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기록하는 글쓰기

언제나 시작은 감정이었다

by 알레

나에게 마음의 숙제같이 남아 있는 것이 한 가지 있다. 나의 글쓰기를 되짚어 보며 생각을 정리한 것을 모아 전자책으로 만들어 보는 것.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전자책을 참 쉽게 쓰는 것 같다. 여기서 '쉽다'는 것의 의미는 '잘 실행해 낸다'의 의미이다. 나는 그것이 참 어려워서 생각만 많아지는데 그들에겐 어려운 일이 아닌가 보다.


나는 왜 어려울까...
나는 왜 전자책을 써내지 못하는 걸까...


생각을 거듭해 보니 한 가지 찾아낸 이유가 있었다. 나의 글쓰기는 하루를 살아가다 어느 순간에 툭- 하고 튀어나오는 것들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글쓰기에 대한 전자책을 구상해 본다는 것은 그래도 방법론 적인 설명을 덧붙일 수 있어야 할 텐데 나는 그럴 수가 없었다. 글을 꾸준히 쓰고 있지만, 만약 누군가 글쓰기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묻는다면, 나는 달리 할 말이 없어 그저 주어 들은 것들만 이야기할 뿐이다. 아, 그나마 최근에 하나 답할 수 있는 것이 '피드백해보기'였다.


그럼에도 나의 글쓰기에 대해 정리해보고 싶은 마음은 늘 숙제처럼 남아있기에,,, 오늘도 곰곰이 생각해 보며 브런치에 생각을 남겨보기로 했다.




오늘 하루, 유난히 날이 흐렸다. 외출할 일이 있어 집을 나서는데 흐릿한 하늘이 스산한 느낌을 준다. 덕분에 마음은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나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오늘처럼 흐린 날에는 조금 우울감에 젖어든다. 그런데 그게 꼭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덕분에 글을 쓰기에는 그 어느 때보다 좋으니까.


육아아빠에게 주말에 혼자만의 시간은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 그런 하루에도 황금 같은 시간이 주어질 때가 있는데 바로 아이가 낮잠을 자는 시간이다. 평소 같음 나는 낮잠을 거의 자지 않는 편인데 오늘은 몸이 많이 피곤했는지, 아니면 약 기운인지 아내와 함께 아이를 재우면서 잠들었다.


한 시간 반 정도 자고 일어나 혼자 방에 앉아 노트북을 켰다. 지금이 바로 글을 써야 할 때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글쓰기 버튼을 누르고 하얀 바탕화면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겨본다. 그리고 가슴에서 올라와 머리를 통해 흘러나오는 말들을 주어 담아 기록을 시작한다. 마음을 기록하는 글쓰기는 언제나 이렇게 시작된다.




짧게 적어보았는데 나의 글쓰기는 응축된 감정을 꺼내는 행위다. 어떤 날은 가라앉은 감정을, 또 다른 날은 들떠서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적는다. 그런가 하면 가끔이지만 지극히 차분한 상태로 나를 기록한다. 무엇이 되었는 언제나 시작은 '감정' 곧 내 마음이다. 그리고 그것이 매일의 글쓰기를 이어나갈 수 있는 힘이 된다. 감정은 하루도 마를 일이 없으니까. 설령 아무 감정이 생겨나지 않는 날이라도 그 '아무 감정이 느껴지지 않음'에 서 이야기가 또 시작될 테니.


감정에는 참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내가 감정에 집중하는 이유는 감정은 곧 내 마음의 이야기고 거기에는 진짜 하고 싶은 말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다 보면 별로 할 말이 없다고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경우를 종종 경험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쓸 말이 없다지만 의외로 쓸 거리가 많다. 마음은 언제나 나에게 대화를 청한다. 그리고 기록되고 싶어 한다.


마음 쓰기를 매일 꾸준히 하면 가장 좋은 것은 마르지 않는 글감을 실제로 경험해 본다는 것과 점점 나 자신과 친밀해진다는 것이다. 둘 다 겪어보지 않았을 땐 그저 막연한 소리였고 한 편으로는 의구심만 가득했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이제는 내가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다.


글쓰기를 꾸준히 지속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지치는 일이다. 그러나 흔히들 말하는 그 임계점이라는 지점을 넘어서보면 깨닫게 된다. 글쓰기는 호흡하기라는 것을. 지친다고 호흡하기를 멈추면 죽는 것이니까. 계속 쓸 수밖에 없다.


사실 오늘 내 마음에 스민 우울감의 원인을 잘 안다. 그리고 그것은 일기장에 기록해야 할 감정이라는 것 또한 잘 알기에 이곳에 기록할 수는 없지만 덕분에 오늘의 글을 한 편 쓰게 되었다. 이처럼 내 마음, 내 감정에 집중하면 글쓰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만약 무엇을 쓸까 여전히 고민이라면, 내 하루에 제 멋대로 점을 찍고 돌아다니는 나의 감정을 붙잡아 기록으로 남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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