진짜로 써보지 않은 글은 글이 될 수 없다. 인간은 하루에도 5만~8만 가지의 생각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연구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략 저 정도 범위에 해당된다. 이 중에 무엇 하나라도 써보자.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글이 글을 부른다.'


2년 넘게 글을 써보니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매번 실감한다. 무엇이든 쓰고 싶다면, 그러나 딱히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그냥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문장 하나를 적어보자. 실제로 적은 문장을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읽고 귀로 듣다 보면 사고의 흐름이 이어짐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또 한 문장, 그다음 문장을 써 내려가면 어느새 문장 하나가 문단이 되고 문단이 다시 문단을 불러들여 하나의 글이 된다.


중요한 건 자기 검열관이 작동할 때 무시해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장담컨대 익숙하지 않을 때 의식의 흐름대로 쓴 나의 글은 어디 내놔도 부끄러운 글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모든 초고는 쓰레기라고 하지 않았던가. 적확한 비유는 아니겠지만, 일종의 프로토타입을 만든 것이다. 아직 완성품이 아니란 소리다. 그러니 이제 시작이다.


6. 퇴고하기

초고를 작성했으면 퇴고를 해보자. 이제부터는 인고의 시간을 거쳐야만 한다. 퇴고는 사실 끝이 없는 듯하다. 봐도 봐도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찝찝함이 남는다. 컴퓨터 화면 속 글을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읽어본다. 이번에는 인쇄한 글을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읽고 손으로 검토한다. 그러기를 반복하면 어느 순간 내 글이 하나의 이미지로 다가오기 시작하면서 전체의 흐름이 눈에 들어온다. 전체와 부분을 오가며 수정하는 작업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아, 더는 모르겠다' 싶은 순간이 온다. 거기까지다. 거기까지가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이다.


글쓰기와 마찬가지로 퇴고도 지나치게 힘을 주면 오히려 막힌다. 아는 만큼 보이고 느끼는 만큼 깊이를 더할 수 있기에 부족하고 아쉬운 마음은 늘 남는다. 그렇지만 아쉬움이 있기에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법이다. 그리고 그 시간은 분명히 나의 글쓰기 근육을 키워줄 것이기에 퇴고의 시간은 오히려 성장의 시간이 된다.


7. 읽기로 쓰기

역시 쓰려면 읽어야 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좋은 글은 사고의 지경을 넓혀준다. 가슴을 훅 파고드는 문장을 만나본 경험은 언젠가 나의 문장이 어떤 독자의 가슴에 닿을 수 있는 힘이 되어준다고 믿는다. 그러니 좋은 글을 만나는 것은 쓰기를 지속하는 데 있어 좋은 양분이 되어준다.


'글쓰기는 발상이 아니라 연상이다'라는 말이 있다. 즉,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 것을 재해석하고 가공해 내는 작업이라는 뜻이다. 많이 읽음으로 연상해 낼 문장이 많이 축적되어 있는 사람에게는 그만큼 풀어낼 이야깃거리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쓰다 보면 결국 읽게 된다. 그리고 읽다 보면 쓰고 싶어 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방법들이 있겠지만 질문을 받고 떠오른 것들만 정리해 보았다. 꾸준하게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요즘 시대에 굉장한 무기가 되는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솔직히 모두에게 강박이 되어버린 것 같다는 느낌도 받게 된다. '어떻게 하면 꾸준한 글쓰기가 가능한가요?'라는 처음의 질문으로 되돌아가 나는 반문하고 싶어 진다. '그렇다면 작가님께서 생각하시는 꾸준함의 정의는 무엇인가요?'라고.


과연 무엇이 꾸준한 것일까? 매일 쉬지 않고 하는 것? 아니면 습관적으로 할 만큼 익숙해지는 것?


이제는 무엇이 되었든 자기만의 정의가 필요한 시대다. 나에게 꾸준함은 매일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그 행동을 함에 있어 편안함을 느끼는 상태가 곧 꾸준함이다. 그런 의미에서 글쓰기는 꾸준히 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빈도수가 낮은 읽기와 운동 역시 나는 꾸준히 하고 있다고 받아들인다.


다시 말하지만 남들의 인정이 아닌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곧 내가 그것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나만의 속도로 오랜 시간 지속할 수 있는 법이다. 비록 오늘 내가 쓴 것이 단 한 문장뿐이라도 실망하지 말고 멈추지 말길 바란다. 결국 쓰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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