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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 Mar 08. 2023

글 쓰는 삶을 돌아보며

나의 글이 빛이 되어 당신에게 흘러가길

요즘 매일 글을 쓴다. 브런치에 한 달에 적어도 20개 이상의 글을 발행한다. 인스타그램에는 매일 일기를 쓰며 나의 하루를 돌아보고 있다. 오디오 콘텐츠 녹음이 있는 날에는 대본을 쓰고, 새벽예배를 준비해야 하는 날에는 묵상 노트를 적는다. 쓰는 게 일상인 삶을 살다 보니 쓰지 않는 시간이 오히려 부자연스러울 정도다. 무슨 쓸 말이 그리 많나 싶겠지만 쓰다 보니 그저 계속 쓰는 사람이 되었다. 글쓰기를 꾸준히 하면 자연스러운 일일 뿐이다. 매일 출퇴근을 하듯, 호흡하듯, 나는 그렇게 글을 쓴다.


쓰다 보니 깨닫는 것이 하나 있다. 내가 글을 쓰지만 글이 다시 나를 만든다는 것이다. 삶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은 앞으로의 삶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힘이 있는 사람이라고 믿는다. 돌아보기 위해서는 남겨진 '무엇'이 필요하다. 그 남겨진 '무엇'이 바로 글이다. 나의 글 속에는 내가 남는다. 나의 순간들이 담긴 글의 합이 바로 나다.


삶을 이야기할 때 점을 찍는 것에 비유하곤 한다. 어떤 의미를 담아내는지도 모른 체 무의식 적으로 찍어온 수많은 점들은 이제 선이 되어 내 삶의 나아갈 방향을 가리킨다. 기억 속에만 남은 점들은 때론 흐릿하거나 산발적이어서 혼란스럽기만 하다. 반면 글로 찍은 점은 오히려 또렷하다. 그래서 무엇이든 활자를 통해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챗GPT가 한창 이슈다. 질문만 잘 던지면 제법 완성도 높은 글을 써준다니 더 이상 내가 쥐어 짜내듯 써 내려가는 게 의미가 없어 보이는 듯하다. 그러나 당연한 소리지만 AI는 내가 아니지 않은가. 그것은 나를 쓸 수 없다. 나는 오직 나만 써 내려갈 수 있다. 그러니 제 아무리 AI가 이슈의 중심에 있어도 글쓰기는 이어가야 한다. 아니 오히려 그런 시대인 만큼 나를 쓰는 시간이 더 값지게 느껴진다. 날것처럼 보여도 나의 색깔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글이야 말로 얼마나 사람 향기가 나는 글이던가.


직장에 다니든 쉬고 있는 중이든 고민거리가 많아 생각할 것들로 하루가 가득하다. 시간은 늘 내 편이 아닌 듯 나의 하루가 시간에 잠식당하는 듯 살아간다고 느껴질 때에도 글 쓰는 시간만큼은 번잡한 생각과 시간을 멈춰 세우는 듯하다. 쉴 새 없이 흘러가는 세상의 소용돌이에서 잠시 빠져나와 무엇에 그리 불안한지, 무슨 생각들을 하고 사는지 내 맘을 만져주는 시간. 나에게 글쓰기는 그런 시간이다. 


마흔 살이 되어 글쓰기를 시작했다. 지나온 2년의 시간을 돌아보니 어느새 글이 반석이 되어 '나'라는 집을 세워가고 있음을 보게 된다. 처음엔 토설해 내기에 바빴고, 다음엔 어루만져주기에 온 힘을 다했다. 그리고 이제는 빛이 새어 나가듯 '나'라는 집에서 글이 흘러나가 누군가에게 닿길, 그네들의 삶과 연결되길 바란다. 


이것이 오늘도 내가 글을 쓰는 이유고, 작가가 아닌 글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 이유다. 






글쓰기로 우주정복을 꿈꾸는 브런치 작가들이 모여 팀라이트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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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주제는 '글쓰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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