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으로 발견하는 삶의 가치

자기 발견은 결국 내가 걸어온 삶을 재평가하는 과정이다.

by 알레

'나를 알고 싶어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여전히 모호해요.'


자기 자신을 안다는 것은 매우 가치로운 일이다. 그리고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삶은 누구에게나 유한하기에 그 시간을 일찍부터 낭비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면 너무나 행복한 일일 테니까. 그러나 그게 도통 쉽지 않다. 요즘은 또 타로가 인기인 것 같던데 그만큼 자기 자신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기가 어려우니 무언가를 통해 답을 듣고 싶은 게 우리네 본능인 것 같기도 하다.


가끔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서 혼자 신기해하는 부분이 있다. 기록. 그 오랜 시간 나는 기록과 무관한 삶을 살아왔다. 업무 시간 외에는 다이어리를 사용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매년 새 다이어리를 장만하지만 이내 책장에 두고 점점 삶에서 멀어지곤 했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정 반대다. 지금 나는 참 다양한 곳에 기록을 남기고 있다.


먼저, 브런치. 브런치에 매일 글을 쓰는 것 또한 기록이다. '나'라는 하나의 우주를 탐구하고 기록하는 공간으로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그날그날의 생각을 가감 없이 적어 내려갈 수 있는 공간인만큼 가장 깊고,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오롯이 담겨있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공간은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에서는 세 개의 계정에 서로 다른 기록을 남기고 있다. 하나는 책을 보며 얻게 된 인사이트를 카드뉴스 형태로 풀어내는 계정이다. 또 다른 계정은 순수히 일기를 쓰기 위한 계정이 있다. 말 그대로 편안하게 기록하는 곳이다. 한 편으론 메모장 같기도 한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마지막 하나는 불렛저널 다이어리를 시작하면서 만든 계정이다. 불렛저널 다이어리는 백지 위에 프레임을 그리고 손으로 기록을 하는 100% 아날로그적인 기록 공간인데 많은 시간을 쏟지 못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공간에 머무르는 시간을 가장 좋아한다. 이 공간에 머무르는 시간 동안은 다른 것을 할 수가 없다. 오직 기록에만 집중하게 되는 만큼 그 자체가 힐링의 시간이다.


이 외에도 메모장에 단상을 기록하기도 하고, 책을 읽다 한쪽 귀퉁이에 떠오르는 말들을 기록하기도 한다. 이처럼 나에게 기록은 어느새 삶이 되어 있었다.


나는 늘 나를 알고 싶어 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길 바랐다. 그런데 기록하며 걸어온 시간을 돌아보니 나는 '생각 기록'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의 생각을 듣고 공감하고 그에 대한 나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글루틴을 운영하며 작가님들의 글을 읽고 댓글을 남기는 시간이 즐겁다.


기록이 쌓이니 누군가는 그 더미 속에서 나의 색깔을 느끼게 된다. 정작 나는 알아차리지 못했던 나의 색깔을 누군가가 이야기해 줄 때, 나는 눈치채지 못했던 새로운 나를 만난다. 그래서 나를 발견하는 데 있어 기록은 언제나 중요하다.


자기 발견은 결국 나의 살아온 지나날을 재평가하는 과정이다. 소소하게 적어오던 일기장, 읽지 않아도 책장에 가지런히 꽂혀있는 책들, 나의 소비 습관, 취향, 그리고 SNS나 공개된 플랫폼에 적어오던 기록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기록들을 남기고 살아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기록에는 나의 삶의 흐름이 담겨있고 그것은 다시 살아갈 방향을 가늠하게 만들어준다.


어쩌면 자신을 발견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나의 시선이 나에게 머무르고 있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글을 써야 한다. 글쓰기는 솔직한 나를 들춰내기 때문이다. 작년 12월부터 지금까지 계속 글루틴을 운영하며 매일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이 시간은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시간이다. 왜냐면, 나의 글은 '나'를 그려내는 스케치북과 같으니까.


만약 자신을 발견하기를 원한다면, 묵묵히 기록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권하고 싶다.

혼자가 어렵다면, 글루틴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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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틴 7기에 함께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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