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흔 살 자기 계발 보고서 ep.06
무엇을 놓치고 살았던 것일까, 문득 생각이 났다. 최근의 난 어쩌면 행복하려는 마음을 뒤로한 채 살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난 무엇보다 내가 하는 것들에서 행복을 느끼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그것이 일이 되었든, 운동이 되었든, 육아 또는 친구들과의 만남이 되었든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이다. 최근 들어 나의 말 들을 곱씹어 보니 어느새 행복의 언어가 아닌 부정과 짜증의 언어들로 가득 차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난 행복을 추구한다고 하면서 정작 나의 행동들은 그에 반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행복과 불행은 정말 한 끗 차이이다. 이것은 마치 ‘반이나 남은 물’과 ‘반 밖에 남자 않은 물’과 같다. 내가 나에게 일어나는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한 끗의 결과는 수시로 뒤바뀐다.
한때 행복 전도사라는 말이 많이 회자되었던 적이 있다. 따지고 보면 불행 전도사라는 말은 없는 듯하다. 왜일까? 그만큼 불행의 감정은 너무 쉽게 전염되기 때문이다. 굳이 애쓰지 않아도 조금만 방심하면 어느새 불행은 우리 마음을 파고든다. 아주 소소한 것에서 조차 불행의 감정을 느끼기란 참 쉽다.
그러나 행복은 어떤가? 굳이 애써야 하고 이왕이면 행복한 사람이나 그러한 환경에 오래 자주 노출될수록 더 좋다. 다시 말해 그만큼 에너지를 써야만 한다. 그래서 더 어렵고 쉽지 않게 여겨지기도 한다.
행복과 불행에 대한 철학적, 인문·사회학적 연구들이 이미 많지만 결국 선택의 문제이지 않을까? 내가 무엇을 선택하기로 마음먹느냐에 따라 난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다. 나의 행복을 찾기 위해 내가 쏟아붓는 모든 시간들은 결코 아깝지 않다. 그 과정이 숱한 방황의 시간처럼 보일지라도 나를 발견하는 시간만큼 값진 시간은 없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평생 따라다니는 질문처럼 보인다. 상대적으로 더 능력이 있어 보이는 누군가들도 똑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모습을 본다. 대체 언제쯤 발견할 수 있는 것일까.
그런데 최근 세 가지 힌트를 발견했다. 첫 번째로는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질문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을 바로 ‘나는 무엇에 행복을 느끼는 가’이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 좋아하는 무엇을 발견한다는 것은 결국 행복한 감정과 연결된다. 따라서 내가 지속적으로 행복감을 느끼는 어떤 것에 대해 탐구해나가다 보면 자연스레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는 것이 좋다. 다양한 경험이 쌓일수록 그것들을 토대로 나의 취향을 분별하기 쉽다. 어떤 것은 가볍게, 또 그중에 어떤 것은 한 발 더 들어가 깊게 경험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할 수 있다면 프로젝트를 진행하듯 해보면 좋다. 어떠한 결과에 도달하기 위해 집중하고 에너지를 사용하다 보면 조금은 더 분명해질 것이다.
마지막 힌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다양한 경험을 할 여건이 안 될 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과거의 경험들 중에 좋았던 경험을 최대한 디테일하게 분석해보는 방법이다. 사진이나 영상, 기록 등이 있다면 참고하면서 진행하면 더 도움이 된다. 그때 그 상황 속으로 다시 한번 시간 이동을 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의 감정들을 다시 떠올려보며 최대한 느껴보기 위해 집중해보자. 별것 아니라고 여겨졌던 것들조차 떠오르면 기록해두면 좋다. 사소한 것들이 모여 나라는 사람을 이루고 있음을 기억하자.
여전히 좋아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매일 아침 눈을 뜨고 다시 잠자리에 드는 시간까지 나 자신의 하루를 빼곡히 채우는 시간 속에서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소소한 것들은 무엇인지 나열해보기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