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밤 음악은 흐르고

글 쓰는 시간이 좋다

by 알레

새벽 1시 30분. 글 쓰는 이 시간이 좋다. 마음에 드는 음악을 틀어놓고 조용히 글을 쓴다. 아이는 잠든 새벽시간. 이 시간은 나의 시간이다. 새벽 시간을 보내기 위한 선택지는 여러 가지가 있다. 독서, 글쓰기, 콘텐츠 만들기, 맥주 마시기, 넷플릭스 보기, 걱정하기, 하염없이 불안해하기 등.


오늘 나의 선택은 글쓰기다. 여러 차례 이야기 하지만 글쓰기가 좋다. 이젠 정말 좋아서 쓴다. 이쯤 되어 생각해 보게 되는 건 글쓰기도 연애하는 것과 같아 보인다. 좋아하면 할수록 글감이라는 곁을 내어준다. 대가가 될 생각은 애당초 없었기에 더 좋아할 수 있다. 아마 글쓰기로 승부를 보겠다는 마음이었으면 절대 즐기지 못했을 거다.


사실 그 고민을 안 해본 건 아니다. 솔직히 처음엔 글쓰기로 나를 브랜딩 하고 이를 통해 경제적 자유로 이어지는 삶의 시스템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근데 지금에야 인정하는 건 나의 글쓰기는 오롯이 나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으니 누군가에게 효용이라는 가치를 제공하기엔 글렀다는 것이다. 어쨌든 그 덕에 글쓰기를 좋아할 수 있게 되었으니 차라리 잘 된 건가 싶기도 하다.


글을 쓸 땐 언제나 음악을 틀어놓는다. 감정을 중요시하기에 글쓰기에 몰입할 수 있게 해주는 선율이 있으면 한결 수월해진다. 무엇보다 감정을 끌어올리는데 하나의 매개체가 되는 것이 음악이니 나에겐 꼭 필요한 환경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가끔 그런 상상을 한다. 이제 마흔 초반을 살아가고 있는 내가 지금으로부터 40년이 흐른 뒤 80대를 살아가는 노인이 되어서도 계속 글을 쓰고 있는 모습을 말이다. 그땐 어떤 이야기를 쓰고 있을까? 허락된다면, 앞으로 살아가게 될 40년의 세월 동안 나는 무엇을 느끼고 어떤 것을 배우게 되며 무슨 말들을 하게 될까? 그저 바라는 건 그때도 멈추지 않고 계속 글을 쓰는 사람이고 싶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글쓰기는 탁월한 돈벌이 수단이 된다. 솔직히 부럽다. 글쓰기를 돈벌이로 연결시키는 그 능력이 너무나 부럽다. 반면 어떤 사람은 여전히 글쓰기 자체를 어려워한다. 누군가 자신의 글을 읽는 것을 어색해하거나 두려워한다. 또는 스스로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여기며 글쓰기를 시작하지 못한다. 이런 걸 보며 나는 어디쯤에 있나 생각해 본다. 이쪽도 저쪽도 아닌 또 다른 한 꼭지에 서 있는 것이 나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지 않을까 싶다. 그저 좋아서 하는 사람. 뭔 할 말이 많은지 계속 쓰는 사람. 그런 부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어쨌든 글쓰기는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득이라는 것에 이견이 없다. 그래서 난 지금도 인생의 전환점에 선 사람들을 만나면 어김없이 글쓰기를 시작하라고 말을 건넨다. 물론 대부분은 그저 웃고 말지만. 어쩌면 이런 게 전도자의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너무 좋으니 당신도 해보라고 선뜻 말할 수 있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삶. 살면서 이런 것 한 가지가 있다는 것은 행운이지 않을까.


오늘 밤도 나의 노트북에서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나는 쉴 새 없이 생각을 글자로 기록하는 중이다. 이 밤에도, 그리고 또 다른 밤에도 어김없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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