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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능력을 보여줘!

능력이라는 신기한 녀석은 분명 있는데 없고, 없는데 또 있더라.

by 알레

가끔 누군가 이런 말을 해줄 때가 있다. '당신은 충분히 능력이 있는 사람이에요.' 참 고마운 표현이다. 그 말이 축 처진 어깨를 다시 펴게 만들기도 하고, 때론 2% 모자랐던 확신을 채워주기도 한다. 그러나 가끔은 되묻고 싶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떤 능력이요?' 사실 이 질문은 내가 나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다. 나에 대한 답은 나만이 낼 수 있는 법이다.


'능력' 또는'재능'이라는 녀석은 참 신기하다. 분명 있는데 없다. 그런가 하면 없는데 또 있다. 말장난 같은 이 표현을 달리 이야기하자면 결국 생각하기 나름이란 소리다. 글쓰기, 노래, 춤, 운동, 공부, 생각, 요리, 대인관계 등 모든 것은 다 능력이다. 심지어 호흡도 능력이라 할 수 있다. 호흡을 잘하면 심신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순간순간 능력을 발휘하며 살아간다. 그런데도 대체 왜 능력이 없다고 여기게 될까?


넓은 의미에서 능력은 모두 다 가지고 있지만, 좁은 의미로 '능력은 곧 돈벌이'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사실 이건 좀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돈을 버는 능력은 타고난 것이기보다는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에 가깝다고 본다. 즉, 능력에 노력(환경)이 더해져야 한다는 뜻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으로 치환되는 능력이야말로 상대적으로 크게 다가온다. 능력으로 돈을 벌고 싶다면 어떤 능력이든 팔릴 수준까지는 끌어올리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공부든, 실전 경험이든. 돈이라는 것과 교환될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늘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노력할 것인가? 아니면 그냥 이대로 살 것인가? 그리고 어떤 능력에 노력이라는 에너지를 투입할 것인가?


본래 가지고 있는 능력과 돈 버는 능력 사이의 괴리감이 크면 클수록 능력치가 낮게 느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바라는 삶의 이상이 높으면 높을수록 역시 능력이 부족하다 느껴질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능력이 있는가? 지금껏 나는 능력이 많은 사람이라 여기지 않았다. 그런데 근래 들어 나에게 능력이 많다고 얘기해 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하나 둘 생겼다. 누군가는 나에게,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는데 분명 느껴지는 게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해 준다. 또 다른 이는 내가 글을 쓰는 것을 대단한 능력이라고 말해준다. 그런가 하면 정작 나는,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 주는 나의 능력을 좀처럼 잘 인정해주지 못했다. 나 역시 앞의 두 가지 이유가 컸다. <돈벌이 + 높은 이상>


결핍은 나를 나아가게 만드는 강한 원동력이 되어 준다고 한다. 그렇게 인생의 반전을 만들어 낸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반복적으로 회자된다. 같은 맥락일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결핍'이라는 단어를 쓰기보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다. 어떤 식으로 표현하든 두 가지 모두 나의 능력치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만약 스스로 능력이 없다고 느끼고 있다면, 나의 결핍이나 지금 내가 더 잘하고 싶은 것에 대해 고민해 보자. 그것이야말로 지금 당신이 갈고닦아줘야 하는 능력인지도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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