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주는 안전지대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일상과 거리를 두어야만 했던 우리들의 삶은 온라인 세계를 통해 연결되어 가기 시작했다. 커뮤니티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닌데도 코로나 시대를 지나며 더 많이 주목받은 것은 서로의 물리적 관계가 강제종료되는 상황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며 완전한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여전히 커뮤니티의 영향력은 지대하다고 보인다. 무엇보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업가나 크리에이터들에게 커뮤니티는 가장 기초적인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퇴사 후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성장해 왔다. 자기 계발 커뮤니티를 시작으로 지식창업과 관련된 모임, 퍼스널 브랜딩과 관련된 모임, 인스타그램과 관련된 모임 등 다양한 모임에 참여 중이나 실질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커뮤니티는 세 군데가 전부다. 하나는 작가님들과의 커뮤니티, 또 하나는 기록친구들과의 커뮤니티,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나다움을 찾아가는 커뮤니티다.
다양한 커뮤니티에 몸담고 있지만 사실상 활동하는 곳은 세 군데가 전부인 이유는 명확하다. 시작은 모두 호기심과 필요에 의해서였다. 그러나 추리고 추려서 집중하는 모임이 소수로 정리된 이유는 나머지는 그 이상의 효용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활동 중인 세 군데의 모임은 더 이상 호기심이나 필요에 의한 모임이 아닌 친밀감에 의한 모임으로 발전한 상태다.
모임에 대한 의미 부여가 달라지고 나니 모임을 통해 받는 에너지도 남다르다. 무엇보다 안전지대라는 느낌이 가장 큰 힘이 된다. 분명 서로 다른 개인들이 만났고 각자가 바라는 것들이 있지만 그 이해관계를 넘어 서로의 삶과 성장을 응원한다. 따지고 보면 같은 플랫폼에서 유사한 방향을 가지고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기에 어떤 의미에선 서로가 경쟁자일수도 있다. 심지어 분야마저 겹지면 더욱 그렇게 여기는 게 오히려 마땅하다. 그러나 경쟁하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가 아는 것을 아낌없이 공유한다. 하나라도 더 나누기 위해 애쓴다.
나는 이 부분에서 강력한 커뮤니이티의 힘을 경험하고 있다. 최근 SNS에 숏폼 영상을 제작하여 업로드를 하고 있다. 이전 같음 그다지 주목받지 못할 영상들인데 최근 많은 사람들에게 응원과 격려, 지지의 메시지를 받고 있다. 심지어 잘한다는 칭찬까지 듣는다. 솔직히 이제 겨우 몇 개 만들어봤는데 잘한다는 것은 아직 스스로 완전하게 납득이 되지는 않지만 사람 마음이 그렇다. 칭찬을 자꾸 들으니 오히려 더 잘하고 싶어 진다.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운영자의 성향에 따라 그 모임의 색깔도 확연해지는 만큼 운영진의 방향 설정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있든 내가 지향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그 안에서 선순환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구조여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사업가들의 커뮤니티는 계속 신규 론칭하는 케이스가 발생하면서 후발주자들에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 퍼스널 브랜딩을 목적으로 하는 커뮤니티라면 어떤 방향으로든 참여하는 사람들이 그 목적에 부합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글쓰기 모임은 계속 써 내려가도록 독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연한 소리지만 목적에 부합하여 운영하되 사각지대로 몰리는 사람이 없도록 최대한 시선을 고루 돌리는 게 운영진의 역할일 것이고 그것이 잘 기능해야 결과적으로 커뮤니티는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커뮤니티는 참여하는 이들에게 안전지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요즘시대에는 더욱 그래야 한다. 개개인의 다양성이 인정받는 세상에서 같은 결을 가진 사람들 간의 모임은 단순한 모임 이상의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 커뮤니티가 지나치게 확장되는 것을 지양한다. 어느 순간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이 생기거나 결국 소외되는 사람들의 수가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온라인에서만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만남을 가졌다. 직접 만나는 것은 처음인 만큼 불편할 수 있는 자리였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던 이유는 이미 내적 친밀감이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게 커뮤니티의 순기능이다. 서로 믿지 못할 시대에 믿고 만날 수 있는 안전함을 제공해 주는 것.
당신은 지금 어떤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고 있는가?
당신의 커뮤니티는 당신에게 안전지대라는 마음을 갖게 하고 있는가?
또는 당신은 커뮤니티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고 있는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지금 그 커뮤니티는 굳이 머무를 필요가 없다.
만약 지금 의미 없이 카톡창에 숫자만 지우고 있는 모임이 있다면 차라리 그 모임에서 떠나는 게 오히려 나를 위한 선택일 것이다.
우리의 시간은 소중하니까.