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나를 알레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레 May 08. 2023

글쓰기로 그리는 '나'라는 지도

오늘도 글쓰기로 '나'라는 우주를 탐험하다.

난 오늘도 글을 쓴다.


이 한 문장은 현재의 나를 가장 잘 보여주는 시그니쳐 문장이 되었다. '알레'라는 부캐를 가지고 삶에서 마주하게 되는 나의 다양한 면모를 글로 기록하는 것은 이제 진짜 일상이다. 아니, 일상이면서 리추얼이기도 하다. 때로는 나를 깨우고, 또 어떤 날을 나를 정리해 주는 하나의 의식과 같으니. 


그동안 써 놓은 글을 가지고 만약 지도를 그린다면 어떤 지도가 나올까? 최근 나는 지인들에게 나에 대해 물었다. 감사하게도 여러 분이 답을 주셨는데 그 내용을 정리해 보니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름의 윤곽이 나오는 듯했다.


알레는,

1) 열정적이고
2) 다정하고
3)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 주고
4) 사랑이 넘치고
5) 삶에 진지하고
6) 글쓰기를 좋아하고
7)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하고
8) 센스가 있고
9) 따뜻한 사람이며
10) 하나님이 사랑하는 자녀다.


진심 어린 답변을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그러면서 또 생각해 보면 참 흥미롭다. 사실 답을 주신 분들을 모두 다 한 분 한 분 만나본 것은 아니다. 나와 오랜 시간 알고 지낸 분들도 아니다. 어떤 분은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눠보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온라인상에서만 서로 알고 지낼 뿐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나에게 대해 어떻게 알 수 있는 걸까? 답은 '글'이다. 나를 내어놓으며 기록한 글이 쌓여 있었기에 가능하다.


나는 솔직하게 글을 쓰는 편이다. 있는 그대로의 모든 것을 전부 담아낼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그럼에도 나는 느끼는 감정을 최대한 그대로 글 속에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나의 인생'이라는 긴 서사가 담긴 글이 쌓인 만큼 나를 직접 만나지 않아도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겠구나' 대략 추측 할 수 있다.


글로 그린 나의 인생지도는 유용하다. 글 지도가 있기에 나는 나를 좀 더 명료하게 읽어낼 수 있으며 누군가에게 나를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그리고 나아가고자 하는 삶의 방향이 어디로 향해 가는지도 볼 수 있다. 글을 쓰지 않았으면 나 조차도 모호하거나 두루뭉술하게 표현되었을 나의 모습이 글이 있음으로 선명해진다.


글을 쓰는 사람들이 주변에 한 명 두 명 늘어나면서 이제는 대부분의 시간을 글을 쓰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 더 확장된 개념으로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고 볼 수 있다. 생산자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모든 것의 시작은 '나'에게서 라는것. 


우리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곧 하나의 우주라고 표현한다. 어쩌면 우리가 우리 자신을 잘 모르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사람이 어찌 우주를 다 이해할까. 그래서 무한한 소재가 그 안에서 계속 나올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글쓰기를 해본 사람은 안다. 조금만 관점을 달리하면 글감이 마를 일이 없다는 사실을. 그것이 '나 자신'이든 '내가 속한 세계'이든, 그것들은 모두 '나'라는 필터를 거쳐 글로 표현된다. 동일한 주제를 가지고 글을 써도, 글은 제 각각이다. 좀 과장된 표현으로 지구에 70억 인구가 있다면 같은 주제로 나올 수 있는 글의 숫자도 70억 개라는 의미다.


결국 글쓰기는 지극히 사적인 영역인 것 같다. 상업적인 분야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의 글쓰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에 속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글로 만나는 접점을 발견하게 된다. 각자가 자신을 그려가지만 어느 순간 서로 만나게 될 때가 있다. 그 순간 공감이 일어나는 것이고 마음에 공명이 생겨나는 것이다. 


나는 오늘도 글쓰기를 이어간다. 나는 오늘도 '나'라는 지도를 그리기를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그 지도 위에서 또 어떤 만남이 있을지를 기대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언젠가 70억 개의 글과 만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다소 허황된 꿈도 꿔본다. 


오늘 아침도 이렇게 나는 글쓰기로 '나'라는 우주를 탐험해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오늘도 글쓰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