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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좋아하는 일 하려고요!

- 마흔 살 자기 계발 보고서 ep.07

by 알레

누군가 나에게, "그거 왜 하고 싶은 건데?"라고 묻는다면, 당신의 삶에 때로는 "그냥. 그냥 내가 좋아서 하는 거야"라고 답할 수 있는 일이 있는가?


살다 보면 마음속에서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솟아오를 때가 있었다. 실체도 분명하지 않지만 말 그대로 그 순간의 감정이다. 그것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했을 때 대부분은 '왜 하고 싶은 건데?', '목표가 뭔데?'라는 식의 반문을 받았다. 그럴 때 '그냥'이라고 답하면 돌아오는 것은 우려 섞인 훈계였다. 인생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말이다.




최근 팬이 되어버린 마케터가 있다. 굿수진 (https://brunch.co.kr/@goodsoozin). 그녀는 정말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녀의 팬이 되어버린 이유는 내가 고민하고, 마치 내가 틀렸다고 여겨왔던 생각들에 대해 '아니, 넌 전혀 틀리지 않았어!'라고 이야기해주는 것 같아서이다.


굿수진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점을 찍어가듯 인생을 살다 보니 나중에 그것이 선이 되어있어요. 중요한 것은 내 인생에서 어떤 점을 찍을 것이냐는 것이죠.”

“그래서 어떤 경험을 해서 어떤 나를 만들 거야?”

“저는 그게 ‘그냥’에 답이 있는 것 같아요. 이유를 설명할 수 없어요 그때는. 왜냐하면 내 ‘마음’은 이유를 알고 있는데 ‘나’는 몰라요. 마음에서는 ‘나 이거 좋아할 것 같은데’라고 신호를 보내는 거예요. 그런데 누군가가 ‘그거 왜 할 거야?’라고 물어본다면 ‘이유가 없는데, 그냥’, 그냥이 되는 거예요”

“그냥 이기에 이유를 찾으려 하지 말고, 완벽해지려 하지 말고 그냥 해보는 거예요”

“이러한 마음을 무시하고 넘기지 않는 사람들이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더라고요”
사진 출처: 당장 행복해지는 법 (하고 싶은 게 없다면) https://www.youtube.com/watch?v=TpEs80GWcTY




누군가에게 '그냥'은 참으로 로맨틱한 표현이고 설명할 수 없이 이끌리는 나의 행동에 의미를 담아내는 표현인 반면 또 다른 누군가에게 '그냥'은 정말 생각이 없고 무계획적인 핑계의 표현에 불과하다.


난 굿수진의 '그냥'에 동의한다. 솔직히 그렇게 살아오지 못했지만 그래서 더 갈망하게 된다. 최근 나에게도 몇 가지의 '그냥 리스트'가 있다. 그 첫 번째는 머리를 길러보는 것이다. 사람들이 간혹 물어본다. 왜 머리를 기르냐고. 그냥 기른다. 길러보고 싶어서 기르고 있다. 지금은 단발머리보다 조금 더 긴 머리가 난 불편하지 않다. 오히려 나를 다른 색깔로 칠해주는 기분이 들어 좋기만 하다.


또 다른 것은 SNS에서 마음에 드는 누군가와 친해지기이다. 어떤 사람의 콘텐츠를 감명 깊게 본 적이 있다. 그래서 그 감정을 장문의 댓글로 남겼고 그다음 그리고 또 그다음에도 계속 진심 어린 댓글을 남겼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그분도 나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금은 서로 SNS상에서 일상을 공유하는 친구가 되었다.


한 가지 더 이야기해보자면 글을 쓰는 것도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사실 글쓰기는 여러 가지 이유가 혼재되어 있긴 하다. 분명한 목적도 있다. 그러나 나의 모든 글이 특별한 기획과 방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말 머릿속에 마구 떠오르는 어떤 생각을 그냥 주저리주저리 글로 표현할 때도 많다.


결국 나는 내 마음의 소리에 집중하였고 마음에서 원하는 것을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실행하는 삶을 살아가기로 선택한 것이다. 마음이 이끌리는 것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이 여전히 어색할 때가 많다. 80년대 생인 나는 적어도 그런 교육을 받아온 세대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너무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는 지나치게 목표나 목적에 대한 강박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내가 목표나 목적의식을 갖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 또한 아니다.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나는 이러한 생각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우리에게는 진심으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할 줄 아는 태도가 필요하다. 자기 계발은 결국 나 자신을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는 행위이다. 즉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과 존중이 없이는 절대 불가능하다. 점들이 모여 선을 이루는 것처럼 내가 자신에게 솔직하고, 그 감정이 이끄는 것을 따라 점을 찍듯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연결되어 선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여전히 자기 의심이 가득하다면 과감하게 던져 버리자.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결국 나의 선택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즉, 충분히 나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그리고 일상에서 작은 것이라도 내 마음에 끌리는 것들을 그냥 한 번 해보고 매일 기록해보기로 하자. 나의 솔직한 선택들이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나의 삶을 이끌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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